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언니와 형부가 보스톤에 오시고...
신영의 세상 스케치 698회
보스톤코리아  2019-06-10, 10:50:25 
내 어머니 그리운 날이다. 20년 전 친정 엄마와 막내 언니 그리고 조카들이 여름방학 때 다녀갔었다. 그리고 엄마는 그다음 해(2000년도)에 미국 막내딸 집에 다녀가신 후 돌아가셨다. 그리고 막내 언니는 조카들과 미국에 다녀갔었다. 친정 조카는 어려서부터 이모 집에 여름방학 때마다 다니러 왔었다. 그리고 공부하러 왔다가 미국에서 자란 조카사위와 만나 결혼하고 뉴욕에서 살고 있다. 이제는 두 아이 엄마가 되어 남편과 두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막내 언니와 형부가 딸아이(조카딸) 집에 다니러 왔다가 보스턴 동생 집에 들렀다가 가게 되니 더욱더 반가운 일이다.

오늘은 남편이 쉬는 날이라 언니와 형부 그리고 남편과 넷이서 바닷가(Hampton Beach)를 드라이브하게 되었다. 형부와 남편은 서로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이 넉넉하지 못했기에 조금은 어색했지만, 동서지간이라는 관계에 충실하고 서로를 챙겨주었다. 곁에서 바라보는 언니와 나는 남편과 형부에게 고맙기만 했다. 바닷가 근처를 돌게 되었으니 매사추세츠와 뉴 햄프셔 근교에서 '메인 랍스터'를 빼놓을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막내 녀석에게 전화를 넣어 만나자고 하니 이모와 이모부를 뵈러 여자 친구랑 함께 왔다.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딸만 있는 집에서 나는 늦은 막내라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으니 한국에 가도 가슴 한 켠이 서운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그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는 언니가 있어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더욱이 막내 형부는 때때마다 정성스럽게 챙겨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 우리 세 아이가 어려서 한국에 놀러 가도 여기저기 구경시켜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어찌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남편은 형부의 그 따뜻한 마음을 알기에 한국에서 친정 조카가 놀러 오면 본인도 조카에게 최선을 다해 챙겨주곤 하였다. 지금 생각하니 서로 챙겨주는 그 마음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우리 부모님은 사위 복은 있으셨다는 생각을 한다. 큰 형부도 장인, 장모께 넉넉히 잘하셨던 사위였다. 둘째 형부는 자수성가를 한 사람이라 근검절약해 넉넉히 베풀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때에 쓸 줄 아는 사위였다. 특별히 막내 형부는 엄마 아버지 살아계실 때도 정 많고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사위였다. 내 부모님을 챙겨주시는 형부의 그 마음이 늘 감사했다. 그래서 조카들이 미국에 놀러 오면 챙겨주고 싶었고, 무엇인가 나도 보답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이제는 조카들도 모두 훌쩍 커버리니 언니와 형부도 이제는 환갑을 맞고 보내고 있다.

30년이 넘도록 타국 먼리 살다 보니 친정 가족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친정 조카가 뉴욕에 살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생과 처재를 보러 바쁜 일정을 조율해 미국에까지 오시기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딸이 미국에 사니 딸아이 보러왔다가 동생과 처재를 보러올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말이다. 이번 언니와 형부가 잠깐의 보스턴 방문이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다. 이렇게 단 며칠이라도 언니랑 함께 그리고 형부랑 친정 가족이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내게 너무도 감사한 시간이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보시면 참으로 행복해 하셨을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해에 집 옆에 작은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었다. 사계절 푸르른 모습으로 있어 엄마를 만나는 느낌으로 소나무를 찾는다. 파란 하늘과 바람 사이 꽃피는 봄과 나뭇잎들이 푸릇한 여름, 오색 단풍 물드는 가을 그리고 하얀 눈이 쌓이는 겨울 그렇게 지금도 가끔은 그 소나무를 만지며 기도를 하곤 한다. '엄마, 나 잘살고 있지요?' 하고 묻곤 한다. 오늘도 엄마를 생각하며 이른 아침에 소나무를 만나고 왔다. '엄마, 언니랑 형부가 오셔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하고 말이다.

친정 언니와 형부가 보스턴에 오시니 엄마가 더욱 생각이 났다. 요즘은 미국과 한국에서 전화로 영상통화도 할 수 있고 전화 요금도 얼마나 싼지 모른다. 30년 전에는 전화 통화료가 비싸 서로 목소리 듣고 울먹이다가 긴 얘기도 제대로 못 하고 끊을 때가 많았다. 오랜만에 엄마 생각이 더욱 간절했던 오늘이다. 언니랑 형부랑 함께 있어 많이 행복해서 더욱이 엄마 생각이 간절했었나 보다. 형부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남편에게도 고마운 시간이었다. 모두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선택된 관계(시댁, 처가댁 등)에서 서로에게 기쁨이 될 수 있음이 감사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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