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3세 풍월주風月主 군관공軍官公(3)
보스톤코리아  2022-02-03, 12:03:22 
화주花主 보량은 아름답고 아양을 잘 떠는 사신이 있었다. 그는 양도공의 폐신이자 낭두의 고위직에 있던 찰의였다. 양도는 자신이 낭두들의 처들과의 색사에 빠져 부인 보량이 아랫사람과 사통하는 것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자 찰의는 낭정마저 전횡하면서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했다. 그래서 김군관이 부제로 있었을때 부터 처리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찰의를 풍월주가 되어서 검을 뽑아 죽이려고 했다. 결국 보량의 도움으로 찰의는 목숨은 건졌지만 낭정에서는 제외되었다. 그리고 화주 보량의 사신私臣이 아름답고 색사에 능하다는 그 소문이 당시 임금인 선덕여왕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 내용이 화랑세기에 전한다.

[군관공의 성품은 주색을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이 감히 그 사생활을 엿볼 수 없었다. 보량이 늘 “군관은 진정으로 우리 부부의 신하이다” 했다. 선덕제善德帝가 일찍이 궁정의 연회에서 조용히 보량에게 일러 말하기를 “듣건대 너의 폐아嬖兒가 아름답다고 하는데 그 아름다움이 과연 어떠한가?” 했다. 보량이 대답하여 “신이 듣건대 천자는 신하의 내사를 묻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폐하가 굳이 물으신다면 신첩에게 한 명의 사신이 있으니 보여 드리겠습니다” 말했다. 다른 날 김군관을 데리고 뵈었다. 대개 선덕제의 뜻이 찰의에게 있었는데 군관을 뵈게 한 것이다. 제帝가 군관에게 “사람들이 말하기를 네가 아름답다고 하는데 무슨 재주가 있는냐?” 물었다. 군관이 말하기를 “신의 아름다움은 외모에 있지 않고 단지 마음속에 있습니다” 했다. 제帝가 “네 마음 속에 무슨 아름다움이 있는가?” 하자, 군관이 말하기를 “신은 보량 부처를 위하여 죽기를 원하고, 보량 부처는 폐하를 위하여 죽기를 원합니다. 소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단지 이것 뿐입니다” 했다. 제帝가 그 착함을 칭찬하여 음식을 내리고 보량을 보며 말하기를 “네가 데리고 있는 한 아이가 나의 열 아이보다 낫다. 잘 기르기를 바란다” 했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량이 늘 군관은 진정으로 우리 부부의 신하이다(보량상위군관자성오부처지신야寶良常謂軍官者誠吾夫妻之臣也)” 라며 신臣을 썼는데, 화랑세기에 쓰인 신臣은 조선시대에 쓰였거나 또는 현재 알고 있는 개념과는 상이하게 그 쓰임이 상당히 광범위했다. 임금에게만이 아니라 지위의 고하관계에서 아주 일반적으로 쓰였음을 무수히 볼 수 있다. 화랑도의 조직 내부에서만 국한하드라도 부제 이하의 모든 화랑도들이 풍월주에게 대하여 칭신하였다. 그래서 화주인 보량도 부제 군관을 신臣으로 호칭했다. 신臣도 여러가지로 구분되어 기록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때에 따라서는 그 의미가 많이 다르기도 하고, 또한 같은 종류도 그 역할이 조금씩 달랐음도 볼 수 있다. 그 극명한 사례로 무수하게 등장하는 것이 ‘사신私臣’ 인데 그 역할의 용례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쉽지않다. 때로는 몸종처럼 아주 가까이서 시중을 들어주거나, 때로는 허물없이 함께 지내면서 자문을 받기도 하며, 화주의 사신들은 색사가 포함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폐신嬖臣’ 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총애하는 신하, 아첨하여 임금의 신임을 받는 신하’ 정도의 의미인데, 화랑세기에서는 사신과 별 차이는 없는것 같으면서도 남색의 냄새를 짙게 풍길 때도 있다(폐신보다 더 분명한 남색을 풍기는 용양신도 있었다). 그리고 ‘침신枕臣’ 도 등장한다. ‘잠자리를 보좌하는 아랫사람’ 이라는 의미일텐데 보좌의 내용이 상황에 따라 달랐던 사례가 흔했다. 김양도의 외할머니 보명(양명의 어머니)은 지소태후와 침신 구진仇珍 사이에서 태어났다. 

구진이 지소태후의 침신이라고 하여 ‘내시풍’의 남자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그는 풍채가 건장한 장수였다. 구진은 장수왕때 부터 고구려가 차지하고 있던 죽령 이북의 고구려 땅을 551년 공격할 때 참전한 신라의 9명의 장수 중 한 명이었다. 그 전투의 승리로 신라는 한반도 중부 지역의 10군을 차지하였다. 9명의 장수들의 면면을 보면 대각간 구진을 비롯하여 각간 비태比台, 잡찬 탐지耽知와 비서非西, 파진찬 거칠부荒宗와 서력부西力夫와 노부奴夫, 대아찬 비차부比次夫, 이찬 미진부未珍夫로 당대의 걸출한 무장들이었다. 이 전투는 나제동맹으로, 백제는 한강 하류를, 신라는 한강 상류를 치고 올라가며 공격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전쟁 승리 후 신라가 이 지역, 즉 한강의 상하류를 모두 차지하였기에 백제의 성왕이 노해서 결국 관산성전투로 이어졌다(성왕은 관산성전투에서 전사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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