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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나의 힘”
보스톤코리아  2011-08-22, 17:10:16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임정욱이란 이름 만큼이나 트위터 아이디인 에스티마(@estima7)로 더 유명한 남자. 방송 통신 위원회 선정, 국내 SNS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 <아이패드 혁명>의 공동 저자, 전 조선일보 기자. 전 다음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센터 임원. 경력과 이력 사항을 나열만 하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그가 라이코스 대표가 되어 보스톤에 자리를 잡은 지도 어느새 2년 반. Waltham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찾아, 그간의 생활을 물었다.

▶보스톤 생활과 함께 시작된 트위터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이토록 꾸준히 소통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라이코스 CEO로 부임 하기 전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1년 반 정도 ‘Daum Knowledge Officer’로 일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 이를 사내 네트워크나 강의를 통해 전달하는 독특한 업무였다. 그걸 업으로 삼던 사람이 IT 혁신이 눈 앞에서 벌어지는 보스톤에 오니 신이 난거다. 그때부터 뭐든 새로 나오면 직접 써봤고, 이를 통한 경험담과 회사 경영에 필요하다 싶어 읽던 뉴스들을 마치 일기를 쓰듯, 스트레스 해소 삼아 트위터에 적어 나갔다.

이후엔 역으로 트위터가 새로운 정보를 찾아 나서게 하는 동기 부여가 되어줬다. 관심 가는 기사를 140자로 정리해보는 습관도 생겨났고. 이후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스스로 ‘Critical Thinking’을 하게 되더라. 멘션을 통해 업계의 고수분들도 여럿 알게 됐다. 정보를 나누면 물처럼 흐르다가 다시 돌아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 IT 업계 관련 뉴스를 축으로 국내외 정치, 경제, 문화 관련 이슈를 전하고 있다. 이 전방위적인 호기심은 어디서 비롯된걸까.
원래부터 잡다한 것을 읽는 걸 좋아했다. 뉴스를 버릇처럼 찾아 봤고, 어느새 쉴 때조차 뉴스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저녁에 방영되는 미국 메이저 뉴스도 2년 반 이상 매일 봐왔다. 그렇게 흐름을 따라잡다 보니 어느새 미국 동료들과 얘기를 나눠도 화제가 떨어지지 않더라. 게다가 테크 뉴스의 경우, 흐름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하루만 놓쳐도 따라잡기가 힘들어 꾸준히 접하여 노력하는 편이다.

8시쯤 출근해 신문을 가볍게 읽고, 퇴근 무렵 캘리포니아쪽에서 뜨는 테크 뉴스를 확인한 후 저녁 뉴스를 시청한다. 이후 팟 캐스트를 아이패드에 넣어 운동할 때 들고 간다. 뉴스 정키가 맞다. 뭔가 지식이 될 만한 걸 듣고 보는 걸 워낙 즐겨해서다. 그러는 중간 중간 트윗을 한다. 내 트윗이 떴다면, 내가 뭔가를 읽고 있는 중이라고 봐도 좋다.

▶IT업계는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타블렛과 E 북의 보급 속도가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9월엔 킨들의 새 버전도 출시 될테고. 모든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지 않겠는가. 클라우드화라고 하면 정확하겠다. DVD 같은 물리적 매체들은 사라져 갈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가격 정책을 바꾼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든 정보들이 Cloud Storage안에 올라가는 세상이 눈 앞에 온거다. 킨들만 손에 쥐고 있어도, 전세계 도서관을 손에 들고 다니는 것과 다름 없다.

▶최근 이집트 혁명과 런던 폭동을 SNS가 주도했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럴 땐 순기능보단 역기능이 많은 것 같다.
글쎄, 그것이 꼭 SNS만의 문제일까. 만약 SNS가 없었던들 혁명과 폭동이 안 일어 났을까. 모든 일은 역작용과 순작용이 동시에 생길 수 밖에 없다. 문제가 있을 때 막기 보다는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생산적이다. 게다가 세상은 이미 변했다. 제어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막으면 막을 수록 풍선 효과로 다른 것이 쏟아져 나올거다.

사소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 트위터는 데스크탑을 통해 한다. 아이폰으로는 멘션만 확인하는 편이라고
사소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 트위터는 데스크탑을 통해 한다. 아이폰으로는 멘션만 확인하는 편이라고
 ▶현재 팔로워가 42,000명이 넘었다. 공인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팔로우를 한다고 생각하나.
단순하다. 정보를 주니까. 나 역시 같은 이유로 많은 이들을 팔로우 한다. 주로 나를 팔로우 하는 건 대개가 언론이나 IT쪽에 있는 이들이다. 링크의 상당 수가 영어로 된 문서들인지라 그게 불편한 사람들은 들여다 볼 이유가 없는거다. 그래서 조심스럽기도 하다. 워낙 실력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그래서 전송 전 약간이라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으면 안된다. 바로 꼬투리 잡는 멘션이 올라올테니까(웃음) 피곤하진 않다. 훈련이 된 탓도 있고. 각계의 전문가들이 필터링 없이 내는 목소리를 전해듣는 다는 점에서 트위터는 상당히 가치가 있는 채널임에 분명하니까.

