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랑, 그 낭만에 대하여...(3)'' - 마음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XX -
보스톤코리아  2016-11-14, 11:54:20 
세상이 난리다. 미국은 예상하지 않았던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승리로 충격에 빠져있고, 한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에 대한 배반감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같은 점이 있다면 한국인이나 미국인이나 부정부패가 오히려 '힘'이되는 세상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 평생 단련되어진 정치적인 언어가 언어 폭력수준의 거친 언사를 퍼붓는 비천한 언어를 이기지 못하게 됨을 발견하게 했다. 숨어있던 백인들의 불만을 해소시켜주며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에 개입하지 말고 우리 이익을 찾자는 트럼프의 막말이 노련한 힐러리 말보다 오히려 솔직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사실 좌충우돌한 트럼프도 여성비하의 막말을 하는 순간에 조차 '나는 언제나 옳고' 그러기에 너는 '언제나 틀려야 한다'라는 능수능란한 말 장난과 못된 행동을 했다. 그래서인지 힐러리의 패배에 격해진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곳곳에서 반(反) 트럼프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은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서라면 양심, 죄책감 수치감도 못 느끼는 소시오 패스들의 최후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연출되고 있다. 너무나 창피하게도, 오이디푸스 고착에 머물러, 유아적인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는 한국의 '어른 아이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용서해달라 떼를 쓰고 있다. 누구보다 숭고한 척, 고결한 척, 덕이 있는 척하던 대통령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그녀와 최태민 가족과의 40년의 비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1500년대의 조선사에 베갯머리 송사로 권력을 집어들었던 정난정과 최순실은 도장으로 판화를 찍듯 닮음꼴이 있다. 정난정은 '서녀'의 신분으로 태어나  어릴 때 집을 나와 기생이 되었고, 문정왕후의 동생 윤원형의 애첩이 되었다. 첩의 신분으로 정실 부인 김 씨를 몰아내고 자신이 직접 정실이 되어 정경부인의 지위까지 오르는 부귀영화를 누렸다. 한때 기생이였던 정난정이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문정왕후의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정왕후는 윤원형의 친 누이였고, 명종이 12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하자 모후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실상 왕의 권한을 갖고 있었다. 문정왕후 뒤에는 정난정이 있었고, 정난정의 입김으로 세상이 돌아갔다. 박 대통령뒤에는 최순실이 있었고, 최순실이 한국을 좌자우지 했다. 이 닮은꼴은 21세기의 한국의 정치가 500년 전 조선시대의 정치 판과 다를 바가 없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끝나던 시기에 태어나, 군인이였던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서 11살부터 청와대에서 성장하였다. 모친 사후 22살 프랑스 유학을 접고 귀국하여 사실상 영부인 직무를 대행하다 27살 때 아버지마저 서거하면서 청와대를 떠났다. 모친을 잃고 상심해하고 있는 그녀에게 60살이 넘은 사기꾼 최태민은 편지 한장으로 22살의 영부인 대리인 대통령 딸의 마음을 홀릴 수 있었다. 6번의 결혼과 몇번 씩 이름을 바꾸어가며 사기를 치던 그와 박근혜가 한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가지의 요인이 있다고 본다. 자신의 야망이 그 어느것보다도 중요하던 아버지는 군사 혁명을 일으켰고 대통령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하늘같이 우상화되던 아버지지만 큰 딸인 자신에게  특별한 사랑을 주었으면 하는 열망은 박근혜에게는 항상, 목마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독재자의 권력욕을 자신이 열망하는 배고픈 사랑으로 대처하며 '권력을 잡으면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고 본다. 즉, 그녀의 사랑의 정의는 권력이 된 것이다. 

