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32세 풍월주風月主 신공信功(33)
보스톤코리아  2023-08-21, 11:38:28 
경주 남산 서쪽에 위치한 포석정은 왕이나 귀족들이 모여서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며 물위에 흐르는 술잔을 차례로 마시며 즐기는 ‘유상곡수流觴曲水’ 시설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창설연대는 자세하지 않으나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 기록되어 있다. 건립시대와 유상곡수의 시설이라고 추측하는 근거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모두 신라 말기에 와서 포석정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서에서 전하는 내용을 보면 서기 927년 음력 11월 후백제의 견훤이 쳐들어 왔을때 경애왕은 포석정에서 왕비와 왕실 친척과 공경대부 등과 함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나라를 잃은 경애왕은 견훤의 겁박에 자살을 했고, 견훤은 무자비하게 왕실과 백성들의 재물을 약탈하였으며 왕비를 비롯한 아녀자들을 겁탈하였다. 고려의 왕건이 지원군을 보냈지만 견훤이 먼저 입성하였고, 견훤(또는 화백회의?)에 의하여 경애왕의 동생뻘 되는 친족 김부金傅가 왕이 되었다. 신라의 마지막 왕 제56대 경순왕이다. 김부는 935년 11월 재위 8년만에 천년의 신라 사직을 고려에 양국讓國하였다. 그리고 고려로 부터 상주국上住國 낙랑왕樂浪王에 봉군되었다. 그 품위는 고려의 태자보다 높았다. 
그런데 술잔을 흐르게 할 수 있는 돌로 만든 구조물이 마치 포어鮑魚라는 물고기의 형상을 닮아서 포석정이라고 불렀는데, 이 시설물이 정확하게 언제 만들어졌는지 또한 그 기능이 유상곡수를 위한 것인지의 기록은 없다. 학계에서는 다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을 근거로 신라 말기쯤에 건립되었고 유상곡수의 시설로 추정한다. 하지만 견훤이 침공했던 927년 음력 11월은 연중 일조량이 가장 짧고 또한 가장 추운 계절이다. 야외에서 유상곡수하면서 연회를 즐기기에 적당한 날씨였을까? 신빙성이 떨어진다. 유상곡수를 즐기며 연회를 하던 곳이 아니라는걸 입증하는 기록이 화랑세기에 나온다. 화랑세기에는 포석정이 ‘포사鮑祀’ 또는 ‘포석사鮑石祀’ 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이곳에는 신라의 대영웅 문노의 화상畵像이 모셔져 있었고, 그곳은 혼례 등의 길례의 장소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1999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발굴단에 의하여 찾아낸 기와 조각과 새겨진 명문銘文은 포석정의 건립연대를 7세기 이전 삼국시대로 끌어 올리는데 뒤받침한다. 먼저 문노는 여기 포석사에서 윤궁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들의 결혼식에는 진평왕과 세종전군이 친히 참석하였다. 그리고 이 포석사에는 문노의 화상이 모셔져 있었다. 김유신이 삼한을 통일하고 나서 문노를 사기士氣의 으뜸으로 삼았으며 그를 각간으로 추증하고 신궁의 신단에서 대제를 올렸다. 문노와 같이 위업을 남긴 인물의 화상을 포석사에 모셨다. 그리고 신궁에서 제사를 올렸다. 신궁과 포석사는 동일 장소인가? 아니면 별도의 건물로 인접하고 있는가? 그 해답은 만룡공주가 보리공에게 시집갈 때 나온다. 화랑세기(12세 풍월주 보리공조) 의 기록에 의하면 만룡이 보리공에게 시집갈 때도 신궁에서 공주가 되는 의식을 올린 후 포석사에서 결혼식을 하였다. 보리공은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의 증조부이다. 또한 화랑도의 세속5계를 지은 원광법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리고 18세 풍월주 춘추공조에는 태종무열왕 김추춘가 풍월주 재임시 김유신의 둘째 동생 문희와의 결혼식도 포석사에서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문희는 나중에 김춘추와의 사이에서 문무왕 김법민을 낳았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 죽을때 남긴 유언은 자신을 불교식으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왜구들의 침입을 막겠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해중왕릉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위의 몇몇 사례를 통해서 보면 포석사가 예식장으로도 사용되었다. 공통점은 결혼식을 올린 장소였다. 아무나 하는 곳은 아니고 진골 이상의 신분에게만 허용되었다. 그리고 중요 인물의 화상이 모셔져 있다. 또한 중요한 점은 포석사가 신궁과 같이 활용되었다는 사실이다(이상의 기록은 ‘8세 풍월주 문노’ 편에서 재인용한 내용이다)
결국 포석정은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지 않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으로만 봤을 때는 신라 말기에 건립하여 왕을 비롯한 귀족들의 야외 유희장으로 쓰였으며, 마지막에는 외적이 쳐들어 오는데도 흥청망청 주색유희를 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화랑세기를 통해서 연구해 보면 포석정(포사)은 신궁과 함께 6세기에 건립된 것이 분명하다. 1999년에 발굴된 기와조각은 7세기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며 기와의 명문 또한 ‘포석’ 이라는 기록이 뚜렷하고, 화랑세기에는 포석사/포사 등으로 제사의 시설인 사祀자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볼때 이 포석정은 분명 제사를 올리는 신성한 정소였고, 경애왕 역시 군사력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가 없었으니 천신 또는 조상신(포사에 화상이 모셔진 문노, 이사부, 거칠부, 김유신과 같은 영웅호걸들) 에게 나라를 구해달라고 제사를 지냈을 것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www.korea.aks.ac.kr),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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