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원화源花 남모南毛와 준정俊貞(2)
보스톤코리아  2023-09-25, 11:22:31 
이번에는 삼국유사(권 제3, 탑상편, 540년)에 기록된 원화에 관한 내용을 인용해 본다.
<제24대 진흥왕의 성은 김씨며, 이름은 삼맥종三麥宗인데, 또는 심맥종深麥宗이라고도 한다. 양梁나라의 대동大同6년 경신庚申에 즉위하였다. 백부伯夫 법흥왕法興王의 뜻을 흠모하여 일념으로 불교를 받들어 널리 불사佛寺를 일으키고 사람들을 제도하여 승려가 되게 하였다. 그리고 (왕은) 천성이 풍미風味하고 신선神仙을 매우 숭상하여 민가의 낭자 중에서 예쁜 자를 택하여 받들어 원화原花로에 삼았다. 이것은 무리를 모아서 인물을 뽑고 그들에게 효도와 우애, 그리고 충성과 신의를 가르치려함이었으니, 또한 나라를 다스리는 대요大要이기도 하였다. 이에 남모랑南毛娘과 교정랑의 두 원화를 뽑았는데, 모여든 무리가 3,4백명이었다. 교정은 남모를 질투하였다. (그래서) 술자리를 마련하여 남모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고, 취하게 되자 몰래 북천으로 메고 가서 돌로 묻어서 죽였다. 그 무리들은 남모가 간 곳을 알지 못해서 슬프게 울다가 헤어졌다. (그러나) 그 음모를 아는 사람이 있어서 노래를 지어 동네 아이들을 꾀어 거리에서 부르게 하였다. 남모의 무리들이 노래를 듣고, 그 시체를 북천 중에서 찾아내고 곧 교정랑을 죽였다. 이에 대왕은 영을 내려 원화를 폐지 시켰다.>
위의 인용문은 540년, 즉 진흥왕이 즉위한 해에 일어난 사건이다. 첫 원화인 ‘남모와 준정/교정’ 에 관한 기록이 각각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데 기록이 조금 상이하지만 동일한 내용이다. 삼국사기에는 576년, 삼국유사에서는 540년에 폐지하고 화랑으로 대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남모의 이름은 같지만 삼국사기에는 준정, 삼국유사에는 교정으로 나온다. 하지만 동일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준정의 ‘살인 사건’의 발각 내용도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요점은 준정이 남모를 질투하여 술을 마시게 하여 북천으로 데리고 가서 죽였다는 것이다. 또는 죽여서 북천에 유기했다는 것이다. 결국 준정도 남모를 죽인 살인죄로 죽임을 당했다. 
같은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2세 풍월주 미진부가 거칠부를 비롯한 7명의 장군과 함께 551년 고구려 정벌, 그리고 5세 풍월주 사다함이 561년 이사부가 대가야를 정벌할때 휘하의 화랑도를 이끌고 종전한 기록으로 보아도 화랑은 540년에 설치되었으며, ‘남모와 준정의 살인사건’ 역시 540년에 일어났음이 확실하다고 보여진다.
화랑세기의 기록에 의하면 미진부는 524년 경에 태어났다. 즉 540년 진흥왕이 즉위하여 그의 어머니 지소태후가 섭정을 할때, 미진부의 나이는 16세였다. 이어서 화랑세기(미진부공조)에 기록된 원화 ‘준정과 남모’ 의 내용을 인용해 본다.
<이에 앞서(540년 이전에) 삼산공의 딸인 준정이 원화가 되었는데 많은 낭도를 두었다. 그 때 법흥대왕의 딸인 남모공주는, 곧 백제 보과공주의 소생으로 또한 뛰어난 미인이었으며, (미진부)공과 더불어 도탑게 사랑했다. 태후가 공을 사랑하여 남모를 도와 원화로 삼고자 했다. 이에 앞서 법흥대왕이 옥진궁주의 사부私夫인 영실공을 용양군으로 삼아 총애를 하며 높은 위位에 있게 하고, (준정에게)원화를 물러나도록 명했다.
그러므로 준정이 (영실공을)부지런히 섬겨, 남모가 원화가 되는 것을 막으려 하였다. 태후는 비록 (법흥왕의)유명으로 영실을 계부繼夫로 삼았으나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았다. 이에 공에게 명하여 (준정을)물러나게 하였다. 태후는 또 (남모에게)낭도가 부족한 것을 염려하여, 위화공의 낭도를 속하게 하여 늘려주었다. 준정이 투기를 했다. 이에 술로 유혹하여 물에서 죽였는데, 남모의 낭도들이 그것을 폭로했다. 
태후가 이에 원화를 폐지하고 선화仙花를 화랑으로 삼았다. 그 무리를 일러 풍월이라 했고, 그 우두머리를 일러 풍월주風月主라 했다. 위화공이 풍월주가 되고, (미진부)공이 부제가 되었다>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540년 이전에 준정은 이미 화랑들을 이끄는 원화였다. 그런데 540년 정권을 잡은 지소태후가 이복자매인 남모를 원화로 앉히려고 미진부를 시켜서 준정에게 원화의 자리를 사임하게 하였다. 그러나 준정은 색공으로 모시던 박영실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한편 박영실의 부모는 박수지와 보현공주인데, 보현은 지증왕의 딸로 법흥왕의 누이이다. 박영실은 옥진을 부인으로 맞이하여지만, 혼례식에 참석한 법흥왕이 그만 옥진의 미모에 빠져 그녀를 후궁으로 삼았고, 과부가 된 딸 지소를 박영실과 결혼시켰다. 하지만 영실과 지소는 서로 애정이 없었고, 영실은 준정을 총애하였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준정은 지소태후의 명도 따르지 않고, 남모에게 원화의 자리를 뺏길 것을 두려워하여 그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하였다. 삼국사기에는 미모를 서로 질투하고 다투다가 살해하였고, 삼국유사에는 그냥 질투하였기에 살해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신라인이 쓴 화랑세기에는 원화의 위位가 벼랑 끝으로 몰리자 저지른 살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화랑도가 540년에 조직된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전에 화랑도가 있었는데, 다만 그들을 이끄는 우두머리가 ‘준정의 남모 살인 사건’ 을 계기로 여자(원화)에서 남자(풍월주)로 교체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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