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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객설閑談客說: 그해 겨울은 추웠네
보스톤코리아  2018-01-29, 11:26:21   
한참 세월이 흐른 후가 될터. 올 보스톤 겨울을 떠올릴 것이다. 그 해 겨울은 추웠네 라 말할 수있겠다. 아니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라고 할텐가. 정초에 무지 춥더니, 정월 중순경엔 무지 따뜻했다. 다시 기온은 급강하했다. 냉온탕을 오고갔던 거다. 열탕까지 가지 않으니 그건 다행이다. 올해 겨울은 추웠고 올해 겨울은 따뜻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소설가 박완서 작품 제목이다. 제목을 슬쩍 바꿨다. 그해 겨울은 추웠네. 말이 생뚱맞은데, 겨울은 당연히 눈이 와야 하고 추워야 한다. 그게 보스톤에 어울리고, 자연의 이치理致다. 게다가 보스톤에서야 오죽하랴.  백두산과 같은 위도緯度 보스톤에서야  겨울이 추운건 당연한 거다.  하지만 올해 초 추위는 정녕 지독했다. 살을 에인다는 말이 그럴듯 했다.  백년만에 추웠던  보스톤 겨울을 버티며 넘기고 있다.

올 겨울 광화문 글판 글이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허형만,  겨울 들판을 거닐며 중에서, 광화문 글판, 2017년 겨울)

몇해 전 겨울이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다.  설날 즈음이었을 텐데, 제법 날이 풀리는가 싶게 푸근했던 날이었다. 그날 한낮, 아이와 함께 월든 폰드를 한바퀴 돌았다. 겨울 들판 대신에 겨울철 호수가를 거닐었던 거다. 짓푸른 호수에서 빛이 알갱이 되어 튕겨져 올랐고, 녹을듯 버티는 눈은 밟혀 뽀드득 소리냈다. 햇빛과 잔설 밟히는 소리만 정적을 깼던 거다. 한시간 남짓 걸렸던가. 콧김이 제법 거셀 즈음에 완주를 마쳤다. 그날, 호숫가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겨울 호수가가 아무것도 가진것 없을 거라 함부로 말하지도 않았다.  대신 낭만이라면 낭만이었다. 

월든폰드는 퍽이나 자랑인가 한다. 호수는 봄엔 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다. 가을엔 붉은색이 감돌아 황홀하다. 눈 덮인 겨울도 차갑다만 고즈넉하다.  법정스님이 몇번인가 다녀갔고, 보스톤에 오는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한번쯔음은 둘러 보는 모양이다. 모 언론인이 쓴 글에 나온다.  대강 옮긴다.  소로우는 ‘살기는 살았는데 인간답게 살지 못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 싫어서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보겠다는 실험을 단행한 것이다.’ ‘소로우는 이 숲과 호수를 벗삼아서 주로 명상하고 관조하고 글쓰는 일을 했다. 그는 자신의 생활을, 이 세상과 담을 쌓는 은둔과 구별했다.’ 

월든폰드를 다시 돌아야 겠다. 춥지만 않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아니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돌다가 동사凍死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올 겨울 정초는 월든폰드와 함께 기억할수 있을 거다. 올해 정초는 모두 얼었다. 
그해 겨울은 추웠네.

이 일이 겨울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라 (마가 13:1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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