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노트> 변호사도 기자도 헷갈리는 국적법 이탈 기간
보스톤코리아  2023-10-26, 15:38:26 
복수국적자들의 국적이탈 신고 기간에 대해 이를 보도하는 기자들은 물론 재판에 임하는 법무부 변호사들 마저 혼동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동포가 주 적용 대상인 국적법에 그만큼 관심도 없고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한국의 병역법에 근거한 복수국적자들의 국적이탈 신고기간은 만으로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이다. 17세 이전까지는 아무 때나 이탈이 가능하지만 18세가 되는 해부터는 병역의무가 생기기 때문에 3개월의 유예기간을 준다는 것이다. 

임국희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의 법은 90%가 만 나이 즉 생일이 지나면 한 살이 많아지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병역법을 포함 일부 법률만 예외적으로 연 나이를 적용한다. 따라서 만 18세라고 표기하지만 실제로는 만 나이 기준 18세가 된 시점부터 3개월이 아니고 연 나이 기준 즉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 까지만 허용한다. 

그러나 재외동포청의 선천적 복수국적법 개정 추진을 보도한 연합뉴스 TV는 “남성 복수 국적자는 병역의무가 생기는 만 18세가 되면 3개월 안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데 때를 놓치면 20년 동안 국적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병역의무가 생기는 만 18세가 되면 3개월 안에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는 표현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병역의무가 생기는 만 18세’는 ‘생일이 지나 18세가 된 시점’으로 받아 들이기 쉽다. 따라서 정확한 표현은 ‘만 18세 생일이 지나기 전이라도 그 해의 3월 31일까지’라고 적어야 한다. 실제로 만 18세가 되고나서 3개월 안에 이탈신고를 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 이전에도 국적이탈을 할 수 있지만 아무리 늦어도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까지만 가능하다고 표현해야 한다. 

임 변호사는 행정소송을 진행한 법무부측 변호사도 국적이탈신고기간을 잘못 이해해 준비서면에서 엉뚱한 주장을 펼쳤다고 말했다. 현행법이 이처럼 법률전문가들마저 혼동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명확하지 못하고 난해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임변호사는 지적한다. 

복수국적법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들은 자신이 복수국적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한인 2세들이다. 출생당시 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 국적이면 선천적인 복수국적자가 되므로 특히 부모 중 한사람이 한국계가 아닌 경우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잔슨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한인부모들도 2세 남성들의 경우 병역문제 때문에 부모가 국적이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만 2세 여성인 경우 만 20세가 되면 2년 안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를 방치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복수국적이 된 2세 여성들이 결혼해 3세를 낳으면 이들도 선천적복수국적자가 되는 특이한 사례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의 해법으로 선천적복수국적은 자동국적 상실제를 도입해 한국국적 선택기간을 주고 기간내에 국적을 선택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들은 자동적으로 한국국적을 상실케 하는 법 개정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국적이탈도 병역기피의 목적이 아닌 경우 간소하지만 합리적인 신청 절차를 거쳐 이탈을 할 수 있게 하는 독일과 이스라엘처럼 바뀌어야 한다. 

국적 이탈 신청은 법무부를 거쳐야 하기에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행정력의 낭비다. 예외적 국적이탈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 심사한다. 법무부 소관인 국적 이탈 여부를 전문가단을 꾸려 심사하는 것은 책임회피이자 국고낭비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를 위원회를 꾸려서 판단을 구한다?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크다. 

국적법 관련조항은 한국의 병역법이 낳은 미숙아다. 병역기피, 원정출산이란 국민적 정서를 달래기 위한 목적이었기에 이로 인한 피해자 양산의 문제는 고려치도 않았다. 헌법 불합치로 법이 개정됐지만 개정의 목적이 여전히 ‘병역기피’ 방지에 놓여 있다 보니 피해자 구제는 뒷전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몰라서 못하는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들이다. ‘국적이탈’란 말을 들어본 적도 없는 이들의 앞날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국의 피가 자랑스럽고 애정을 갖도록 하는 첫 단추가 국적법 관련조항의 개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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