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서라
보스톤코리아  2013-02-18, 12:42:09 
흔히 역광 사진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빛이 바로 역광이다. 이번 컬럼에선 이전 컬럼에서 다루었던 역광사진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살펴 보고, 역광사진을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이와이 순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같은 영화를 보면 화면 안에 빛을 가득 머금은 느낌, 순정 만화의 한 장면처럼 환상적인 장면들이 감성적인 스토리와 어우러져 관객을 몰입시킨다. 이와이 순지 감독 영화를 보게 되면, 빛을 머금은 듯한 감성적인 화면의 비밀이 바로 역광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될 것이다.

역광 사진의 핵심은 노출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에는 노출계가 내장되어 있는데 카메라는 인공지능이 아니므로 이 노출계를 너무 믿고 촬영하면 안 된다. 카메라는 역광인지 순광인지 빛의 방향을 읽지 못할 뿐 아니라 빛이 얼마나 강한지 약한지의 정도도 알지 못한다. 다만 자연계의 모든 색상의 평균 합 정도인 18% 회색 정도를 제대로 표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어떤 빛이나 장면을 보고 사용자가 노출 값을 지정해 줘야 제대로 된 색상으로 사진이 표현된다.

역광 사진은 해가 낮게 깔린 시간, 이른 오전과 이른 오후의 빛에서 만날 수 있다. 해가 뜬 직후와 지기 직전의 빛이 가장 따뜻하고 부드러운 성질의 빛이므로 만약 역광 사진을 잘 담으려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부지런히 대상을 관찰할 일이다. 물론 저녁에 가로등을 마주하고 촬영하거나 콘서트장에서 강렬한 빛을 마주하고 촬영하는 사진 역시 역광 사진 촬영의 테크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메라에는 +/- 노출 보정 기능이 있다. 쉽게 말하면 + 방향으로 노출 보정하면 밝게 촬영할 수 있고 - 방향으로 노출 보정하면 어둡게 촬영할 수 있다. 이 노출 보정 기능을 이용해 만약 역광에서 한번 촬영했는데 피사체가 어둡게 나왔다면 + 방향으로 노출 보정하고 촬영하면 대상이 좀 더 밝게 촬영된다. 이와이 순지 감독의 영화 화면처럼 역광의 빛에서 대상이 뽀샤시하게 표현되려면 + 방향으로 노출해야 한다.

+/- 노출 보정을 알았다면 역광을 이용해서 크게 두 가지 사진적 표현을 할 수 있다. 역광에서 노출 차이가 생기는 것은 대상과 빛의 밝기 차이 때문이다. 태양이 대상보다 굉장히 밝기 때문에 태양에 노출을 맞추면 대상이 어둡게 표현되는 즉 실루엣 사진을 담을 수 있고 대상에 노출을 맞춰 촬영하는 방법이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촬영자가 무엇을 강조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만약 대상보다 저 멀리 강렬한 노을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면 실루엣 사진이 맞을 것이고 배경보다 대상의 모습이 주인공인 사진이라면 대상의 노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역광 사진을 담을 때 대상을 돋보이게 할 어두운 배경을 선택하면 대상이 훨씬 돋보이게 된다. 일반인들이 역광 사진에서 실패하는 경우는 강한 빛이 있는 하늘과 인물을 동시에 배치해 얼굴이 어둡게 찍히거나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는 현상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 플래시나 반사판을 이용하여 대상을 밝혀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촬영에서 그런 장비를 늘 휴대하기는 어렵다.

디지털 이미지에서 노출이 날아간 사진은 되살리기 어렵지만 노출이 살짝 어두운 사진은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른 노이즈가 발생하므로 항상 적정 노출로 촬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 JPG 파일로 촬영하는 것보다 RAW 파일로 촬영하고 포토샵이나 이미지 보정 소프트웨어에서 어두운 부분을 살리는 Fill Light 명령으로 쉽게 보정할 수 있다. 만약 역광 촬영에 자신이 없다면 카메라에서 노출을 여러 단계로 촬영하는 브라케팅 기능을 활용하여 가장 적당한 노출로 담긴 사진을 선택한다. 좀 더 고급 테크닉으로는 HDR(Hight Dynamic Range) 촬영이나 반사판과 플래시를 이용하여 노출 차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사진 표현에서 중요한 것은 카메라가 지시하는 노출과 컬러가 아닌 촬영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노출과 컬러다. 카메라가 '만들어 주는' 사진이 아니라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이어야 한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일상의 순간에서 충분히 역광의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모든 좋은 사진은 경험에서 온다. 아이폰으로 찍으면 어떤가, 장비가 문제가 아니다. 멋진 순간이 왔다면, 그 순간이 영원이다. 빛에 바로 서라.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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