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원화源花 미실美室(15)
보스톤코리아  2024-02-12, 11:36:46 
화랑세기에 의하면 32명이 화랑도의 우두머리인 풍월주를 역임했는데, 그 이취임식이 묘사된 곳은 단 한 군데 7세 풍월주 설화랑조에만 기록되어 있다. 즉 7세 풍월주 설화랑이 이임을 하고, 8세 풍월주 문노가 취임하는 장면이다. 141년간(540 ~ 681년) 지속된 풍월주 제도에서 모든 풍월주가 문노와 동일하게 의식을 치루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유사한 절차로 행사가 진행되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겠다. 다만 568년 미실이 원화로 취임할 당시에 묘사된 그 내용은 사뭇 다르다470) 
579년, 사도태후와 미실 일파가 진지왕을 폐위할 때, 그들은 문노의 세력, 즉 그를 따르는 낭도들의 반항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거칠부와 ‘결탁’하여 문노를 끌어드린 후에 폐위 거사를 거침없이 마무리하였다(거사 성공 후 거칠부는 상대등이 되었고, 문노는 거칠부의 딸인 윤궁과 결혼하여 골품을 얻었다. 또 다른 거칠부의 딸 윤옥은 미실의 동생인 미생의 후처가 되었고, 거칠부의 아들 윤황은 사도태후의 딸 월륜공주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리고 진흥왕과 사도태후의 장남인 동륜의 장남 백정을 왕위에 올렸다. 그가 12살에 즉위한 제26대 진평왕이다(사도태후는 584년까지 섭정을 하였다). 
한편 미실은 폐위거사를 마무리한 후 풍월주 설화랑과 부제 미생에게 문노를 스승으로 삼으라고 명하였다. 당시 문노의 격검술은 신기에 달해 적수가 없었다. 그러나 미실의 뜻은 단지 격검술을 배우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어쨌든 그들은 복종하고 문노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뿐만 아니라 미실은 설화랑에게 풍월주의 위를 문노에게 물려주라고 하였다. 설화랑은 기꺼이 미실의 명을 따랐지만, 문노는 설화랑에게 “국선國仙은 풍월주風月主보다 아래가 아니고 또한 그대는 나의 아우인데, 어찌 스승으로 아우에게서 받을 수 있는가?” 했다. 설원은 “국선이 비록 전왕前王이 설치한 것이지만 풍월정통風月正統은 아니다. 또 세종전군이 왕자의 귀함으로 오히려 사다함(5세 풍월주)의 뒤를 이었으니, 하물며 내가 사형師兄(문노를 말한다)을 받들어 섬긴 것은 미실의 명이 있었던 까닭인데, 지금 미실궁주가 다시 양위를 명하는 까닭에 감히 거역할 수 없다” 했다. 문노 역시 궁주宮主가 이미 명령했으니 어찌할 수 없다며 풍월주의 위를 받았다.
7,8세 풍월주의 이취임식은 낭법郎法에 의해 미실과 세종의 주관으로 거행되었다. 넓은 ‘연병장’에 모든 낭도들이 도열해 있었고, 미실과 세종은 같이 수레를 타고 입장하여 가운데 마련된 단상에 정좌하였다. 곧 설화랑이 풍월주의 예복을 입고 인부印簿와 검장劒仗을 받들어 미실과 세종에게 바친 후, 미실에게 선배先拜하고 세종에게 차배次拜를 하고 물러 났다. 이어서 세종은 설화랑에게 명하여 미실의 옆에 앉도록 하였다. 다음에는 차기 풍월주가 될 문노가 예복을 입고 무릎으로 걸어 나아가서, 미실에게 먼저 절하고, 다음은 세종에게 절하고, 다음으로 설화랑에게 절하고 나서는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자질이 없다고 말하며 기다렸다. 이에 미실이 인부印簿를 주면서 “네 형을 욕되게 하지 말라!” 말했다. 이어서 세종이 부서簿書(화랑도의 출납전 및 제반 문서)를 주면서 역시 “네 형을 욕되게 하지 말라!” 라고 말했다. 전임 풍월주 설화랑도 검장劒仗을 주며 말하기를 “네 형을 욕되게 하지 말라!” 했다. 이후 문노는 설화랑에게 하배하고 칭신을 했다. 
이 장면에서는 미실이 인부를 취임하는 풍월주에게 주었는데, 7세 풍월주까지는 미혼인 공주 중에서 한 명을 뽑아 인부를 주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문노는 국선으로 화랑의 풍월주가 되었기에 그를 선화仙花(국선화랑國仙花郞)라고 불렀다. 문노가 화랑의 우두머리가 되었지만, 그를 따르던 많은 낭도들은 선화가 먼저 스승이 되었다가 후임 풍월주가 된 것과 비굴하게 미실에게 고개를 숙인 것에 대한 불평이 많았다. 그러자 문노는 휘하의 낭도들에게 타이르기를 “(미실)궁주는 (세종)전군이 받드는데, 어찌 감히 거역할 수 있겠는가?” 했다. 결국 낭도들은 문노의 뜻에 복종하였다. 사실 문노는 미실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고 세종의 뜻을 따랐다. 세종의 심복으로 있던 문노는, 세종이 지극히 받들고 섬기는 미실이었기에, 굽히지 않을 수 없었다.     
   
470) 568년, 미실은 진흥왕의 후궁으로 왕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면서 조정의 실권은 물론, 화랑도 역시 그녀가 잡고 있었다. 이에 심복 설화랑과 동생 미생을 강압하여 자신을 원화로 추대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설화랑은 전방대화랑 등 모든 낭두들을 이끌고 왕 앞에 업드려 청원하였다. 진흥왕은 당시 풍월주이던 세종을 해임하고 미실을 원화로 앉혀 화랑도를 지휘하게 하였다. 아울러 왕은 설화랑과 미생에게 명하여 모든 낭도들을 통솔하여 조알하게 하였다. 왕과 미실은 곤룡포와 면류관을 갖추어 입고 나와, 남도南桃(왕궁의 남쪽 어느 곳에 만발한 복사꽃에 둘러 쌓인 별궁?) 에서 조알을 받고 큰 잔치를 베풀었다. 뿐만아니라 왕은 29년 만에 다시 부할한 원화를 기념하기 위하여 연호를 대창大昌이라고 고쳤다. 그날 그들은 남도 정궁에서 합환을 했고, 모든 낭도들에게도 유화들과 함께 춤추며 밤을 지세워 놀게 하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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