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노트
보스톤코리아  2006-06-03, 01:35:28 
노인회 문제가 점차 그 종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2주전 강성유 전 노인회장에 대한 노인회 정상화 추진위의 공개 질의서가 광고형식으로 보도되면서 그동안 물밑작업으로 진행되어 왔던 중재 노력 및 대화 제의 등이 한계에 달했음을 드러냈다.
감정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언어들이 지상을 통해 나오자 노인회정상회 추진위는 전격 명단을 공개하며 반박성 요구 광고를 게재했다. 명단을 공개했다는 것은 이번 요구서 후 강력한 조치를 밟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추후 조치들이 현실화 되면 노인회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게된다.
문제는 감정이다. 지금까지 인터뷰한 모든 노인회 관계 당사자 분들은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하지만 조금만 논의하다 보면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며 감정적인 과거를 돌이킨다. 과거의 일로 또 옳고 그름을 가리겠다는 소모적이 논쟁의 시작이다. 결국 세워진 자신의 감정만을 더 날카롭게 세우는 일이 되고있다.

분규의 핵심은 노인대학 문제
사실 이번 노인회 문제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는 “노인대학”이다.
노인회 활동의 핵심은 바로 노인대학 활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노인대학은 노인들에게 훌륭한 역할을 해왔다. 백린 전 노인회장이 본지에 기고한 다음 <보스톤 한미노인회와 노인대학>이란 글에는 왜 노인대학이 이번 문제의 핵심이 되었는지 잘 나타나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05년 9월 3일 이사회에 제출된 안건으로 헌장개정안(제 10조 1항)의 “노인회는 노인대학장을 임명한다”라는 개정안이다 <중략>박경민 박사도 노인대학 학장직을 맡아 자신이 직접 큰 교회를 찾아 다니며 담임 목사님을 만나 노인대학 강좌를 후원해줄 것을 부탁드렸다」. 서일 전 뉴햄프셔 한인회장의 <그게 아닌데>라는 글에서 박경민 회장의 노고가 노인대학의 발전에 스며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노인대학의 발전이란 양지의 이면에는 소외되신 분들의 그늘도 깊게 있었다. 노인회와 노인대학의 발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신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분들은  ‘노인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학장이 일정 임기를 가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또 ‘현재 노인대학의 운영도 훌륭하지만 너무 고학력 노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냐 좀더 쉽고 재미나는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논의의 출발점은 어떻게 하면 노인회와 노인대학이 더 발전하고 나은 상태로 가느냐였다. 그러나 노인회, 노인대학의  발전을 명분으로 개인적인 의견이나 성취를 이루고자하는 의도가 어느 순간 개입되면서 처음의 순수한 의도와는 멀어져 갔다.

노인대학을 놓고 갈린 의견이 노인회를 갈라
노인대학을 두고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은 노인대학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노인회가 노인대학장을 임명한다”라는 회칙 개정안을 제시했고 결국 분열은 시작된다. 자율적 운영이냐 노인회가 대학장을 임명에 관여하느냐는 것을 두고 노인회 내에 두갈래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지금 정상화 추진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한 갈래와 현재 노인회 회장단을 중심으로 한 한 갈래가 그것이다.
노인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노인대학을 가장 잘 이끌어갈 좋은 학장을 노인회 이사회가 토의를 통해 초빙키로 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꼭 강좌 위주보다는 보다 쉬운 게임이나 대화의 시간을 갖는 노인대학 프로그램 다양화를 고려했으면 어땠을까.  또 꼭 노인대학 안에서만 생각할 일이기 보다는 노인회가 2달에 한 번꼴로 개최되는 중간에 새롭고 다른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을 만들면 어땠을까. 북부보스톤 교회의 노인 사역이 좋은 예이다.

