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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메모리얼에서의 동상이몽
보스톤코리아  2010-09-06, 15:26:19   
편   /  집  /  국  /  에  /  서

8월 28일 수십 만의 인파가 워싱턴 링컨 메모리얼을 가득 메웠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는 꿈이 있습니다’연설을 했던 4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모인 사람들은 흑인이 아닌 대부분 백인이었다. 킹 목사를 기념하는 집회가 아닌 팍스 뉴스 채널의 글렌 벡과 사라 페일린이 주도한 풀뿌리 보수 티파티운동 모임이었던 것이다.

링컨 메모리얼의 계단에서 글렌 벡은 미국의 창시자들의 유산과 하나님에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너무 상처에만 집중해 있다며 미국의 선에 집중할 것을 주장했다. 전통 미국을 되찾을 권리와 꿈이 있다는 것.

47년 전 8월 28일 링컨 메모리얼 계단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미국 민권운동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나는 아직도 꿈이 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에 깊숙이 뿌리를 둔 꿈입니다. 나는 언젠가 이 나라가 일어나 나라가 가진 진정한 신념의 의미에 따라 살게 될 것을 꿈꿉니다: 그 신념은 우리 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자명한 진리를 따르는것입니다.”

종교의 자유를 찾은 청교도의 유산과 미국을 창시한 신념에 따라 흑인도 백인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킹 목사의 꿈은 결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경제학자 벳시 스티븐슨과 저스틴 울퍼스의 조사에 따르면 흑인들의 행복도는 높아진 반면 백인의 행복도는 낮아졌다. 보통 행복도는 교육과 소득 그리고 건강으로 평가되는데, 실제적으로 이 같은 수치에서 흑인은 별 진전을 보인게 없다. 1972년 흑인 가정의 소득은 백인 가정의 58%정도였고, 2004년에는 64%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스티븐슨과 저스틴 울퍼스는 그 원인이 민권운동의 결실이 드디어 삶의 질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흑인들은 소득이 아닌 인권의 향상으로 행복을 느낀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백인들의 행복도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글렌 벡과 티파티 운동가들은 흑인들의 삶이 나아졌기 때문에 백인들의 행복도가 줄었을 것이라는 ‘제로섬’의 논리의 함정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티파티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미국이 정말 위험한 순간에 놓여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CBS의 조사에 따르면 티파티운동가들은 절대 다수가 백인이며 45세 이상이 75%였다. 연봉 5만불 이상이 76%에 달했다. 또한 73%가 자신을 보수라고 평가했다. 평균적인 백인 중산층들이며 상대적으로 흑인보다 훨씬 풍요로운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불행하고 미국의 위기를 느낀다.

티파티 운동가들, 즉 불행하다고 느끼는 미국인들은 자신의 권리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반이민 정책과 이라크 전쟁을 옹호한다. 부유층에 대한 세금인상을 반대하고 이슬람 센터의 그라운드 제로 설립도 반대한다.

8월 마지막 날,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의 종전을 고했다. 7년간의 전쟁동안 4천 416명의 군인들이 희생됐다. 미국인들은 이들의 희생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 그러나 티파티 운동가들은 무려 10만 명이나 되는 무고한 이라크인들이 사망한 것은 무시한다. 또한 멕시코인의 불법이민에 분노하지만 멕시코 이민자들이 이 땅에 가져다 준 것이 무엇인지 심각한 고민의 흔적은 없다.

미국인들의 이슬람 스포츠 센터에 대한 반대가 거세지자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헤즈볼라 등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부가 급격히 늘었을 뿐만 아니라 이슬람 세계의 동맹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1억 명에 달하는 이슬람 신자들을 미국의 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티파티의 전통회복과 하나님에게로의 귀의가 왜 다른 인종, 민족, 종교를 배척하거나 희생을 요구하는지 의문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하나님과 글렌 벡 목사의 하나님은 분명 같은데.

티파티 조직위는 킹 목사의 민권운동이 시작된 현장에서 보수 회귀 티파티 운동을 집회를 열었다. 화합의 의미로 이슬람 문화 센터를 그라운드 제로에 건축하는 것에 길길이 날뛰던 그들이 말이다.

티파티의 힘은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 언론은 이번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39석을 확보, 다수당의 위치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위크는 차기 하원의장을 공화당 존 뵈너라고 소개할 정도다.

뉴욕 타임즈의 진보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마녀 사냥 시기”라는 칼럼에서 지난 클린턴 시절 공화당과 보수진영이 근거없는 마녀 사냥을 통해 의회를 장악하고 끊임없는 클린턴 흔들기를 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크루그먼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90년대처럼 끊임없이 위원회 및 각종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오바마의 경제정책 등 각종 정책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측했다. 90년대에는 미국 경제가 윤택한 시기였지만 지금은 대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프루그먼은 이렇게 되는 경우 ‘대재앙’으로 치달을 것으로 단언했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티파티 운동이 오히려 미국의 어두운 미래를 만드는 것 아닌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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