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비판론 고개…"현명하지 않은 선택"
WP 원칙 있었지만 시기 부적절·CNN 후폭풍 감내할 가치 있나 의문
NYT 아태 동맹 약화 우려…긴장 고조 시 한국 등 '눈치보기' 불가피할 수도
보스톤코리아  2022-08-03, 15:28:45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미국 주요언론에서는 3일(현지시간) 비판론이 잇따라 제기됐다.

중국에 맞선 단호한 정치 지도자로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본인이 누린 개인적 성과와는 별도로 미국 입장에선 중국과 긴장만 고조시켰을 뿐 아니라 대만 사태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 군사적 압박만 가중시켰다는 것이 주요한 지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까지 시선을 분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의도와는 무관하게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해당 지역 동맹의 대오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칼럼에서 "성공적인 외교 정책은 높은 원칙과 현명하고 시의 적절한 실행이 맞물려야 한다"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원칙은 보여줬지만 후자는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따른 단기적 손실을 줄이는 한편 중국이 대만에 가할 장기적 위협 증대에 직면해야 한다"며 "펠로시 의장이 제기한 '독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의 대만 방문은 현명하지 못했다"고 직격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 가능성이 짙고, 이에 따라 하원 의장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 개인은 정치 역사의 한 장을 쓰는 상징적 효과를 누렸지만 외교·안보 관점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불장난'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대만 문제에 강력하게 반응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에는 중국 정부가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심야에 초치해 항의하고, 중국군은 대만 포위 무력시위에 나선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만류가 오히려 펠로시 의장 운신의 여지를 좁혔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0일 펠로시의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과 관련해 "군은 지금 당장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긴다"며 우회적 우려를 표한 바 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차라리 개인적으로 우려를 전했다면 펠로시 의장이 정치적 자존심을 내세워 대만 방문을 밀어붙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비판은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식량 위기 대처가 당면 과제인 상황에서 대만 위기가 고조될 경우 여기에 역량을 분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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