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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사랑하지않아!'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보스톤코리아  2017-08-14, 11:40:46   
한 여름의 열기처럼 뜨거운 사랑이였다. 세상이 너무나 감미롭게 다가와 심장이 터질것 같던 사랑이였다. 매 순간 생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던  그런 사랑이였다. 김민소 시인의 시처럼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그 사람으로 인해 눈빛이 살고,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그 사람으로 인해  귀가 깨어있고, 함께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사람때문에 가슴은 타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자신의 삶에 들러와 버린 그 사람때문에 자신의 삶이 매 순간 선물로 받아지던 사랑, 그런 사랑이였다. 그 사랑이 끝이 나려하고 있었다. 사랑이 식어가고 있음을 감지했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 사랑이 대면대면 해 질수록, 더욱 사랑받고 싶은 열망이 무섭게 자라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사랑은 필요가 없어지고, 그 단 한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갈구가 미친듯이 다가왔다. 그런데 그토록 사랑하는 그 단 한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어반자카파'라는 그룹이 부르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그 가사처럼 말이다.

'무슨 말을 할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개만 떨구는 나. 그런 날 바라보는 너, 그 어색한 침묵. 널 사랑하지 않아 너도 알고 있겠지만, 눈물 흘리는 너의 모습에도 내 마음 아프지가 않아. 널 사랑하지 않아 다른 이유는 없어. 미안하다는 말도 용서해 달란 말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그게 전부야. 이게 내 진심인거야. 널 사랑하지 않아.' 이 가사처럼 '더 이상 너를 사랑 하지 않는다'고 이별의 순간에  명료하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 순간부터 감당해야 할 뒷 마무리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나쁜사람이 되는것을 인정하고 감당한다는 일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욕 얻어먹을 용기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용기없는 이별앞에서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것을 피하려 여러가지 핑계를 댄다. 

제시의 옛 남친은 그녀와 헤어지는 핑게를  이제 연애보다 공부에 집중해야할 것 같아서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믿은 제시는 옛 남친 공부 방해 안하려고 무던히 애쓰며 그의 주위를 멤돌며 떠나지 못했다. 하지만 식상해진 옛 남친의 반응에 지쳐 결국 자신이 이별을 선고하고 말았다. 이별 후 얼마 안가 그 옛 남친은 다른 여친을 만나 행복해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 순간 제시는 다시 한번 배반감의 쓴 맛을 보았다. 옛 남친의 우유뷰단했던 행동의 실체를 보게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나쁜 남자가 되는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었고, '널 사랑하지 않아' 말하면서 주는 상처를 책임지지 않으려했다. 백상어의 마초남자인척 하면서 저음의 목소리로 재압하던 그였지만 그는 사실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는 미꾸라지, 비겁한 얌체였던것이다. 

중년의 미세스 김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남편에게는 청천벽력의 선고였다. 대학교 일학년에 남편을 만났다. 그녀의 부모님이 재정이 어려웠고 그녀는 여러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대학학비를 마련해야했다. 남편의 가정환경은 부유했고 똑똑한 엘리트였다. 그녀는 이러한 조건의 남편이 좋았고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행복했다. 어느날 그는 이별을 선고했다. 그녀가 성관계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아픈 이별은 그에 대한 사랑을 확인시켜주었고 그와의 성관계를 허락하게했다. 만약 그가 말한대로 성관계의 허락이 사랑이였다면 그는 그녀에게 더욱 많은 사랑을 주어야했다. 그런데 그와 정반대로 그녀에게 이별보다 더 한 아픔이 왔다. 그를 더 깊이 사랑할수록 그가 그녀를 더 우습게 여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몇 번씩 임신중절 수술을 감당하면서 힘들어 하는 그녀를 방치했고 다른 여친을 만나고 다녔다. 그는 그녀의 사랑이 그녀가 그에게  무슨 일을 당해도 그를 봐줄수 있고 그녀가 이용당하는것을 묵인하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녀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우습게 여기는 데에 익숙해져갔다. 이러한 모멸감을 당하면서도 그녀는 그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결혼에 골인했다. 남편은 테라피 과정중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내 여자를 책임지지 않으면 정말 나쁜 인간이 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미세스 김도 결혼과 함께 남편의 모든 죄를 용서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였다. 자신의 사랑을 갖고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한 남편이 절대 용서가 되지 않았다.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면서 그녀 마음에 지닌 깊은 상처는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도 영향이 왔다. 그녀의 만성 우울증이 가슴깊이 쌓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둘을 낳고 그녀는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절하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인 복수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녀에게 '성(Sex)'은 남편이 자신하게 했던것처럼 그를 조정하는 무기가 되었다.

'자신을 해치면서까지 가치있는 사랑은 없다.' 자신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매우 고독하고 고통스럽다. 제시는 옛 남친이 공부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이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임을 감정으로 느꼈다. 하지만 그녀의 이성은 자신의 상처를 방어하게했다. 그리고 그의 주위를 멤돌며 자신의 마음을 헤집었다. 다행스런운 것은 자신을 해치면서까지 하는 사랑이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그 의문은 그녀가 그녀의 옛 남친이 더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게 했다. 반면 미세스 김은 자신의 맹목적인 사랑에 맹신하며 자신의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상처를 견뎌내며 그 사랑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법은 자신의 사랑만이 특별하다는 나르시즘의 형태였다. 그녀가 남편에게 처음 사랑을 느끼는 과정에서도 그녀의 나르시스틱한 사랑법이 드러난다. 그녀는 그의 성품보다는 그의 부유한 가족배경과 SKY에 속하는 대학교 마크에 매력을 느꼈다. 그의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배경은 그녀만의 특별한 사랑에 어울렸고 자신의 열등의식을 덮어주었다. 그녀의 가정환경이 열약했고 그녀의 부모는 별거 중이였다. 공부를 잘했던 그녀는 학교에서 특출한 학생이였다. 선생님들은 그녀를 예뻐했고 학우들은 그녀를 우대해주었다. 그녀는 그녀의 가족이 주지 못하는 사랑을 대체하며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그녀는 이성적이고 참해보이는 젊은 여성이였지만 그녀의 마음은 유아적으로 독불장군이고 안하무인이고 나약했다. 이성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남편을 사랑하려했지만 남편이 준 상처로 그녀의 마음은 미움이 가득했다. 나르시스틱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가치를 오로지 자아의 바깥에서 찾는것처럼 그녀도 자신의 가치를 남편의 지위에서, 아이들의 학업성적에서 찾았다. 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원하는 유능한 사람이 아니였다. 두 아이들도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 그러자 자신의 가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우습게 느껴지기 시작하자 남편에 대한 미움이 자신의 유아적인 사랑보다 훨씬 강렬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미움앞에서 남편에 대한 사랑은 무력하게 식어갔고 결국 이혼을 요구하게 되었다. 

테라피를 통해 미세스 김은 부부의 연을 끊으려고 하는 그녀의 사랑법 또한 그녀의 나르시스틱한 사랑법의 연장임을 알게되었다. 이혼을 감행하기 전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는 사랑법을 터득한 후 이혼을 감행할 지 아닐 지 결정하는 것이 어떠하냐는 필자의 말에  미세스 김은  동의를 했다. 그녀는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듯 한 걸음 한 걸음씩 발을 떼며 '자기 사랑법'을 배워가고 있다.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너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라는 말을 들으며 사랑을 구걸하는 사랑법에 빠져들어가지 않을것이다. 그렇게 미세스 김이 더 이상 사랑을 구걸하지 않을때가 올때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깨닫게 될것이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yeungmia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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