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활 그리고 생(生)'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보스톤코리아  2017-05-02, 13:24:44 
완연한 봄이 왔다. 봄 내음이 전해주는 향기가 온 세상에 퍼져가며, 생의 희망과 열기를 천천히 불어일으켜 주고있다. 겨우 내 죽었던 잎새들이 새 생명을 맞이하며 여기저기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봄은 겨울이라는 죽음을 통해, 새롭게 탄생된다. 윤동주의 ‘서시’를 살펴본다.  서시(序詩) :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죽는 날까지 한점 부끄럼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윤동주 시인은 말해준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 마저도 마음이 괴로워지던 그였지만, 그는 마지막 잎새를 기꺼이 내 던지며 자신을 죽게하는 그 모든이까지도 사랑하려했다. 그 누가 비아냥거려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삶, 그것이 진정 별처럼 빛나는 사람, 죽어도 살아있는 삶이라고 이야기 해 준다. 그의 겸손한 마음은 그가 남긴 주옥같은 글로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이순신의 ‘필사즉생 필생즉사’ (살려하면 죽을것이요. 죽으려하면 살것이다) 처럼,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성이 있다. 큰 실수를 하고 자신의 이고를 지키려 ‘자기방어(Ego Defence)’를 하면 마음이 풀어지기보다 더 꼬여진다. 더 안타까운 일은 비툴어진 마음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할 수가 없다. 봄의 향기를 지닌 희망이 깃든 삶이라기보다 한겨울의 얼어붙은 대지속에서 꽁꽁 칩거하는 죽음같은 삶이 반복되는 것이다.  반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있는 실수를 한 지언정 겸손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자신의 이고를 버리려하면 부끄러운 마음이 없어지면서 새로운 생(生)’ 이 시작된다. 진정한 참회의 겸손은 동전을 뒤집어보는 지혜를 주면서 살아가는 다른 의미를 부여해 주기때문이다.

애어랜 허넨더스( Aaron Hernandez )는 40 Million을  받는다는 조건의 컨트랙을 받으며 미래가 창창했던 패트리어츠의 풋볼선수였다. 그가 두 명을 죽인 살인죄로 세상을 경악하게 하더니 종신형을 받고 수감되어있다가 목메달아 자살했다는 뉴스로 지난 주,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했다. 코네티컷 주의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그는 갱을 가까이 하며 자라났다고 한다.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로  산전수전을 겪었고, 범법행위도 불사하며 살아가는 방법의 노하우를  갱 생활 속에서 찾았다고 한다.  풋볼경기에 천부적인 소질이 드러났고, 풋볼선수로 두각을 드러내었다. 플로리다대학의 파격적인 대우와 전학년 장학금을 받으며 풋볼선수로 활약하던 중, 패트리어츠 감독에게 발탁되어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릴적 자리잡은 스트리트 스마트의 삶의 매력을 버리지 못하고, 갱 생활에서 배운 법법행위를 일삼는 이중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을 죽이는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다. 찬란했던 풋볼스타의 생의 형태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평생을 감방에서 보내는 치욕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에어런 허넨더스는 자신의 죽음으로 자신이 진 죄를 은닉시켰다.

그는 자신의 종신형에대해 항소를 하였고 그가 죽기 5일 전, 배심원들이 무죄판결을 내렸다는것이다. 물론 종신형을 아직 삭감되지 않은 상태였다. 법의 “Abatement Ab Initio,” 는 항소 중  죄수가 죽으면  모든 죄가 사해진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자살로 Innocent Man이 되었다.또한 그가 자살한날은  공교롭게도, 자신과 같이 동고동락했던 페이트리츠 NFL팀 동료들이  슈퍼볼 5관왕의 영광을 백악관에서 감축받는 날이였다.  왜, 하필 그는 그 시간에 시퍼런 시신이 되어 동료들을 더 미안하게 만들었을까?

죽음까지 몰고 갈 만큼 치욕적이고 절망적인 삶일지언 정 자살행위는 가장 이기적이고 치사한 복수의 방법이다. 자살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죄의식’이라는 족쇄를 평생 지고 살아가게 하기때문이다. 자살의 소식앞에서 마음이 아려지지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상관이 없는 ‘노무현, 최진실, 로빈 윌리암스’ 등 유명인들의 죽음을 가슴아파한다.  하물며, 잘 모르는 사람의 자살도 마음이 이렇게 슬퍼지는데 그들의 가족의 마음은 어떠할까? 

린다의 아버지는 잘 나가는 정신과의사였다. 그런 아버지가 목을 메어 자살했다는 사실은 그녀의 생에 어두운 그림자로 평생 따라다니고 있다. 그녀가 아버지처럼 ‘자살충동’을 느껴지자 테라피를 요청해왔다. 헨리는 자신의 집마당에서 자신이 보는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한 아들의 기억으로 ‘참척’의 고통을 지니며 살아간다.  그와 그의 아내는 구원의 가망이 없는 이 끔찍한 형벌때문에 심한 우울증으로 생을 이어간다. 그렇게 아들을 잃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자신이 정말 혐오스럽다고 한다.  린다의 아버지는 자살로 세상을 두고 복수했고 헨리의 아들은 부모를 두고 철쩌히 복수했다. 그 결과 그들의 가족들은 들은 억누르는 죄의식으로 얼음처럼 꽁꽁 얼어버린 마음을 부둥켜 안고 산다. 가끔씩 이 절망적이고 치욕적인 삶을 청산하고 싶은 충동이 온다고 호소한다. 

자식 잃고 참척의 고통속에서 종교의 힘으로 생을 일으키신 작가가 있다. 그분은 '고 박완서'작가 이시다. 그녀는 병 한번 치른 적이 없고 청동기처럼 단단한 다리와 매달리고 싶은 든든한 어깨와 짙은 눈썹과 우뚝한 코와 익살부리는 입을 가진 준수한 청년이였던 의사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그녀는 신에게 질문한다. "주님, 당신은 과연 계신지, 계시다면 내 아들은 왜 죽어야 했는지, 내가 이렇게까지 고통 받아야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말씀만 해보라고 애걸하리라. 내 아들의 죽음의 의미는 뭘까? 죽음 후에도 만남이 있을까? 나는 내 아들이 이 세상에 없다는 무서운 사실을 견디기 위해서 왜 그런 벌을 받아야 하는지 영문을 알아야만 했다. 아들을 잃은 것과 동시에 내 교만도 무너졌다. 재기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하게. 그러나 교만이 꺾인 자리는 겸손이 아니라 황폐였다. 그 애의 죽음은 과연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 신이 있기나 있는 것일까? 인간의 기도나 선행과는 상관없이 인간으로 하여금 한치 앞도 못 내다보게 눈을 가려놓고 그 운명을 마음대로 희롱하는 신이라면 있으나마나가 아닐까? "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교만하게 살아왔는가 하는 깨달음과 함께 진정한 십자가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일어섰다. 에어런 허넨더스가  어떠한 형태이든 진정한 참회를 하면서 겸손하게 자신의 생과죽음의 동전을 뒤집어 보았다면 그는 분명코 자살이 아닌 자신이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죄의식’의 무거운 족쇄를 지니고 살아가지 않게 해 주었을 것이다. 그의 생이 맑고 향기로운 봄 내음을 지니며 그의 부끄러운 오점이 지워져 갔을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절대 주어서는 형벌을 주고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yeungmia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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