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생각하지만 제대로 못하는 것
보스톤코리아  2013-01-28, 15:14:03 
일반적으로 빛이 좋지 않으면, 사진도 좋게 보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더더욱 우리는 사진을 촬영하면서 빛을 찾고, 의식하며 담아보려는 많은 노력을 한다. 사실, 빛을 찾고 보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이번 컬럼에선 어려운 슬럼프에 빠졌을 땐,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빛에 대한 기본을 이해하고 의식하며 고민해나가는 얘기를 해보도록 하자.

빛은 경로로 구분이 가능한데, 보통 직사광, 반사광, 산란광(또는 확산광) 등으로 나뉜다. 직사광은 말 그대로 햇빛처럼 강렬한 빛이 어디에도 굴절되거나 반사되지 않은 채 곧바로 전달되는 빛을 일컫는다. 한 낮에 사진을 찍으면 이 직사광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데, 명암의 차이가 커서 컨트라스트가 강해질 뿐만 아니라,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다.

반사광은 미술에서 많이 응용되는 빛으로, 광원에서 나온 빛이 다른 물체에 부딪혀 다시 돌아오는 빛을 의미한다. 빛은 물체에 흡수되지 않고 반사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여분의 빛이 반사되면서 물체의 입체감을 되살리기 때문에 미술에서는 아주 중요한 빛으로 여기고 있다.

산란광은 광원에서 나온 빛이 어떤 물체를 거치면서 흩어지는 빛을 말한다. 보통 구름 끼인 흐린 날에 비추는 빛을 산란광이라고 한다. 이때는 빛이 확산되어 부드러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컨트라스트가 줄어들고 명도를 떨어뜨린다. 주로 인물사진을 찍을 때 무난한데, 그림자가 없어지기 때문에 분위기 있고 담담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좀 더 심화해서 빛의 성질에 대한 부분을 얘기해 보자. 빛의 성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사물을 언급할 때처럼 형용사를 많이 사용해서 빛을 표현한다. 강하다, 딱딱하다, 부드럽다, 거칠다 등이 그것인데, 빛은 이처럼 다양한 자연조건에 따라서 각기 다른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간에 따라 빛의 성질이 틀리듯이 계절별로도 느낌이 다르고 날씨와 기후변화에 따라서도 천양지차의 얼굴로 변신을 거듭하는 것이다.

강하고 딱딱한 빛, 태양에서 쏟아지는 한낮의 빛을 한 번 살펴보자. 빛이 너무 강해서 밝은 부분과 그림자 부분의 구분이 완연해진다. 이것을 사진으로 찍어보면 그 경계가 너무 짙어서 그림자 부분이 아예 까맣게 나온 것을 보았을 것이다. 명암 차이가 너무 심한 경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컨트라스트가 강하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빛이 너무 강해고 일방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 때의 빛을 '딱딱한 빛'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명암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상황에서는 밝은 부분의 하일라이트가 날아가버리거나, 그림자 부분의 어두운 부분이 짓뭉개질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빛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단, 극적인 표현을 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명암의 디테일만 잘 살린다면 뚜렷하고 강렬한 색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형체를 뚜렷하게 강조하거나, 빛과 그림자를 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또는 강렬한 색의 대비를 만들어내고자 할 때는 강하고 딱딱한 빛이 좋다.

부드러운 빛, '빛의 경로'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부드러운 빛은 넓게 확산된 산란광에서 나온다. 인물사진이나 다큐사진을 주로 찍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 빛은, 직사광처럼 한 방향으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없으면서 사방에서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을 준다. 당연히 컨트라스트도 아주 약하기 때문에 하일라이트에서 노출오버가 될 염려도 없는데다, 지나치게 그림자가 강해 암부가 떡질 걱정도 없다. 그만큼 인물의 표정이나 느낌 등의 디테일을 확연하게 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물사진이나 다큐사진에서 많이 응용하는 빛이기도 하다. 이 빛은 주로 구름이 낀 날이나, 햇빛이 없는 그늘에서 촬영할 때 나타난다. 명도는 떨어뜨리지만 채도가 살아나기 때문에 원초적인 색감을 풍부하게 재현하는데 용이하다. 이 빛은 주로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많이 나타난다.

헤이즈와 안개에 의해 굴절된 빛, 여름날, 아침 저녁으로 자주끼는 헤이즈나 안개 등으로 인해 대기가 늘 뿌연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안개 입자나 헤이즈로 인해서 빛은 급속하게 세력을 잃고 부드러워지는데, 이는 안개와 헤이즈에 의한 필터효과 때문이다. 이때 빛의 컨트라스트는 약화되고, 아침이나 저녁의 빛의 색깔과 만나 몽환적인 색감을 연출하기도 한다. 일출 무렵, 해가 뜨는 바다 저편에 헤이즈나 안개가 자욱하게 끼여있을 경우에는 태양의 붉은 색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빛을 항상 생각하지만 제대로 빛을 표현 하기는 쉽지 않다. 안되면 될 때까지 부지런이라도 떨자, 빛을 고민하다 보면 일반인들이 잠자리에 있을 시간인 이른 아침에도 부지런을 떨 수밖에 없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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