노인회 선거, 노인대학으로 인한 분규의 분출점
지난 회장 선거는 유감스럽게도 노인대학을 두고 이견을 보인 분들이 각자의 의견에 맞는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만든  세력 대결의 장이었다.  ‘
총회 이전 이사회에서 9대 7이란 결과로 민유선 당시 공동 부회장이 강경신 당시 공동부회장을 누르고 회장 후보자로 추천됐다. 과거에는 이사회에서 추천되면 총회에서 인준하는 절차상의 과정만 남겨둘 뿐 회장으로 인정됐다. 강경신 부회장은 이에 승복했고 따라서 민 회장의 인준은 당연시 됐다.
1월 문수사에서 총회는 양측이 사실 지지세력을 총동원, 대결이 준비된 총회였다.  총회가 쉽게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됐다. 예상대로 인준이 거부됐고 투표상황까지 가게 되었으며, 37대 37 가부 동수가 나와 강성유 회장이 민유선 현회장을 회장으로 선포하는 과정이 발생했다.
회칙대로 하면 이는 전혀 법적인 근거가 없다. 강성유 전 회장이 이사회의 결과를 고려, 또 회원들 의견을 묻고 회장당선을 선포했지만 노인회 법인 회칙절차를 따른 것이 아니어서 정통성, 합법성이 결여된 것이다.  결국 회칙을 중심으로 보면 지금도 정확한 당선자가 없다.
그래서 현재 양측이 다 주장하는 것이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과거대로라면 이사회에서 추천되어 거의 회장이 확실시 됐으나  총회에서 재 선거를 주장, 결국 투표까지 거치게 된 민유선 전 부회장은 억울하기만 하다. 이사회의 승복을 뒤집고 긴급동의로 총회에서 후보를 추천 선거를 하자는 강경신 전 부회장의 주장은 도의상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회칙상 합법적이다. “회장은 이사중에서 추천하여 총회에서 선출한다”는 회장 선거에 관한 한 줄의 의미는 총회에서 이사중 아무나 추천 선거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모두 ‘네탓이오’
현재까지 이 문제로 서로간에 잘못된 점만을 지적하며 “상대방이 잘못됐으며 나는 정당하다”라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상대방도 나도 무리한 점이 있다”라는 이타적인 해석은 아직까지 들어보기 힘들다. 평행선을 그으며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만약 ‘네탓’만을 주장하며 노인회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막다른 길까지 가게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사실 현재 회장단을 수행하고 있는 분들이나 정상화 추진위를 이끌어가는 분들이나 공히 나누어 질 수 밖에 없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타 기관 단체 및 개인의 분규는 어찌할 것인가.

대화를 통한 해결 모두가 합의
한가지 위안은 감정의 앙금이 남아 았지만 모두가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라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노인대학장 박경민 씨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적은 것을 희생할 수 있다. 감정을 배제하고 합리적으로 문제점을 토론해보자”고 말하고 있다. 노인회 부회장 민유선 씨도 “만나서 대화로 풀 수 있다. 단 무리한 요구는  응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분들이 중재노력을 하셨다. 그분들은 상호 사과, 노인대학의 향후 운영방안  이 두가지 문제를 놓고 논의했으나 불행히도 결론을 찾지 못했다.  지난 문제의 잘잘못만 따지는 또하나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누가 참가를 거부했다’라는. 따라서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이 있지 않고서는 해결이 힘들것으로 보인다.

보스톤 코리안의 제안
이제는 한인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한인회 차원이든, 보스톤 코리안, 한인회보 등 언론의 차원이든, 또 다른 기관단체의 차원이든 상관없이 노인회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 개최를 제안한다. 토의 주제와 진행방법, 사회자, 패널리스트 등에 대한 자세한 것은 추후 협의로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노인회는 사실 최고 엘리트들의 모임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별다른 잡음이 없었고 또 지역 한인들과 후손들에게 존경을 받아 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시점에서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사회적 존경과  품위를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그래도 위기는 기회이고 위대함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누구보다 존경받는 분들로 구성된 노인회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극복, 진정한 대화와 타협이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는 후손들에게 진정한 분규를 극복하고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노인회 관계자분들께서는 진정한 뉴잉글랜드 한인사회에 대한 사명감으로  간담회 개최에 응해주시길 삼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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