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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객설閑談客說: 세일즈맨의 죽음
보스톤코리아  2017-12-11, 11:30:52   
 오래전이다. 대학에서 왠만한 동아리들은 연극을 선보였다. 우리읍내, 고도를 기다리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기억나는 연극제목들이다. 세일즈맨의 죽음도 있었다.  아서밀러가 극본을 썼고, 1949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다. 연극제목은 서늘한데, 내용을 샅샅히 기억하기엔 너무 희미하다. 몇 달 전, 새삼 각본을 다시 더듬고 훑어 읽었다. 읽을 적에 젊을 적과는 달리, 써늘함이 등골을 타고 흘렀다. 

 방문판매원으로 삼십수년을 일한 윌리 로만은 삼십대의 아들들 둘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아내는 남편의 박봉에도 힘겹지만 소리없이 내조하는 전업주부이다. 그들은 뉴욕에 사는데, 아이들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또한 그는 ‘내가 왕년에 잘 나갈 적엔….’ 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그의 판매실적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지 못해, 뒤처지게 된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도 그의 기대에 못미치고, 직장에서 마저 해고통고를 받는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거다. 그는 아이들에게 남겨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혹시 보험금이라도 챙길수 있을까, 자살을 택한다. 그의 아내 린다?가 장례식장에서 했던 말이다. ‘집 모게지 다 갚고 나니, 이제 살 사람이 없다.’ 그때 미국은 한창 번성기 입구에 있었다.

 옛적 한국 아버지들을 떠올렸다. 중절모를 썼을 것이다. 긴 오바코트를 입고 있을 것이고, 두 손에 든 가방이 무거워 보인다. 피곤에 지친 얼굴은 수염이 제법 자랐을 테고 입에선 단내가 났을 것이다. 와이셔츠의 깃은 때에 절었을 법도 하다. 아아,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 모습은 대물림되어 현재에도 계속된다. 아버지의 힘든 그림자만 어른거린다. 

돌아오는 길 희미한 달빛은 그런대로 
식구들의 손잡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골목이 너무 좁았고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의 그림자 
(나희덕)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했나 싶다. 케네디 마냥, ‘뭘 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으라’ 라 말하고 싶었던가. 그가 과연 서민의 생활은 이해할 수 있을까. 세일즈맨이 그의 안중에나 있을까? 오늘날에도 여전히 힘든 세일즈맨은 집 모게지에, 자동차 월부에, 건강보험까지 챙겨야 한다. 건강보험료를 내기 위해 병이 날 지경으로 일해야 하는 거다. 이건 아이러니 아니겠나. 세일즈맨이 죽었을 그때와 지금과 다를바 없는 듯 싶다. 오늘날 한국에선 상당수가 스스로 더 이상 중산층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두텁던 중산층은 다 어디로 갔나? 미국 중산층은 건재한가?

 이런 말 하는 건 염치없다. 하지만, 모든 아버지, 힘든 가장家長들 힘 내시라. 오바마케어로 이러쿵저러쿵 하기에 한마디 했다.

아브라함 때에 첫 흉년이 들었더니 (창세기 26: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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