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들
보스톤코리아  2007-11-25, 02:25:51 
김영애  (브루클라인 거주)


준은 내 남동생의 대학친구다.
준은 결혼해 오레곤주에 살고, 9학년인 아들하나가 있다. 내가 미국으로 온 뒤로 잊을 만하면 안부 전화를 하곤 하는게 10년이 넘었다. 서로 결혼한 상태고, 상대가 동생이지만 남자라, 나도 자주는 못하고 가끔 생각나면 전화를 했다.
보름 전에 내 생각이 나 전화 했다는 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부부 관계가 끝까지 간 상태다. 친구나 형이 미국에 있어도 전화를 하면 항상 넌 왜 그렇게 사냐는 핀잔과 자기편이 아니고, 편안하게 얘기 나눌 친구도 없다는 준.
준은 먼저 부인으로부터 이혼 얘기가 나왔다면서 이혼하게 되면 아이가 갖게 될 마음의 상처는 생각 못하고, 아이가 마약에 빠져 나쁜 길로 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모든 일이 당사자가 아닌 이상에 절실하게 느낄 수 없고 부부 관계는 더욱이 서로 살아보지 않는 이상에 한쪽 얘기만 들어서 안 되기에 이야기를 들어주고 모든 판단을 본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얘기도 해주고 내 경험도 얘기해주니 누나에게 전화하기를 잘 했다며 기분이 좋아진 느낌으로 전화를 끊었다.
어제 문득 준의 일이 잘 해결되어 잘 지내나 하고 전화를 몇 번 해도 전화국에서 전화가 끊어졌고 전화국에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라는 메시지만 나온다.
난 여자아이들이 더 민감한 줄 알았더니, 남자 아이들이 더 민감하단다. 남자 아이들은 한번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회복하기가 힘들단다.
내 아들도 몇 년을 아빠랑 떨어져 살았다.
나 때문에 내 아들이 아빠 없는 삶을 산다는 죄책감에 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은 내 스스로 챙겨주고 모든 것을 최대한 좋은 것으로 해줘도 아들의 어깨는 항상 움추려 있고, 내가 보기에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난 가끔 아이가 자신감이 들게 아이의 장점을 얘기해주기를 여러 해가 지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많은 아이들과 부딪히고 현실을 이해하고 철이 나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강해졌고 지금은 너무 강해져 초등학교 친구들이 아들보고 잘난척 한다고 흉을 본단다. 자신감이 없을 땐 친구들이 틀리고, 바보처럼 행동해도 같이 따라 했지만, 지금은 바른 소리를 많이 한단다.
마약 과 술, 사춘기 아이들!
준이 말하는 대로 아이들이 부모가 이혼해서 마음의 상처로 나쁜 길로 들지만, 내 주위엔 부모가 좋은 직업, 좋은 집을 갖고 있어도 술과 마약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얘기를 아들한테서 들었다. 부모가 바쁘고 대화가 없는 가정에서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 밖에 없다. 한국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얘기가 있듯이 친구가 하면 호기심에 한다.
밤늦은 주말 저녁에 파티 하러 나간다고 하는 아들에게 이 늦은 시간에 무슨 파티냐. 그 집엔 부모님이 안계시냐 물으니 부모님들이 파티에 가고 없는 틈을 타 아이들이 모여 술을 마실 거란다.
술은 어디서 구하냐고 물으니 부모들이 집에 사다놓은 것 을 마시던지 ID card 없이 술을 살 수 없으니 거리를 헤매는 homeless 들에게 돈을 주고 부탁해 술을 산단다.
