선거판은 짜여졌다
보스톤코리아  2012-09-24, 11:53:17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지난 16일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데 이어 19일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3자 대결구도가 확립되는 가운데 대선 90일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세 주자의 행보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자 대결구도
안 원장은 19일 오후 3시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면서 "제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그 결과를 존중하고 같이 축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 원장은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안철수연구소 지분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중인 안철수연구소 지분 37.2% 가운데 절반인 18.6%를 '안철수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일찌감치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 측은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예고됐던 일 아니냐”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박 후보는 오전에 정치쇄신특위 회의에 참석한 뒤 경남 사천의 태풍 피해지역을 찾아 민생 행보에 주력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 후보와 문 후보 출마선언 때 축하 메시지를 내놓은 것과 달라 안 원장에 대해선 아무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박정하 대변인은 “앞선 두 후보는 국회 교섭단체의 대통령 후보들이지만 안 원장은 정당 소속도 아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앞서 16일에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는 안 원정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안 원장의 출마가 국민이 염원하는 정당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이뤄가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진선미 대변인이 전했다.

문 후보는 "기존의 정치가 보였던 모습과는 다른 좋은 경쟁,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며 "다만, 안 원장이 말한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막고 정권교체를 해냄으로써만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모바일투표와 현장투표, 투표소투표 득표수를 합산한 결과, 34만7천183표(56.5%)를 얻어, 13만6천205표(22.2%)를 얻은 손학규 후보를 20만표 이상의 압도적인 표 차이로 따돌리며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김두관 후보 8만7천842표(14.3%), 정세균 후보는 4만3천27표(7.0%)를 얻는데 그쳤다.

3자 회동 제안
‘정치 쇄신’과 ‘통합’을 대선 출마의 화두로 내건 안 원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선의의 정책 경쟁을 선언하는 자리를 갖자”고 제안했다. “만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안 원정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상일 대변인은 “정치 쇄신 인식은 박 후보와 같은 만큼 선의의 정책 경쟁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친박계 핵심 인사는 “진짜 만날 생각이 있다면 그런 식으로 공개 제안을 했겠느냐”고 논평했다.

같은 제안에 대해 문 후보는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된 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최경환 비서실장이 축하 난을 갖고 오셨을 때도 한번 만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함께 만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오늘 출마 선언하면서 바로 만나자고 하니까 조금 갑작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다"며 "그 구상이라든지 취지를 좀 더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문 후보, 안 원장, 박 후보의 3자 회동 제안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연 이루어질까 싶다. 안 원장이 이런 말을 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안 후보의 대선 출마 소식이 보도되면서 국내외 주요 언론들은 야권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야권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잘라 말했다. 단일화 논의를 위해선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하고 국민이 그 결과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면서, 이것이 '단일화의 원칙'이라고도 했다.

단일화 방식과 시기, 민주통합당 입당 여부, 독자노선 등에 대한 질문이 다섯 차례 나왔지만 안 후보는 “양당(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제대로 된 개혁을 통해 민의를 받드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는 원칙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 후보 측의 노영민 대선기획위원은 "시간을 두고 (단일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여론조사의 대선후보 다자 대결에서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양측의 단일화 협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제 막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한 마당에 당장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결국 정권 교체를 위해서 야권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다는 데 안 원장도 뜻을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단일화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을 경우 안 후보가 끝까지 독자 노선을 고수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남성 대결구도로 치러지는 데다 정당정치와 안철수식의 시민정치가 맞붙는 양상을 띠고 있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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