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나폴레옹과 베토벤
보스톤코리아  2023-08-21, 11:34:49 
길거리 화가들이 있었다. 학교 앞에 좌판을 열고 초상화나 풍경화 따위를 그려 주었다. 좌판에 걸려 있던 작품은 나폴레옹이 백마를 탄 그림이나, 베토벤의 초상이었다. 왜 베토벤인지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덕분에 그의 모습과 이름은 친숙했다.  베토벤의 초상화에선 눈빛이 또렸했던 기억이다. 그의 흩트러진 머리가 더욱 친숙했더랬다.

그 즈음일게다. 대학에 들어가, 머리를 간수 할수 없을 적이다. 이발비도 없기도 했다. 이름하여 장발이었는데, 내가 보기에도 지저분했더랬다. 깔끔해 보이지는 않았던 거다. 그럴적에 주위 친구들이 나를 놀렸다. 베토벤 머리라 했으니 말이다. 과분한 별명일테지만 그저 그런가 보다 했다.  
베토벤의 명곡중엔 찬송가에도 실려 있는 곡도 있다. 기뻐하며 경배하세. 이 곡은 나역시 목청껏 따라 부른다. 그러나 마지막 소절 반박자는 쉽지만은 않다. 

기뻐하며 경배하세 영광의 주 하나님
주 앞에서 우리 마음 피어나는 꽃 같아
죄와 슬픔 사라지고 의심 구름 걷히니 변
- 함 없는 기쁨의 주 밝은 빛을 주시네
(찬송가 64장, 기뻐하며 경배하세, 베토벤 작곡)

전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라 여긴다.  그런데 베토벤과 나폴레옹은 관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영웅은 바로 나폴레옹을 향한 헌사였다고 했던가. 영웅 이란 제목역시 나폴레옹에게 사뭇 어울린다 하겠다. 하지만 영웅인 나폴레옹 역시 권력욕심은 숨기지 못했단다. 종신집권의 꿈을 꿨다 했으니 말이다. 

어디선가 주워 들은 말이다.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지만 만들어지는 것.  이육사李陸史 역시 백마 타고 오는 영웅을 기다렸다.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라 했다. 육사가 기다렸던 초인은 영웅일텐데, 한국이 만들었던가. 한국에선 곧 광복절이다.

알프스를 넘는 백마탄 나폴레옹 그림과 베토벤의 초상은 왜 한국에서 그리 유명했을까. 혹시 영웅이든지, 귀인이든지, 아니면 초인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던건 아닐까.

백마를 타고 그를 따르더라 (요한게시록 19:1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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