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17개주 관할 해군 병참 사령관 된 시드니 김
보스톤코리아  2010-03-07, 21:45:16 
미 동부 해군 병참 사령관 캡틴 시드니 김
미 동부 해군 병참 사령관 캡틴 시드니 김
한국 1년 예산보다 많은 300조원의 국방 무기 조달 책임자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캡틴 시드니 김(51), 그를 부르는 호칭이다. 해군이기에 배의 크기로 선장 또는 함장이라 할 수 있지만 두 가지 모두 그에게는 부적절하다. 그는 최근 동부 17개주를 관할하는 미 동부 해군 병참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원래 별 하나인 장군이 맡는 직책이지만 4년차 대령인 그가 임명된 것이다.

동부 해군 병참부(DCMA East Region)는 동부 17개 주에 산재된 28개 병참부 소속140여명의 해군 병력과 2천 600민간 인력을 통괄한다. 해군 병력은 7명의 대령과 13명의 중령을 비롯 대부분 장교들로 구성되어 있다.

동부 해군 병참부는 해군, 공군, 해병대 소속의 잠수함, 전투기, 미사일 등을 군에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매년 13만건의 계약을 통해 3천억 달러(약300조원)을 집행한다. 2010년 한국 예산(293조)보다 더 큰 규모의 거래다. 거래 방위 산업체는 록히드 마틴, 레이티온, 보잉, 시코스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텍스트론, 아이 로봇 등 우리가 익히 아는 대형 회사들이다.

해군병참부의 총 본부는 워싱톤에 있지만 동부지역 본부는 보스톤에 있다. 항구인 보스톤에 해군 병참본부가 있다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지만 다운타운 썸머 스트리트에 있을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 눈이 내리는 3월 3일 그의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보스톤 항구 전망이 보이는 쪽에 앉을 것을 권했다. 사소하지만 손님을 배려하는 그를 읽을 수 있었다.

김 대령은 미 해군내 최초의 한인 대령이자 최고의 직위를 보유한 현역 군인이다. 미 한인 고위 군인을 집계하는 한국 해군 측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그는 지난 9월 뉴잉글랜드 병참을 관할하는 보스톤 병참부 총책임자로 임명되면서 보스톤에 왔다. 그가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곳으로 25년만에 다시 온 것이다. 그가 해군으로서 출발한 것은 1984년 겨울, 로드 아일랜드의 해군장교후보학교에 입학하면서 이다.

장교후보학교 시절 대위가 신 같아 보였을 정도로 길은 험난했다. 이 학교는 영화 ‘사관과 신사’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하다. 13살 때 휴스턴으로 이민해 ESL클래스도 없이 학교에 진학했던 당시 그는 영어도 서툴렀다. 한인이라고는 그 한 명 밖에 없었다. 이끌어줄 멘토도 없었다.

“과연 졸업할 수 있을까”의문이었다. 중간에 돌아가면 실망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밤늦게 까지 공부와 체력훈련에 전념해야 했다. 첫 휴가를 나와 살아있음을 만끽한 곳은 퀸지 마켓 이었다. 이런 인연이 있었기에 사령관으로 보스톤으로 왔을 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처음부터 해군에 뜻을 둔 것은 아니었다. 83년은 요즘과 비슷할 정도로 불황이었다. 휴스턴 대학 화공과를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대학원을 진학했다. 해군 출신인 대학원 교수의 조언으로 휴스턴에 있는 해군 모병소에 가서 지원한 게 해군과 인연이 됐다.

차별이 전혀 없다는 의미에서 ‘칼러 블라인드’라고 불리는 곳이 바로 미 군대. 그는 아직까지 차별을 느껴보지 않았다. 해군의 장교가 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해군사관학교, ROTC, 해군 장교후보학교를 졸업하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사병으로 입대해서도 장교가 될 수 있고 심지어 장군까지 진급한다.

무엇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하나님”이라고 대답했다. 그 외의 것을 묻자 가족과 부하들의 도움을 들었다. 그가 따른 것은 Golden Rule(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만큼 상대방을 대하라), Work hard 이 두 가지. 그는 또 팀워크를 강조하고 부하들을 가족처럼 대했다. 부하들의 노력이 김 사령관의 공으로 승승장구하게 된 원동력이었다.

김 사령관은 군대가 아직은 한인들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라고 말했다. 한인 장교를 만난 게 해군 대학원이었을 정도로 당시 한인장교가 드물었다. 최근 들어서는 장교의 수가 좀 늘기는 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운타운 보스톤을 떠나 운전해 오면서 뇌리에 계속 울리는 말은 “Bloom where you are planted” 였다. 미국을 선택한 이민자들에게는 딱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캡틴 시드니 김, 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결코 한인 최초의 장군(플랙 오피셔) 탄생은 멀지만은 않았다.

editor@bostonkorea.com
해군 지원 보스톤 지부 책임자와 함께
해군 지원 보스톤 지부 책임자와 함께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1]
math717
2010.03.12, 08:39:11
정말 훌륭하신 분이네요. 미국은 이제 소련과의 경쟁 대신에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지요. 보스턴 한인사회에도 기여해 주실줄 믿습니다.
IP : 24.xxx.30.32
이메일
비밀번호
김치 페스티벌 참가자 30여명, 한국인은 0명? 2010.03.14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김치 페스티벌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인 참가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김치 페..
워렌 버펫의 투자자에 대한 조언 2010.03.07
(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 장명술 기자 = 세계 최고의 투자가로 평가되는 워렌 버펫의 편지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매해 버크셔 해더웨이 주주들..
동부 17개주 관할 해군 병참 사령관 된 시드니 김 [1] 2010.03.07
한국 1년 예산보다 많은 300조원의 국방 무기 조달 책임자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캡틴 시드니 김(51), 그를 부르는 호칭이다. 해군이기..
레드삭스의 올시즌이 기대되는 몇 가지 이유 2010.03.07
레드삭스 스프링 캠프가 시작된지 2주째가 되어간다. 레드삭스 스프링 캠프를 취해한 보스톤 글로브의 크리스토퍼 개스퍼 기자가 올시즌 레드삭스 가능성에 대해 밝혔다...
MA 주립대 교수들, 요꼬이야기 교과서로 부적절 2010.03.01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우리가 유럽의 역사를 왜곡하는 책을 용인할 수 있을까요? 결코 아닙니다 . 작가로서 극적 감동을 위해 역사를 왜곡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