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이력서 : Presenting Accomplishments (2)
보스톤코리아  2012-12-31, 14:49:07 
영화 <금발이 너무해>(원제: Legally Blond)에서 주인공 Elle Woods는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입고 찍은 동영상을 이력서(resume)로 보내 하버드 로스쿨에 합격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요즘 유행한다고 UCC 등의 동영상을 대학교에 보낸다면 입학 사정관들에 눈에 들기는커녕 불합격할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가뜩이나 몇 천, 몇 만 장의 지원서와 이력서를 읽고 학생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야 하는 입학사정관들의 입장에선 기본 형식에 충실한 지원서, 이력서가 훨씬 보기가 좋다.

학생이 스스로 이력서를 작성할 때 기본적인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어렵게 보이는 이력서 작성도 훨씬 편할 것이다. 이력서는 포트폴리오도 아니고 에세이의 반복은 더더욱 아니고, 물론 원서를 대신할 수도 없다. 기본적인 이력서 외에 추가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영상 편집이나 연기, 혹은 건축 디자인 등에 특화된 실력을 가지고 해당 전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도움이 되고 많은 대학들이 포트폴리오를 요구하고 있다. 미대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자신의 미술 작품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음대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자신의 연주가 담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비교적 자유로운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력서는 제목 그대로 이력, 즉 학생이 지금까지 해낸 성과를 정리해서 소개해야 한다.

이력서와 지원 에세이를 혼동하거나 동일시하는 실수도 하면 안 된다. 이력서와 에세이 모두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대학측에 학생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둘의 용도는 완전히 다르다. 에세이를 쓸 때는 직업 경력이나 봉사활동, 혹은 여름 방학 때의 경험 등에서 한 가지 테마를 정해서 최대한 개인적이고 상세하게 서술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느낌, 그리고 그 경험에서 배운 점까지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력서에서 에세이와 같은 세세한 묘사는 필요 없다. 오히려 구체적인 이력을 객관적인 수치나 정확한 설명과 함께 쓰는 것이 이력서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 효과적인 이력서 표현의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한 학생이 자신의 학생회 활동을 이력서에 포함하고 싶어 Student Government, Secretary라고 적는다. 그리고 학생회 서기로서 수행했던 일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Weekly Student council meetings; Posted flyers about dances, bake sales, etc; Meeting notes; Dance Marathon (junior year) 이라고 적었다. 이런 설명을 읽고 학생이 학생회에서 정확히 어떤 활동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문장 형식도 제각각이고 강조하고자 하는 요점이 없다. 이 학생의 이력서 전체가 이런 수준이라면 차라리 안 보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정도다. 같은 내용을 입학 사정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고쳐보자.

일단 학생이 해당 활동을 얼마나 오래, 많이, 자주했는지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Student Government, Grades 10-12, 10 hours/week. Positions held: Secretary. 이것만으로도 벌써 학생회 활동을 몇 년 간, 주에 몇 시간씩 했는지 알 수 있다. 활동 내역 또한 효과적인 동사 표현(active verb)으로 바꿔보자. Managed all student council documents, correspondences, and meeting minutes; Spear-headed public relations campaigns organized by student council; Organized Newton High Dance Marathon, which raised over $8,000 for cancer research; Served as Head of the Homecoming, Senior Prom, and Student Blood Drive Committees. 학생회 서기로서 한 일들을 이 정도로만 정리해도 이력서를 읽는 입학 사정관이 더욱 쉽게 학생의 성과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짧은 내용 속에서도 리더십을 잘 보여주고 있고, 각 성과를 수치와 함께 구체적으로 강조하여 학생이 돋보일 수 있다.

고등학생이 쓰는 이력서는 입학 원서에 나와 있는 질문들 외에 추가적으로 자신이 입학하고 싶은 대학교 측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도록 주어진 공간이다. 너무 학생답지 않게 상투적인 표현을 꼭 따를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순진하고 어수룩하게 아마추어 티를 낼 필요도 없다. 4년 동안의 고등학교 시절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자신에게 중요하면서도 재미있었던 기록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자.


오승준(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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