▶결코 평범하다 할 수 없는 이력을 쌓고 있다. 계획된, 짜여진 미래였나?
한국 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후 조선일보의 인턴을 걸쳐 사회부 기자가 됐지만, 관심은 늘 IT쪽에 있었다. 결국 경제 과학부로 옮기게 됐고, 그 무렵이 인터넷의 여명기였던 지라 다음의 이재웅 대표며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 등을 이시기에 두루 알게됐다. 그러던 중 사장실로 발령 받아 IMF 감축 경영을 지켜보며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휴직계를 내고 버클리대 MBA를 수료했다. 이후 조선일보로 복귀, 조선 닷컴 인터넷 기획 부장을 맡게 되면서 처음으로 인터넷 사이트 운영의 ABC를 배웠다. 외국어 뉴스 부장도 겸임했는데, 일본 쪽 뉴스에 기회가 보여 ‘조선일보 JNS’란 이름으로 분사해 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조선일보에서 같이 일하던 선배인 다음 석종훈 대표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2006년 무렵이었는데, 다음의 프론트 페이지, 글로벌 뉴스 등을 담당하다가 다음이 라이코스를 인수하면서 이곳 CEO로 오게 된거다. 그 후로 2년 반이 흘렀다. 그간 15년간 적자 행진 중이던 회사를 마침내 흑자로 돌려놨고, 작년엔 인도쪽에 3600만 달러로 매각도 진행시켰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요새는 이스라엘쪽과 사업을 진행시키는 중이라 여전히 고전 중이지만, 늘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는 터라 고생이란 생각은 안한다.

따로 경력을 관리한 건 아니었다. 뭐든 하다보니 기회가 보였고, 라이코스 역시 다음에 연결된 곳이니까 이직은 사실상 한번 했던 거다. 그보단 자기 발전에 게으르지 않았다는 편이 맞겠다. 일본어를 익혀 둔다거나 경영 대학원을 졸업했다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매니징해본 경험이 있다. 한국직원에 비해 미국 직원들은 어떻게 다른가
일반화하기 힘들다. 간혹 미국인들은 말만 앞선다 라는 소리를 듣지만, 한국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이들도 많이 봤다. 다양성에서 힘이 뿜어져 나오는 미국 사회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존중하는 편이다. 때때로 건조하긴 하지만, 워낙 합리적으로 일들을 해서 그런지 내 성향에는 잘 맞는다.

다양한 경력을 갖춘 인재가 많은 것도 힘이 된다. 예를 들면 얼마 전 이스라엘 쪽과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재무팀장을 뽑고 싶었다.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첫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회사에서 라틴 아메리쪽 부서를 담당하며 텔아비브 쪽 보고를 하던 사람이 찾아왔다. 한국이라면 과연 그런 인재가 있었겠는가.

▶특히나 유학생들이 많은 곳이 보스톤이다. 글로벌한 인재의 조건이랄 게 있을까.
도전 의식. 여러번 채용 공고를 냈지만, 한국인들이 지원하는 경우는 단 한번도 못봤다. 반면에 중국인들의 지원은 의외로 많은 편이다. 단순히 아시안이라고 차별하는 경우는 없다. 심지어 취업 비자 조건이 안되도, 능력만 된다면 이민 변호사를 대절해서라도 뽑을 의향이 얼마든지 있다. 학벌 역시 우선 조건은 아니다. 뱀부 실링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그건 지레 포기하고 마는 우리가 만든 게 아닌 게 싶다.
뿌리는 간직한 채 미국 사회에 적극적으로 동화 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편하다고, 한국인들끼리만 몰려다닌다면 주류 사회 진출은 어렵다고 봐도 좋다.

▶출장 기간에 아이패드 2가 출시되자, 부인께서 2시간을 줄을 서 사다 주셨다는 트윗을 봤다. 얼리 어답터인 남편에 대해 협조적인 분위기인가.
물론 애들 물들인다고 잔소리도 듣는다. 그래서 베스트 바이에 가 만져만 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직업 상 리더가 그런 걸 알고 있는 게 아래 직원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상사가 자신이 알려주지 않으면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인거다. 게다가 요즘엔 미국 어느 집엘 가봐도 아이패드나 터치, 킨들 같은 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일인거다.

▶보스톤 한인으로서의 임정욱, 임정욱의 보스톤은 어떤 모습인가.
회사와 렉싱턴에 있는 집만 오고가는 편이라, 단조롭게 살고 있다. 그래서 좋다. 한국에 있었으면 워낙 만날 사람들도 많고, 본의 아니게 일정이 바빴을텐데 여기선 일과 개인 시간의 경계가 분명하니까. 물론 처음엔 시큰둥했다. 실리콘 밸리도 아니고 왜 IT회사가 보스톤에 있을까 싶었다. 시차 때문에 서울과 업무 시간이 한시간도 겹치지 않는 것도, 직항편 조차 없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오후 4시면 해가 지는 악명 높은 겨울은 물론이고(웃음)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이 곳을 즐기고 있더라.

개인적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지적인 도시가 실리콘 밸리와 보스톤이라 생각한다. 이 머리 좋은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며 흘러 나오는 에너지가 보통이 아니다. 역사, 자연환경, 사계절이 공존하는 자부심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곳. 분명한 행운이다.


j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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