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우리만 알고 먹기엔 아까워
보스톤코리아  2011-11-28, 15:47:49 
이전에 비빔밥을 맛보지 않았다는 BU 학생들은 매운 고추장 맛에도 서너번 비빔밥을 받아 가기도 했다. BU 조지셔먼 유니온 빌딩 시식회 모습
이전에 비빔밥을 맛보지 않았다는 BU 학생들은 매운 고추장 맛에도 서너번 비빔밥을 받아 가기도 했다. BU 조지셔먼 유니온 빌딩 시식회 모습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김가영 기자 = 1만명 분의 비빔밥을 만들다 보면 명인의 맛이 나오는 것일까. 명인 수준의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는 <비빔밥 유랑단>이 보스톤 미국인들에게도 그 맛을 선사했다.

‘100회의 비빔밥 테이블’을 목표로 아시아와 유럽, 남미의 주요 도시를 거쳐 미국에 도착한 ‘비빔밥 유랑단’은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라이코스와 BU에서 총 150그릇의 비빕밥을 무료로 대접했다. BU 행사가 93회. 5명의 유랑단 청년들을 찾아 BU 시식회에서 만날 수 있었다.

“땡스기빙 위크라 그런지 캠퍼스가 한적하다. 직접 나가 학생들을 모아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외국인에게 다가가 비빔밥을 청하는 일에 망설임이라곤 없는 대표 강상균의 지시가 떨어지자, 금세 BU 조지 서먼 유니온 빌딩 지하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줄을 선 그들의 손에 쥐어진 건 갓 지은 밥 위로 8가지의 고명이 정성스레 담긴, 한눈에 보기에도 참 예쁜 비빔밥 이었다. “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이렇게 좋은 재료들이 한가지의 요리에 전부 들어간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뉴로 사이언스를 전공 중이라는 2학년 조나단 휴의 말이다.

비빕밥을 받아들며 묻는 질문들도 가지 각색이다. 재료엔 어떤 것들이 들어가는지, 고추장은 대체 얼마나 매운지, 비빔밥을 다시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한국에서 왔다는 이 컬러풀한 음식과 ‘비빔밥 백패커’ 에 대한 호기심이 넘쳐났다.

“반응은 정말 좋다. 전주 비빕밥의 명인 1호 김연임 선생님께 배운 요리법을 바탕으로, 현지 사정에 맞게 수정 보완 해가며 맛을 안정화 해둔 덕이다.” 비빔밥 유랑단의 설명이다.

이 날의 행사를 위해 준비한 비빔밥만도 100인분. 이제는 이력이 나 준비하는 데 고작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고. 강상균 씨는 “처음엔 200인분을 만드는 데 7시간이 걸렸다. 초기엔 너무 힘들었다. 100회를 목표로 했는데, 전체 일정의 1/4을 들인 아시아에서 13회밖에 하지 못했던 거다. 이후 방법을 바꾸고 게릴라 형식으로도 진행을 해가며 지금까지 오게 됐다. 행사는 1시간이지만, 그 전후로 준비하는 시간은 한번에 15시간은 든다. 이렇게 나와 비빕밥을 나누는 시간이 가장 쉽다.” 며 유랑의 고충을 전했다.

그럼 대체 이들이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나와 퇴직금까지 털어가며, 이토록 비빔밥 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강씨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다니며 내가 원하던 삶이 과연 이런 것이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 이후로 내가 진정 전하고 싶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나온 결론이 ‘세계화를 위한 Global Insight’였고,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님을 찾아가 ‘비빔밥’이라는 구체적인 매개체를 떠올리게 됐다.”며 비빔밥 유랑단의 결성 무렵인 2010년의 9월을 회상했다.

또한 강씨는 “한식 세계화와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이번 유랑을 통해 더욱 절감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이러한 민족주의 관점에서만 비빔밥을 알리려는 것은 아니다. 그럼 결국 대한민국만을 위한 마케팅이나 다름 없어 질테니까. 이렇게 좋은 음식이 우리에게 있는데, 먹어보지 않을래 하는 식이었음 하는 거다.

이번 여행을 통해 최소한 만 명에게, 그들의 주변인까지 생각해 3만명에게는 비빔밥에 대한 기억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씨앗을 뿌렸으니, 성장해 나갈 것이다.”라며 유랑의 마무리를 목전에 둔 요즘의 생각을 밝혔다.

비빔밥은 유랑단은 비빕밥을 세계로 알리기 위해 강상균(31), 김명식(31), 정겨운(28), 김수찬(26), 박현진(22)의 5명의 젊은이들이 자비를 들여 뭉친 단체다. 이후 농림 수산부와 외교 통상부, CJ비비고, 해외 문화 홍보원의 후원에 세계 각지 한인들의 지원이 더해져 현재 뉴욕에서의 100회 행사를 앞두고 있다.

g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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