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먹고 바라본 세상
보스톤코리아  2013-05-13, 14:35:15 
사진의 소재가 되는 것들을 매우 다양하다. 사람이 중심이 되기도 하고 사건이 중심이 되기도 하며 풍경이 중심이 되기도 한다. 그 중에서 이번 컬럼에서는 풍경사진, 풍경사진 중에서도 도시를 주제로 한 도시풍경사진 촬영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풍경이나 정물, 혹은 사람과 같은 대상물을 통해, 촬영자의 느낌을 전달하는 표현의 한 행위이다. 마찬가지로 풍경사진이라고 했을 때, 그것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주요 표현대상으로 하는 사진을 가리킨다. 그런데 그 환경은 산이나 강, 숲이나 하늘같은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이 거주하고 활동하는 도시나 건축물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풍경사진을 자연경관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풍경사진이라고 하면 으레, 아름다운 '자연의 현상'을 담은 사진을 떠올린다. 거실의 한쪽을 메운 액자 속의 사진이나 달력 속의 무수한 풍경들이 그 빈번한 예일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현상을 찍은 사진을 풍경사진이라고 생각하고, 또 많이 촬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변화무쌍한 자연의 현상과 모습에서 인간의 본성을 확인하고 감동과 신비로움을 체험한다. 또한 자연을 대상으로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고 교감함으로써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받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자연의 외관을 재현하여 자신의 사적인 공간으로 이동시키고 싶은 욕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본 것을 사진만큼 쉽고 명확하게 재현할 수 있는 게 또 어디 있겠는가. 

자연현상에 대한 미의 표현은, 촬영 대상에 대해 사진가가 어떠한 창작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가 비교적 분명했다. 즉 광선의 톤, 질감, 구도, 원근감, 계절감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이었던 것이다. 'urban-scape', 즉 '도시풍경'은 풍경사진에도 단순히 자연을 관조하고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접근 방법과 형식이 다르다. 현대인은 대부분 도시에서 삶을 영위한다. 때문에 도시와 그것을 이루고 있는 많은 환경들이 인간의 주요 관심사가 된다. 이러한 관심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도시풍경(urban-scape)이다.

그것은 자연현상을 표현할 때와는 또 다른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빌딩이나 건축물과 같은 환경들에서 그 시대의 단면이나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 사진은 사진가의 비판적 의식이나 개념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자연현상을 표현하는 일반 풍경사진과는 사뭇 다르게 표현된다. 즉 외적 아름다움에 치중하기보다는 사실적이고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사진가의 잠재의식 세계를 풍경과 결합하여 하나의 영상 속에 응축시키는 '심상적 풍경사진'의 경우도 종래의 단순한 풍경사진과는 다른 의미의 사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사진가가 사물을 접했을 때 마음속에 주관적으로, 또는 직관에 의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진가는 자신의 심리적 이미지를 주축으로 하여, 사물 그 자체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사진가 자신의 독자적인 이미지로 변형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풍경사진은 다양한 형태와 접근 방법을 가진 사진의 한 분야로써, 이제 막 사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풍경사진을 단지 자연풍경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풍경사진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할 것이다. 또한 풍경사진을 찍고 싶다면, 무조건 산과 들로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 길을 떠나기 보다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환경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각자의 관점과 관심에 따라 이 거대한 도시를 바라보고 있다. 바라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따라 도시는 다양한 이미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풍요로움이나 따뜻한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아름답고 화려한 느낌을 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차가움과 쓸쓸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수 많은 도시의 모습들 속에서, 내가 어떠한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생각하며 이 광경들을 사진으로 담는다면, 다소 무미 건조할 수 있는 도시생활 가운데서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을 내서 시외로 혹은 멋진 장면이 있을 법한 장소로 출사를 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에 필요한 시간과 여유가 없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포기하진 말자. 점심시간에 잠깐 짬이라도 나서 김밥 한 줄 먹고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 그곳에 사람이 있고 건물들과 거리, 공원과 하늘이 있다. 우리의 느낌이 눈 앞의 장면과 교류한다. 그때 셔터를 누르자.


* 나비스 스튜디오 / 영상, 사진, 그래픽디자인 전문 / 상담환영
* 디지털카메라와 포토샵, 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개인튜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문의해 주세요. (617.756.5744  ozic@hotmail.com)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직장의 신’ 패러디물 때아닌 화제 2013.05.20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양성대 기자 = 드라마 <직장의 신>의 인기를 반영하듯 각종 패러디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2..
소녀시대 유리 영화 도전한다 2013.05.20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양성대 기자 = 여성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24)가  영화에 처음 출연한다.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영화 &..
김밥 먹고 바라본 세상 2013.05.13
디지털카메라의 이해와 활용 컬럼 157
‘남자가 사랑할 때’ 신세경, 송승헌-연우진과 연속키스 선보여 2013.05.13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양성대 기자  = 배우 신세경(23)이 송승헌(37)과 연우진(29), 두 남자와 잇따라 키스신을 선보였다.&nbs..
'시선집중' 손석희 마지막 방송 나서 2013.05.13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양성대 기자 = JTBC행을 결정한 손석희 교수가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에 나섰다.손 교수는 10일 오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