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진정한 의미는?
보스톤코리아  2008-03-01, 22:26:05 

“설” 또는 “설날”을 가리키는 한자어는 무척 많다. 정초(正初), 세수(歲首), 세시(歲時), 세초 (歲初), 원일(元日),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신일(愼日), 구정(舊正)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중에서 우리는 음력 1月 1日 설날을 구정 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우리 고유의 설날에 대한 민족적 자각이 결여된 호칭이다.
1936년 일본은 우리 민족의 문화를 말살 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으로 정하면서 이것에 빗대어 우리의 설을 구정으로 격하시킨 것이다 “설”이나 “설날”이 바른 표현이다. 광복 후에도 이중 과세의 폐단으로만 치부되어 “민속의 날”로만 정해지고 “설”로 대접을 못 받다가 1989년에야 음력 1월 1일을 “설”로 부르게 되었고 3일 동안을 공휴일로 지정 하여 이제는 완전히 우리 고유의 명절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추석과 더불어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이 된 것이다.
설날이 언제 우리 명절이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설날을 명절로 잡으려면 역법(曆法)이 먼저 제정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선조들이 역법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많기 때문에 아주 오래 전부터 설을 명절로 한 것을 추정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삼국지(三國志)에 이미 부여 족이 역법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신라 문무왕 때에 중국의 역술을 익혀 수입한 근거가 있지만, 신라는 그 이전 부터도 독자적인 명절로 한가위가 있었기 ㄸㅒ문에 역법은 그 이전에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나라의 장손무기(長孫無忌)가 편찬한 수서(隋書)에 신라인들이 원일(元日) 1월1일 아침에군신이 서로 하례하며 일월신(日月神)에게 배례 했다는 기록이 있고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 제사(祭祀)편에는 백제 고이왕 정월에 천지신명께 제사 지내고 책계왕이 정월에 동명사당에 배알 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신라는 혜공왕이 정월 2일과 5일에 五묘(태종무열왕. 문무왕. 미추왕. 조부. 아버지) 에 제사 지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우리 민족이 부여로부터 3국시대에 걸쳐 설날이 있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설”은 순수한 우리말 이지만 그 어원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여러 가지 설(說)이 있어왔다. 첫째는 이조 선조 때의 학자 이수광이 주장 하기를 서거정. 노사신등이 우리나라의 지리 풍속 등을 편찬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에 설날을 달도일로 표기 하였다고 한다. “달”은 서럽고 애ㄷㅏㄿ다는 뜻이고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른다는 뜻으로. 칼로 마음을 자르는 만큼 서러운 날이라는 뜻이다. 왜 기뻐 해야할 설날이 달도인가? 가난한 살림에 변변치 못한 차례(茶禮)를 지내면서 돌아가신 조상에게 죄송하고 생존하신 어른들께 송구스러워 서러웠는가 보다. 그래서 서럽다는 말에서 “설”이라는 말이 시작 된 것이라고 한다.
두번째가 육당 최남선 선생이 주장하는 근신설(謹愼說)이다. 즉 사리다 신(?)의“살”에서 시작 됐다는 말이다. 우리 풍습은 새해부터 처음 맞이하는 십이일(十二日)을 상십이지일(上十二支日)이라 하여 여러 가지로 삼가며 조심 할 것을 강조 하고 있는데 각종 세시기(歲時記)에서는 설날을 신일(愼日) 이라고 하여 몸과 마음과 더불어 말을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남의 마음에 못 박는 일은 절대 금기로 하고 있다. 그래서 세배를 받고 덕담을 할 때도 결혼 못하는 처녀에게 시집가라는 말이나, 가난하게 사는 사람에게 돈 잘 벌라는 말은 삼가고 “새해에는 모든 일 잘 되게나” 라는 모호한 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슬기를 우리 선조들은 지녀 온 것이다.
세번째가 나이를 말하는 몇 살(歲) 하는 살에서 비롯 했다는 연세설(年歲設)이 있다. 한국말의 원조인 우랄알타이 어계(語系)에 속하는 산스크리트 말로 “살”은 두가지 뜻이 있는데 첫째는 새 것이라는 뜻이고, 두번째는 시간(時間)의 이전과 이후의 경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모두 “설날”의 의미에 와 닫는 말이다, 그래서 이 “살”이 “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같은 우랄알타이어 어계(語系)에서 퉁구스는 “살”을 “잘”로 발음하고, 몽고어는 “질”로 발음 하고 있다.
네번째는 낯설다의 “설”에서 나왔다는 설(設)이다. 앞으로의 한 해는 희망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밝고 어두운 면, 겉과 속을 모두 볼 수도 있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낯설은 한해가 된다는 뜻이다. 학자들의 말로는 이 학설이 가장 설득력이 강하다고 한다. 서양에서도 새해가 시작되는 1월(月)달은 종잡을 수 없는 달이라는 뜻에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야누스(Janus) 신의 달이라고 해서, January로 부르고 있는 것을 보면 동서양이 옛날에 아마 약속을 함께한 모양이다.
마지막 5번째로는 “선날” 즉 개시(開示)라는 뜻으로 새해 첫날이 시작된다는 “선날”이 연음화(連音化)되어 설날로 와전 되었다는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5 가지 어원 중에서 어떤 것을 설날의 어원으로 결정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다섯가지 모두가 설날의 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새해에 조상을 기리고, 효도하며 우리 주위 모든 사람의 안녕과 번영을 배려하는 것이 “설날”의 의미라고 하겠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뿐만 아니라, 주위의 동식물에게 까지도 세심한 관심을 보여 주었다
정월 대보름 풍습에, 국, 밥, 나물을 한상 잘 차려서 외양간에 들여 놓아, 농사 짓느라고 애 쓴 소를 사람을 대접하듯 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정월 초 사흘을 나무 시집 보내는 날로 정해서, 그 날을 “나무 설날”로 정했는데 Y자 형 가지에 갸름한 돌을 끼워 줌으로 많은 결실을 기원했던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넉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주위에 기울이는 사랑과 관심, 바로 이것이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설날”의 깊은 뜻이다. 날씨의 춥고 뜨거움보다 피하기 힘든 것이 세간 인심의 차고 더움이고, 그 보다 모진 것은 얼어 붙은 내 마음이라고 한다. 2월 7일 우리 “설”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화목한 사회 건설에 동참 합시다.




