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를 사로잡는 과학적 방법
보스톤코리아  2010-08-30, 14: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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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스캔들에 시달렸던 슈퍼 스타 타이거 우즈가 이혼했다. 관심을 끌던 위자료는 1억불이었다. (세인의 관심은 골프채도 타이거의 성적도, 부인 노드그린과 아이들의 아픔도 아니었다.)타이거의 부인 노드그린은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결코 깨어진 내 가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물질적인 것이 결코 정신적인 것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녀는 다른 사람의 결과(이혼 또는 금혼이든)에 상관없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조언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중 가장 일반적인 조언은 남자는 젊고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며 여자는 남성의 돈과 명예에 끌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말을 충분히 증명할 자료가 없었다.

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나섰다. 8월 22일자 보스톤 선데이 글로브는 미 사회학 협회의 연례 모임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이를 밝혔다.

과학적인 관찰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인터넷이었다. 미국의 청춘남녀 22%는 더 이상 친구 또는 동생에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데이팅’을 통해서 이성을 만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앞으로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누구의 소개를 받기 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이성을 선택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생각이다.

‘온라인 데이팅’은 선택에 대한 증거자료를 남겨준다. 이 같은 자료를 통해 남녀들이 이성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흥미로운 사실들이 드러났다.

첫 번째 밝혀진 사실은 거짓말이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키를 2인치(5센치)정도 높였으며, 소득도 20%정도를 높게 적었다. 일단은 포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소위 ‘낚일’ 가능성도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두 번째는 사진이다. 여자의 경우 정면을 바라보며 유혹적인 웃음을 짓는 사진을 올렸을 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지만 남자의 경우 전혀 웃음을 짓지 않거나 카메라를 보지 않았을 때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남자들이 매력적이지 않은 상대에게 접근하지 않는 반면 여자들은 외모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는 남자에게 접근하는 비율이 높았다.

세 번째는 남자의 키에 관한 문제다. 5피트 9인치(175센치)의 남자는 5피트 10인치(178센치)의 남자만큼의 선택을 받으려면 일년에 평균 3만 5천에서 4만불의 소득이 더 많아야 한다. 연 4만불이면 10년만 해도 40만불이니, 많이 잃고 들어가는 셈이다.

네 번째, 같은 인종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백인 남자에 대한 선호도 또한 강세였다. 결국 자신이 사회적으로 속한 곳을 정확히 택해서 가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이외에 주목받는 것은 언어의 선택이다. 여성들은 아름답다(beatiful), 섹시하다(sexy, hot)는 표현보다는 매혹적이다(fascinating), 굉장히 좋다(awesome)라는 단어를 써주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문법이 틀린다거나 요즘 청소년들이 쓰는 인터넷 용어(예를 들어 your를 ur로 표기하는 등)를 썼을 때 답장을 하지 않는다.

이 같은 온라인 데이팅은 상대방의 여러가지 조건 즉 스팩(spec)을 보고 자신의 스팩과 맞추는 시장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어떤 면에서는 남녀가 끌리는 통설에 대한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해준다. 하지만 곰곰히 들여다 보면 남녀간의 일에도 시장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신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기독교에 귀의한 이유를 밝힌 자신의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영혼의 무게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멕시코의 영화 <21그램>에서는 영혼의 무게가 나무 젓가락 정도라고 했다.

매사추세츠주 제너럴 병원(MGH)에서는 말기 암환자의 임종순간을 관찰했다. 최종 숨을 거두는 순간 환자의 몸무게가 35.4그램이 주는 것을 확인했다. 2년 이후에도 임종환자 5명을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28.4그램의 차이가 났다. 최근에도 컴퓨터 연구결과 임종시 체중감소는 21그램 정도였다.

과학자들의 이 같은 노력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이해가 가는 행위이지만 영혼 이외의 것을 측정하는 무게로 영혼을 측정하려 했다는 사실이 블랙 코메디처럼 느껴져서이다.

미국에서 온라인 데이팅이 유행이라면 한국에서는 결혼 중매회사가 유행이다.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듀오’다. 사람의 여러가지 조건, 즉 스팩을 나열하고 비슷한 스팩을 가진 사람과 연결하는 것이다.

사랑을 수요와 공급에 의해 유통하려는 것은 왠지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처럼 불편하다. 이어령 씨는 방안에 물건을 가득 채울수록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고 했다. 이처럼 스팩이 더 많아질수록 사랑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아깝지 않는가. 나보다 스팩이 덜한 사람과 엮이는 것이.

배우자에 대한 스팩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방을 비우면 더 많은 공기가 방을 채우고, 영혼이 무게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스팩의 수를 줄이면 사랑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공기의 무게와 부피가 있고, 영혼에도 무게가 있다면 사랑도 분명 조건들의 만남일 수 있겠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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