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꽃무릇
보스톤코리아  2020-11-02, 12:59:50 
카톡으로 받았다. 붉게 무리 지은 꽃무릇 사진이었다. 한참을 들여다 볼적에 꽃들이 도도해 보였다. 강렬한 붉은 색과, 허리를 곧추 세운게 그러했던 거다. 그렇다고 건방지거나 거만해 보이진 않았다. 꽃이름은 낯설었는데, 향기는 없다고 했다.

꽃무릇 너,
… 
하늘빛 싸리꽃 너머
흔들리는 억새 춤을
불타는 네 가슴에 안겨주랴?   
(박종영, 꽃무릇 중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다. 그이는 자주 티비에 나온다. 권력서열 3위라 했으니 막강하다. 현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도 하는데, 피차 심한 언사도 주고 받았다. 대통령의 연설문도 보는 앞에서 찢었다. 

그의 모습과 이름은 익히 들어 안다. 한국신문에 난 기사이다. 2019년 2월인가. 한국 국회의장이 정당대표들을 대동하고 그를 방문했다. 회담중 남북정상회담이 화제에 올랐던 모양이다. 그의 발언내용 이다. 그대로 옮긴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면서 1997년 하원 정보위 위원들과 방북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전 세계를 여행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가난과 비참함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부터 북한 정권을 믿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펠로시 의장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살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대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중앙일보, 2019, 2.13)

그가 이어 말했단다. ‘북한의 진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무장해제다". 직설적이고 단호한 말투가 인상적이다. 

그가 상당한 미인인 걸 나역시 인정한다. 하지만 그의 사진을 보면 은색 여우가 떠오른다. 오히려 호령하고 일갈하는 호랑이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한편 붉디 붉고 꼿꼿한 꽃무릇일 수도 있겠다. 그에게서 꽃향기는 날 것인가? 

펠로시의장의 말에 따른다. 과연 우린 북한을 믿을 수있겠나. 미국에선 곧 대통령 선거가 있다. 

추위는 북풍을 타고 오느니라 (욥기 37:9)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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