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사진
보스톤코리아  2013-04-03, 12:20:33 
식당에 가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곤 한다. 그리고 다 먹고 나면 사진을 안 찍어 둔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이번 컬럼에선 음식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얘기해 보자.

음식사진은 일단 밝은 곳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흔들림 없이 깨끗한 음식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빛이 잘 들어오는 밝은 장소는 필수다. 빛의 양이 충분할수록 사진이 흔들리지 않을 확률이 높고 그만큼 깨끗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노출의 중요성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우선 낮이라면 햇빛이 잘 비치는 창가에서 자연광을 이용한다. 햇빛이 없는 야간의 경우라면 조명 바로 아래에서 음식을 촬영해보자.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빛을 잘 이용하면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실내가 어둡다면, 삼각대를 이용하자. 햇빛이 비치는 창가도 있고 조명이 밝은 실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음식사진 촬영이 힘든 것은 대부분 빛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간단한 해결책으로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는 방법이 있지만, 흔히 콤팩트 카메라의 내장 플래시를 사용했을 경우, 음식과 배경의 노출 차이가 큰 어색한 사진이 나오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사진은 깔끔할 수 있지만 음식이 맛없게 보이는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엔 가급적 플래시 사용을 자제하고, 되도록 삼각대를 이용하자. 삼각대를 이용해서 사진을 촬영하면, 내장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었을 때와는 달리 흔들림 없이 음식과 배경이 조화된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온다. 시중에 저렴하면서 휴대하기 편한 다양한 삼각대들이 출시되어 있으니, 좋은 사진을 위해서 구매하는데 주저하지 말자.

음식사진에서 화이트발란스(WB)는 매우 중요하다. 음식에 있어서 색감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통 음식점의 경우 텅스텐 조명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자동 모드로 촬영하면 사진에 붉은 색이나 노란 색이 강하게 표현될 때가 있다. 그 색이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WB) 기능을 통해 장소에 적합한 색온도를 맞추어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해야 한다.

초보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음식 앞에 앉았을 때, 음식 전체를 담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습관에서 벗어나 과감히 시선을 당겨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담아보자. 음식의 포인트를 찾아 그 부분만 잘 찍어도 그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음식을 한 입 크기로 먹음직스럽게 프레임에 담아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특히 고기의 생생한 질감을 살리고자 한다면 접사 모드는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촬영한 사진을 볼 때마다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사체가 가운데에만 있는 정직한 구도라는 것과 세로로 찍었다면 더 좋을 법한 사진도 모두 가로로 찍었다는 사실이다. 가로 사진을 찍었다고 만족하지 말고, 세로 사진도 한 번 더 찍어보자. 또한 인물 사진에 ‘얼짱’ 각도라는 것이 있듯, 음식 사진에도 엄연히 ‘얼짱’ 각도가 존재한다. 사진을 찍는 미세한 각도의 차이에 따라서도 사진의 분위기와 질은 미묘하게 달라지니 음식을 보는 높이를 조절해 가며 사진의 입체감을 살려보자.

음식사진은 소품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테이블이 칙칙하면 음식 사진도 칙칙해질 위험이 있다. 요란하지 않고 차분한 색상의 테이블매트를 이용해 그런 위험을 보완하고, 그릇과 소품을 이용해 음식을 더 돋보이게 하자. 소품으로 사진의 여백을 채움과 동시에 안정된 구도를 연출할 수 있다.

음식 색깔에 따라 스타일도 달리해 본다. 흰색 계열의 음식에는 색이 있는 그릇을 배치하면 음식이 더 돋보인다. 음식과 소품의 색은 차별되게 설정하되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란한 색은 금물이다. 그리고 사람의 손을 이용해보자. 손을 이용해 다양한 연출을 시도해보자. 숟가락에 밥이 담긴 모습,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은 모습, 고기를 양념장에 찍는 모습 등 어떠한 것이라도 좋다. 음식과 손을 통한 연출 사진은 그 음식과의 친밀감을 유도할 수 있다.

음식사진 만큼 맛있는 사진이 있을까? 음식사진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맛을 사진에 담으면 된다. 모두 맛있는 사진을 찍어 보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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