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 탑승 버스 뉴햄프셔에서 전복 17명 부상
보스톤코리아  2011-03-25, 03:56:41 
퀘벡에서 보스톤으로 향하던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됐다. <사진제공> Littleon Record
퀘벡에서 보스톤으로 향하던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됐다. <사진제공> Littleon Record
출발전 폭설 미끄러운 도로에서 중심 잃고 전복
3명만 대형병원으로 후송 정밀진단, 위급한 환자 없어


(리틀턴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박현아 기자 =한국 관광객을 싣고 캐나다 퀘벡에서 국경을 넘어 보스톤을 향해 오던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전복 당해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뉴햄프셔 주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1일 밤 8시 21분께 한국인 관광객 25명을 실은 버스가 캐나다 국경 인근93번 남행선 42번 리틀턴 출구 바로 전에서 눈길에 미끄러지며 발생했다.

21일 내린 폭설로 지면이 상당히 미끄러운 상태에서 버스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 중앙 분리대쪽으로 전복됐다.

한국 관광객 중의 한 명인 원지영 씨(벤쿠버 거주)는 “(버스가) 출발했을 때 눈이 많이 왔었다. 버스가 몇 번을 미끄러졌으며 운전기사 분이 차를 멈추려 하면서 속도가 다행히 많이 줄었다. 하지만 갑자기 기우는 것을 느꼈으며 마침내 차가 넘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탑승 관광객 중 부상이 심한 17명은 근처 리틀턴 리저널 호스피탈로 후송됐다, 검사 후 모두 퇴원해 22일 뉴욕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다시 뉴욕 소재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여행사 측은 밝혔다. 비교적 부상이 심한 3명은 다트머스 대학 병원으로 후송 돼 22일 정밀검진을 받았다.

해당 버스의 소유주인 뉴욕 푸른 여행사 가이드 정 모씨는 “ 4명 정도는 아직 조금 더 치료를 해야 한다. 다행히 생명에 위험이 있는 분은 없다. 나머지는 경미한 부상이며, 남은 분들과 이제 뉴욕으로 내려간다. 앞으로 손님들의 건강상태를 가장 우선으로 하여 상황을 보고 추후 일정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11 대원들이 22일 새벽 부상자를 응급실로 옮기고 있다
911 대원들이 22일 새벽 부상자를 응급실로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 Littleon Record
 
보스톤 총영사관 이철희 영사가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보스톤 총영사관 이철희 영사가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장명술>
 

사고 다음날인 21일 보스톤 총영사관 이철희 영사는 환자들의 숙소인 리틀턴 소재 햄튼인과 인근 병원들을 돌아 다니며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이날 사고는 미 국경에서 한 승객의 입국을 거부는 과정 중 버스 출발이4시간이나 지연 되면서 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인터뷰 결과 밝혀졌다. 오후가 4시가 넘어서면서 폭설이 쏟아졌고 눈이 쌓인 상태에서 보스톤을 향해 운전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

관광객 중의 한 명인 김씨(경기도 거주, 50)는 “사실, 나는 불안했다. 밖이 매우 어두웠고, 캐나다 국경에서 4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는 것을 볼 때부터 예감이 안 좋았다. 그래서 아내에게 여권을 따로 챙기고 있으라고 여권도 주었고, 신발도 제대로 신고 끈도 단단히 묶었다. 뿐만 아니라, 혹시 사고가 나면 저녁이 늦어질 수 있고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내와 영양제도 챙겨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차량이 단 한 번 옆으로 전복되는 비교적 가벼운 사고였음에도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사고 차량이 안전벨트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승객들은 눈이 많이 오고 불안하자 안전벨트를 찾았으나 벨트가 없는 차량이었기에 무방비 상태였다.

비교적 중상을 입어 다트머스 대학병원에 입원중인 하 씨(경기도, 54)는 “안전벨트가 없는 차였기에 그대로 떨어지면서 운전자석 쪽에 앉아있던 사람들과 부딪치게 되었다. 아마 안전벨트가 있었다면 버스가 넘어져도 위에 매달려 있었을 것이기에 이렇게 다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스에서는 전복으로 인해 기름이 유출 됐으며 이로 인해 93번 고속도로가 한동안 통제 됐다. 사고차량에 탑승한 25명의 승객은 대부분이 한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미, 캐나다 동부지역을 관광 중이었다.


<사고 이모 저모>
(리틀턴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박현아 기자 = 이번 여행의 일정은 한국 인천공항에서 11일 출발, 미 서부를 시작으로 캐나다를 거쳐 미동부로 내려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총 14박 15일 중 마지막 3일 일정을 남겨두고 사고를 당한 것이다.
사고 순간, 부인 원지영 씨를 보호키 위해 감싸 안았다 버스에 손이 깔리는 부상을 당한 이영철씨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고 순간, 부인 원지영 씨를 보호키 위해 감싸 안았다 버스에 손이 깔리는 부상을 당한 이영철씨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 장명술>
 
사고로 더욱 깊어진 기러기 가족의 사랑
기러기 가족인 이영철 (서울 거주, 39)씨와 원지영(밴쿠버 거주 )씨 가족은 이번 사고에서 단연 눈에 띠었다. 이 씨는 아이들이 방학이라 밴쿠버에서 조기 유학하고 있는 아내와 아들들을 방문, 미국 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 왼쪽 손에 붕대를 하고 있는 이영철씨는 사고 당시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아내를 떠받치다 버스에 손이 끼었다.
사고 후 일행인 김씨가 손 주위를 파내어 손을 빼려 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911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 손을 빼낼 수 있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간단한 붕대만 한 상태다.
특히 이 부부의 두 아들 이태희(11살), 이준희 (8살) 군은 영어가 가능해 어린 통역사 역할을 담당했다. 캐나다에 건너온 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았지만 훌륭한 통역사 역할을 했다고 현장을 취재했던 리틀턴 지역 신문사 기자가 귀띔했다.


사고도 여행 중의 하나
이번 여행 중 유난히 사고를 많이 겪은 사람들이 김씨 부부다. 이들 부부는 미국으로 건너올 때 일본을 경유했다. 당시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을 때 지진으로 하루를 일본에 더 머물게 됐다. 그런데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이 같은 사고를 경험하게 됐다.
김씨는 “남들이 살면서 한번도 겪지 못할 만한 경험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쨌든 이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모든 상황을 아주 침착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불안한 예감에 미리 준비하고 있던 김씨는 사고 후 부상당한 사람을 버스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등 사고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911등사고 구조 시스템 훌륭
승객들은 미국의 911시스템은 상당히 아주 잘되어 있다고 칭찬했다. 한 승객은 “(911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도착하였으며, 움직이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차분하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도록 모든 대처를 빠르게 취해주었다. (병원은) 친절함은 물론 훌륭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관광객들은 바로 인근 병원인 Littleton Regional Hospital, Weeks Memorial Hospital in Lancaster, the Cottage Hospital in Woodsville and the Northeastern Vermont Regional Hospital in St. Johnsbury, VT. 로 후송됐다.

보스톤 총영사관 현장 방문
보스톤 총영사관 이철희 영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보스톤에서 3시간 떨어진 리틀턴 인근 관광객들의 숙소와 병원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점검했다. 또 한 부상자가 남편과 통화를 원하자 여행사 관계자를 통해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이철희 영사는 “승객 중 3명만 상태가 심각해 다트머스 대학병원으로 후송되고 나머지는 모두 퇴원했다. 큰 부상자가 없어 다행”이라고 리틀턴에서 약 1시간 가량 떨어진 다트머스대학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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