지난 번 칼럼을 통해,  생후 초기에 가졌던 어머님과의 완전한 합일의 나르시시스틱한  유대감과 아버지의 등장으로 느꼈던 오이디푸스 갈등의 감정은 커서 다른 이성을 만나 사랑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부모님이 어릴적 부터 유교의 '효'와 '정절'을 주입시키며 예의와 예절을 통한 '효' 혹은 무섭게 부모의 룰을 따라야 함을 강요한다면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 감정을 통제받게된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는 부모가 요구하는 어른스러운 아이로 변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를 어른스럽다 칭찬하며 계속 더욱 감정을 누르게 유도한다면  불행하게도 어른이 된 후 이성과의 사랑에 빠지기가 힘들게 된다. 로맨틱한 감정이 생기면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은 죄의식이 들기 때문이다. 이성과 사랑에 빠지고 싶은 사랑 받고 싶은 본능적인 연애 감정을 계속 누르는 현상은 오이디푸스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한 단면이다. 그러다 보면 그 흔한  연애 한번을 해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와의 오이디푸스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22살의 상태에서 환갑이 넘은 최태민을 만나 첫사랑에 빠진 것 같다. 이미 수 많은 여자의 순정을 짓밟으며 자신의 사디스트적인 나르시시즘에 도취되어있던 최태민은 그녀의 사랑의 배고픔을  정확히 파악했던것 같다. 그러했기에  박근혜를 자신과의 은밀한 관계로 유도했다고 본다. 최태민은 박근혜에게 항상 배고팠던 아버지의 사랑을 주었고, 첫 연인의 첫사랑의 황홀감을 갖게했고, 그녀의 꿈틀거리는 권력욕을 부추기고 이용했다. 아직도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당시 유부남이였고 사이비종교 교주였다가 다시 자칭 목사로 변신한 최태민과의 불륜의 사랑을 자신의 유일한 진짜 사랑이라며 가슴에 두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그 결과, 그녀는 진짜 피붙이 형제들보다 최태민의 자식들을 더 믿고 아꼈던 것은 아닐까?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던 첫사랑의 크리스틴의 사례를 지난 번 칼럼을 통해 이야기 했다.  자신과의 성생활에 불만이 있던 남편에게 항상 미안한 감정이 있었지만 남편과의 성생활은 성욕구가 생기지 않아 자꾸 피하게 되었다. 크리스틴은 자신의 성욕구가 새도 마조히스틱했던 첫사랑의 관계와 연결이 있음을 발견하고 많이 놀랐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세 살 때 일하는 중 낙마를 하여 다리를 크게 다치어  불구자가 되었다. 이 사고로 아버지는 일을 더 이상 못하게 되었고 집에 있으면서 자신을 돌보았다. 처음 테라피를 시작할때는 자신이 아버지와 너무나 좋은 관계를 가졌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능한 아버지를 돌보는 일이 너무나 지겹고 화가 나는 일이 였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틴은 아버지의 나약한 남성상을 혐오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픈 아버지를 싫어했던 자신에게 죄의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의 오이디푸스 갈등을  자신의 상상속의 이상화 대상(Imaginary Object), '터프한  남친'들로 대처했다. 그러다가 학교에서 문제아로 유명한 팀과의 첫사랑에 빠져들었다. 팀은 갱의 리더였고, 툭하면 싸움에 결부되어 소년원을 들락날락 해야만 했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자신이 상상화한 터프한 남자를 대체해주는 팀을 만나면, 유아적인 나르시시틱한 사랑에 빠져들어갔다. 첫 남친의 사디스틱한 취급이 자신의 황홀한 로맨틱한 감정과 연결되면서 터프한 남자, 못되고 어려운 남자 일수록 더 멋있어 보였고 그럴수록 첫 남친의 새디스틱한 취급을 신비한 낭만적인 사랑으로 간직하게 했던 것이다. 그 결과 현실속의 결혼 생활을 못 견뎌했고 꿈속의 뒤틀어진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살게했다.

낭만적인 사랑은 성애(性愛)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한 때 폭발할 것 같은 성애를 통해 사랑에 빠져보았던 그 강렬한 감정이 진짜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성애 만으로 이루워지지 않는다. 강렬한 성애의 낭만적인 사랑은 남녀의 사랑의 관계에 첫 발걸음에 불과하다. 이 첫 걸음을 띠고 난 후 상대방에 대한 책임, 관심, 존경 그리고 상대방의 약점을 피하지 않고 보듬어 주는 관계가 진짜 사랑으로 가는 관문이다. 부모가 서로 이러한 사랑을 보이면 아이들은 오이디푸스 갈등을 잘 해결하고, 남을 잘 사랑하는 능력을 갖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쓸쓸한 사랑, 낭만의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는 착각 속에 살아가지 않을것이다. 그러면 더이상 오이디푸스 고착에 머물러 유아적인 나르시시즘에 빠져 눈물을 흘리며 용서해달라 떼를 쓰는 '어른 아이 대통령'은 만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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