어느 날 아들 친구 M이 우리 집에 놀러 와서는 책가방을 놓고 갔다. 아들 얘기로 며칠 있으면 친구가 이사 가는데 이사 간 다음에 찾아간단다. 무엇이 들어 있는데 물으니 아들은 ‘몰라’ 하며 ‘나중에 물어볼께 엄마’ 한다. 며칠이 지난 뒤 아들 왈 그 속에 술이 들어있었단다. 자기 방 옷장 속에 숨겨놓고 가끔씩 마신단다. M은 말을 더듬는 병이 있는데 병원에 가도 별로 효과를 못 보고 의사는 아무런 이상도 발견할 수 없다면서 모든 일을 조급하게 하지 말라는 얘기뿐이란다.
M은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말을 더듬지 않아 마신단다. 그리고 대학은 술파티 하러 간다는 얘기를 들어 대학으로 가기전날 우스개 소리로 공부가 먼저다 얘기하니 알았다고 했는데...
M은 엄마랑 살고, 엄마 직업은 social worker다. 가끔은 엄마가 늦게 들어오고 안 들어오는 날이 있다. 그러면 M은 우리 집에 밤늦게 까지 있거나 어떤 날은 우리 집에서 잔다. 피부색이 달라도 텅 빈집엔 가기 싫은가 보다. 그래도 난 집에 있어 아들 친구들이 오면 먹을 것을 챙겨주고 못하는 영어라도 다정하게 말을 건네주니 아들 친구들은 우리 집이 좋단다.
한번은 M엄마를 만날 기회가 있어 얘기를 나누니 자기 아들은 이슬람교 규율을 잘 지키는 착한 아들로 알고 있다. 이슬람교는 술,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마약!
이것도 먼 곳 이야기가 아니다. 돈만 있으면 우리 가까이에서 살 수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Roxbury다. 가끔 손님이 없을 땐 밖을 내다보면 하는 일 없이 거리를 온종일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 얘기로 그 사람은 반드시 마약거래상이란다. 그리고 난 목격했다. 봉투에 담은 하얀 것을 돈 받고 건네주는 것을....
같은 동네에 사는 아들 친구가 마약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작한 동기는 엄마 옷장에서 찾았단다.(내가 직접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초등학교 때 공부도 곧 잘하고 했는데... 6학년 때 아들 친구가 안보여 물으니 사립학교로 전학 갔단다. 친구 엄마는 한반에 24명도 많아, 18명으로 줄여야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잘 지도를 할 수 있다고 구역교육위원회에 의의도 제기하고 학교, 아이에게 열심히 더니, 잘 안되니 학교를 옮긴 것 같다. 그러나 친구는 사립학교에 잘 적응을 못해 다시 아들 학교로 전학 왔고, 고등학교는 스키를 좋아해 스키 학교를 갔는데, 술, 마약을 하는 등 문제아로 쫓겨났단다. 재활원에 가 교육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친구 아빠 직업은 영화제작사에서 일하고, 엄마는 대학교에서 사회 작문을 어떻게 하면 하면 잘 쓰느냐를 가르친단다.
사춘기인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너무 늦다고 난 생각한다.
적어도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고, 아이가 지금 무엇을 배우는지도 살피고 부모가 도와줄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때론 친구들이 어떤지도 살필 겸 간단한 저녁을 만들어 초대하고...
많은 한국 부모들이 아이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다 면서도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스스로 잘 알아서 하겠지 하고 무관심 하다.
돈!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서면 반겨줄 사람 없는 텅 빈집에 누구도 가기 싫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친구끼리 모여서 때론 공부도 하고, 숙제도 하지만 호기심 많은 사춘기 땐 나쁜 길로 가기 쉽다.
여든 먹은 어머니가 육십 먹은 아들을 걱정한다는 얘기가 있듯이 십대인 아이들이 혼자 알아서 하기엔 어리다고 생각된다. 가장 많은 손길이 필요할 때가 십대인 것 같다.
오늘 하루쯤 아이보다 일찍 들어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맞고, 맛있는 저녁을 아이를 위해서 만들어 보면 어떨까?
가끔 늦은 저녁에 내 아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도 보고...
십대인 아이들에겐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
우리아이들! 우리 부모들이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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