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gaslighting)!!”
신영의 세상 스케치 908회
보스톤코리아  2023-10-09, 11:20:09 
요즘 들어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가끔 듣게 된다. 유튜브 방송이나 정신분야, 상담심리 분야 전문가들의 방송을 통해 듣게 된다. 나 역시도 상담학 공부를 계속하면서 심리 분야와 함께 정신질환 부분도 공부하게 되니 이런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등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현실감각, 상황 등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상대를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억압해서 의도된 방향으로 끌고가는 그런 심리적 노예처럼 만드는 것을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직위를 이용하거나 자기의 외적 권위를 이용해서 누구를 억압하는 행위를 ‘가스라이팅’이라고 얘기하지만, 가스라이팅의 가장 큰 문제는 외적 권위를 이용한다는 것은 비슷하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취약함을 이용한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1938년 영국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의 연극 <Gaslight>에서 남편이 교묘한 거짓말과 상황 조작으로 아내의 생각을 조종하고 서서히 정신병자로 몰아간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1938년 영국에서 시작하여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인기리에 상연한 동명 연극을 미국 MGM에서 영화로 각색했다고 한다. 정체를 숨긴 채 자신과 결혼한 남편으로부터 교묘하게 조종당하며 정신적인 학대를 받는 아내를 연기한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이 오스카와 골든글러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안았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1940년대 영화계에서 유행하던 ‘남편을 조심하라’(Don’t Trust Your Husband)는 대표적인 느와르 테마로 부상했고 남을 교묘하게 조종한다는 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으로 널리 쓰여지게 되었다. 2019년에는 영화의 문화적, 사회적, 심미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미국 국회 의사당에 영구 보존되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도 알겠지만, 남편이 아내를 조금씩 조금씩 심리적, 정신적으로 혼미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라진 브로치를 통해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편은 아내에게 브로치를 건네며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당신은 물건을 잘 잃어버리잖아 !’ 라고 하면서 부정적인 암시를 하는 것이다. 아내는 얼마 후 가방을 열었다가 브로치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다. 없어요, 하고 당황하며 남편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날 용서하세요! 라며 말이다.

남편은 아내가 스스로를 의심하고 믿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지 기능(특히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몰아간다. 그런 암시가 실제 사건(브로치 분실)을 통해 사실로 밝혀 짐으로써 피해자인 아내는 자신의 기억력에 정말 문제가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또한 피해자(아내)가 본인의 잘못으로 느끼게 만들어 가해자(남편)의 눈치를 보고 사과를 하고 미안함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가해자(남편)는 피해자(아내)를 경시하며 가치 없는 존재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남편은 또 가정부를 추켜세우는 동시에 아내를 깎아내림으로써 아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아내가 듣고 있는 줄 알면서도 가정부를 칭찬하면서 대놓고 평가를 하는 것이다. 아내 입장에서는 비교당하고 무시 당하면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인 것이다. 생각해 보라. 혹여, 내가 ‘피해자’는 아닌가. 또는 ‘가해자’는 아닌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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