사계전서(沙溪全書)에서 권하는 세배 하는법

이조 중기(二祖 中期)의 숙종대왕께서 일찌기 세상을 떠난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문집을 보고자 한다는 교서(敎書)를 내리자 우암 송시열(宋時烈)이 김장생의 문인, 후손들과 함께 유고를 정리해서 편찬한 것이 사계전서로 그 내용은 임금으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관혼상제(冠婚喪祭) 에서 지켜야 할 예법(禮法)에 대해 쓴 책으로 세배하는 법도는 지난 400 여년간 사계전서에 제시된 배례법이 우리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다음주 2月 7日 설날을 맞이하여 세배하는 법이 각 가정에서 자녀들의 예의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 한다.

1. 세배에 대한 일반적인 예의
1) 세배는 아침 차례(茶禮)를 지낸 후에 하는 것이다.
2) 세배 받는 어른이 앉은 자리를 북쪽으로 보고 동서남북의 방위를 정한다. 실제로 북쪽이 어디냐는 따질 필요가 없다.
3) 아버지와 어머니 등 남녀어른이 자리를 함께 할때는 동쪽에 남자 어른이 서쪽에 여자 어른이 앉는다.
4) 절을 하는 사람도 남자가 동쪽, 여자가 서쪽에 선다. 이것은 동쪽이 양, 서쪽이 음으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5) 가족들이 모여 세배할 경우 첫째 아들 부부부터 어른 앞에서 부부간 절을 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린다. 부모에게 인사를 다 한 후에는, 부모 옆에 앉아 아들 딸의 세배를 받는다.
6) 누워있는 어른에게는 절대로 절하지 않는다.
7) 어른에게 “앉으세요” “절 받으세요”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명령조 이기 때문이다.
“인사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면 된다.
8) 제자나, 친구의 자녀, 자녀의 친구, 연하자라 할지라도 상대가 성년이면 반드시 답배해야 한다.
9) 세배를 한 다음에는 어른이 먼저 덕담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예의에 맞다.
10) 덕담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것이 예의이다. 노처녀에게 “빨리 결혼하라”는 것과 노인에게 “오래오래 사세요” 라고 하는 것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11) 적당한 인사로 “과세 안녕하십니까?” 나 “새해 복 많이 받게나” 정도가 좋을 것이다.

