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엔 메뉴얼이 약이다
보스톤코리아  2013-05-27, 12:10:53 
우리는 그냥 대충 예쁘게 찍으면 되는 줄 알고 한동안 사진을 찍어왔다. 노이즈 감소에 샤프하고, 생생한 색상의 결과물에 더 이상 할게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너무나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 순간이 곧 슬럼프고, 쉽게 사진에 식상해 지거나, 그저 자신의 사진을 자랑만 하는 팔불출이 되곤 한다. 다시금 사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이번 컬럼에서는 사진활동을 하다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자신이 찍은 예쁜 사진마저 실증이 난다. 괜히 추상적이지만, 기본적이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는 좋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좋은 사진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떻게 찍어야 좋은 사진이 되는가? 좋은 사진 나쁜 사진 구분한다는 것엔 어려움이 있다. 심미적인 관점에서 개인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또 성향에 따라 미적 구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전문가가 찍은 사진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 할 때가 많다. 작가의 설명과 평론들을 읽어봐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자신의 능력이 아직 안되든지, 아님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미적 이해의 벽이 있는 것일 것이다. 

자신의 사진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 이것은 후에 자기 사진의 철학이 될 것이며, 비로소 나름의 시야가 열리고, 다른 이의 사진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이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왜 사진을 찍는가? ‘그냥~’ 이것도 답이 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그냥 그런 사진만 찍게 될 것이다. 사진은 자신이 본 세상을 나름의 시야로 담아 이를 공유하며 공감하는 것이다.

너무 추상적인 것에 대한 고민만 하다 보면, 정작 사진의 기본기에 소홀하게 된다. ‘이것쯤이야’ 하는 무식한 여유 보다는 처절한 기본 훈련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반드시  사진의 기본 기술은 확실하게 훈련해야 한다.  사진의 기본 기술이랄 것이 뭐가 있을까? 일단 사진기를 쥐는 법, 흔들리지 않게 자리를 잡는 법부터 반복 연습해야 한다. 때로는 바닥에 엎드리기도 해야 하고, 삼각대를 놓고 찍을 수도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셔터 누르는 법도 훈련해야 한다. 그냥 누르면 되지? 그렇게 눌러 찍은 사진은 죄다 흔들려 있어서 후회를 하곤 한다.  

더 나쁜 것은 왜 이렇게 흔들렸는지 이유도 생각해 보지 않고 장비 탓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카메라에는 반셔터 기능이 있다. 이걸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꾹 누르지 않고, 반셔터 상태에서 눌렀는지도 모르게 찰칵 찍힐 때까지 셔터를 눌러야 한다. 그렇다 아주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러나 매우 중요하다. 생각보다 흔들린 사진이 많이 나온다면, 꼭 설정만 확인할 것이 아니고, 자신의 촬영방법이나 자세를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 1/60초에 흔들림 없이 찍으면 일반 수준, 30/1초에 흔들림이 없으면 고수, 1/15초에 흔들림이 없으면 거의 신적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흔들림 보정이 되는 사진기는 1/15초에 일반인들도 대충 찍힌다.

구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사진을 찍을 때 황금비율과 일반 그림에서 말하는 예술적 구도를 익히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사물을 가운데 둘 것인지, 곁으로 비낄 것인지 그런 미적 감각을 익혀야 한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구도와 대각선 구도, 비대칭 구도 정도의 이해를 갖고, 단렌즈 (50밀리)로 화각과 구도를 잡는 연습을 하면 좋다. 왜 단렌즈냐? 줌렌즈는 사진을 편하게 찍게 하는 잘못된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사진은 발로 찍는 것이다. 구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발을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한 자리서 줌으로 잡는 것보다 훨씬 멋진 구도와 포인터를 잡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슬럼프에 왔다 싶으면 매뉴얼을 숙지하자. 카메라의 광학적 성능과 기계적 성능에 대해 능통해야 한다. 초점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감도, 채도와 밝기, 대비 차이를 어느 정도로 둘 것인지. 화이트밸런스를 어떤 방식으로 맞출 것인지, 사진의 사이즈는 어떤 방식, 어느 정도의 크기로 설정할 것인지, 수동,자동, 반자동 중 어느 기능으로 찍을 것인지 정도는 항상 체크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데 익숙해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황에 따라 빨리 설정을 바꾸며 찍을 수 있다. 매뉴얼을 최소한 10번은 읽어보자. 매뉴얼을 많이 읽을수록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명심하자. 슬럼프가  오면  초심으로 돌아가자. 슬럼프엔 메뉴얼이 약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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