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바람직한 관계는?
보스톤코리아  2007-08-26, 20:29:51 
미국과 중국을 경쟁관계로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급부상하는 중국의 정치,경제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산 물품에 대한 미국정부와 소비자의 불신이 팽배해 있고, 이에 대한 중국정부와 기업체들의 신경질적 반응도 만만치 않다. 또한 지난주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인들이 직장생활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로 중국을 꼽았다는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은 미국의 잠재적 경쟁국가인가? 아니면 중국은 이미 미국의 정치와 경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해 있는가? 최근 미국의 정계와 학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단순경쟁관계로 보는 도식에서 벗어나, 두 나라간의 관계를 보다 긍정적으로 볼 것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역사학자 니앨 퍼거슨(Niall Ferguson) 교수는 미국이 중국경제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며,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쓸데없이 힘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퍼거슨 교수는 미국사회의 노령화로 "미국경제발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즉 2005년에 80세 이상의 미국인구가 약 1000만 명 정도인데 반해, 2030년에는 80세 이상이 1800만 명 (미국인구의 5%)으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2030년이 되면 미국정부는 노인복지를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사용해야 하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세금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회내적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미국은 급성장하는 중국경제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 퍼거슨 교수의 주장이다.
그렇지만 퍼거슨 교수는 중국경제가 미국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는 않는다. 중국정치계와 경제계의 부패, 인권문제에 대한 무관심, 아시아 전반에 닥쳐올 수 있는 경제공황 등이 중국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퍼거슨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중요국가로 남기 위해서는 미국이 현재의 모습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사회전반의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디케어와 사회보장 제도의 확충, 조세 및 의료보험 개혁 등은 미국이 향후 5-6년 이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이다.
게다가 퍼거슨 교수는 미국경제의 관심을 부동산에서 기술혁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왜냐하면 21세기 세계시장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고도로 집약된 과학기술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은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반감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은 기술개발을 통해 석유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의 엄청난 석유소비량은 미국경제의 장기적 불황을 초래할 수도 있고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도 계속 만들어낼 것이다.
미 국방부의 고문이었던 토마스 바넷(Thomas Barnett)은 퍼거슨과는 다른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전망했다. 바넷은 "중국은 미국의 세계화 정책을 확장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동맹"이라는 주장을 8월 6일자 U.S. NEWS를 통해 밝혔다.
바넷은 지난 20년간 세계자본주의 시장은 전세계의 5/6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시장경제 주도의 세계화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이러한 글로벌한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계속 잡기 위해서는 동맹이 필요한데, 그 동맹이 바로 중국이라는 것이 바넷의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식 세계자본주의 시장의 확대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적 경제적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들 지역에 자본주의 모델을 장기적으로 이식시키는 것이 세계시장확대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지만, 이러한 지역에서의 반자본주의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넷은 마치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이 아시아에 자본주의 체제를 들여왔던 것처럼, 이제는 중국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자본주의를 소개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별 수고 없이 새로운 시장을 얻는 셈이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막 성장하는 수출경제를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통로를 얻게 된다. 바넷은 이것이 "중국의 세계안보체제에서 무임승차를 종결"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바넷은 중국과 미국의 장기적 동맹관계를 위한 "안목있는 리더쉽"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퍼거슨과 바넷의 주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이들 모두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장기적으로 볼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역사학자로서 퍼거슨은 바넷이 질문하지 않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공해준다면, 국방부의 참모로 일했던 바넷은 보다 구체적인 미중동맹관계의 청사진을 그려준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이제 막 출발단계에 불과하기에, 앞으로 두 국가간의 관계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건설적이며, 포괄적인 전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김진혁  kjh@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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