2. 공수법 (손가짐)에 관한 예의
1) 공수(拱手)란 어른 앞에서나 의식 행사에 참석 했을 때 공손하게 손을 맞잡는 태도이다.
2) 세배는 공수로부터 시작한다.
3) 공수의 기본 동작은 두 손의 손가락을 가지런히 편 다음 앞으로 모아 포갠다.
4) 엄지 손가락은 엇갈려 깍지끼고 식지 이하 네 손가락은 포갠다.
5) 평상시에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가게 공수한다.
6) 장례 행사때의 공수는 남녀 모두 평상시와 반대로 한다. 즉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가고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는 것이다.

3. 남자가 큰절 하는 법
1) 절하는 예절은 공수에서 시작된다. 공수한 자세로 절할 어른을 향해 선다. 남자는 왼손을 위로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하는데 손끝이 세배할 어른을 향하면 안된다.
2) 엎드리며 공수한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3) 왼 무릎을 먼저꿇고 오른 무릎을 가지런히 꿇는다. 남녀 모두 왼쪽 무릎을 먼저 꿇는다.  
4) 왼발을 아래로 발등을 포개고 뒤꿈치를 벌리며 깊이 앉는다.
5)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이마가 손등에 닿도록 머리를 숙인다. 숙이고 잠시(1~2초)머물렀다가 일어선다.
6) 고개를 들며 팔꿈치를 바닥에서 뗀다.
7) 오른 무릎을 먼저 세운다.
8) 공수한 손을 바닥에서 떼어 오른 무릎 위에 놓는다.
9) 오른 무릎에 힘을 주며 일어나 양 발을 가지런히 모은다.
10) 바른 자세로 섰다가 잠시 후 앉는다.

4. 여자가 큰절 하는 법
1) 공수한 손을 어깨 높이에서 수평이 되게 올린다.
2) 고개를 숙여 이마를 손등에 댄다
3) 왼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 무릎을 가지런히 꿇어 앉는다.
4) 무릎을 세우지 않으며 오른발을 아래로 왼발을 위로하여 등을 포개고 뒤꿈치를 벌리며 깊이 않는다.
5) 상체를 앞으로 60도쯤 굽힌다.
6) 상체를 일으키고
7) 오른 무릎을 먼저 세운다.
8) 일어나서 두 발을 모은다.
9) 수평으로 올렸던 공수한 손을 내린다.
10) 바른 자세로 섰다가 잠시 후 앉는다.
11) 세배를 마치고 덕담을 들을 때에는 남자는 무릎 꿇은 자세에서 손을 모아 허벅지 중앙에, 여자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오른쪽 허벅지 위에 놓는다.

이상 소개한 세배법이 몹시 복잡할 것 같지만 몇 번 연습해보면 익숙해 질 수 있으니 설날이 오기 전에 잘 연습해 두면 절을 받는 어른들도 몹시 기뻐하실 것으로 확신한다. 사계(沙溪) 김장생이 예법을 강조하게 된 것은 임진왜란과 호란(胡亂)을 겪고 나서 혼란해진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는 서로를 존중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밝히는 예(禮)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었다. 미국에 사는 우리 이민 세대에게는 자손들에게 예법을 가르쳐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가 못하면 우리 2세들은 영영 우리 고유의 예법을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설날”을 맞이해서 자손들에게 기본적인 예법을 전수할 기회를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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