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새 국면 맞이하나
보스톤코리아  2008-04-06, 21:26:08 
제3의 후보 엘고어 대안론
클린턴은 버티기중


민주당 경선이 버락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루한 말싸움으로 변해가면서 초반의 박진감 넘치는 구도와는 달리 점점 김이 빠져가고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를 조기에 내어 놓지 못하면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비교해 볼 때 민주당의 두 후보의 본선 경쟁력도 함께 약화되고 있다.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의 오랜 실정으로 민주당 후보가 웬만큼만 하면 백악관 입성은 어렵지 않다는 경선 초기의 분위기와 달리, 민주당 입장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와중에 민주당 지도부가 앨 고어 전 부통령 카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면, 클린턴 후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8월 마지막 전당대회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짐했고, 경쟁자 오바마 후보도 클린턴 후보의 조기 사퇴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 앨 고어는 이미 검증된 대선 후보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민주당에게는 언제나 매력적인 대안이다. 부통령으로서 화려한 경력, 2000년 대선에서 "법정에서 (부시에게) 대통령직을 도난당했다”고 외치던 고난 받는 의인의 이미지, 환경운동으로 얻은 명성, 노벨상 수상을 통해 검증된 국내외 신뢰도 등 고어는 이미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검증된 인물 중 하나이다.

앨 고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고려됐던 것은 민주당 경선 초반전이었던 지난해 5월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7, 8명이 민주당 후보로 나섰기에, 고어의 재출마 자체가 신선하지도 달갑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08년 4월이 되었는데도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내어 놓지 못하고, 당이 오바마 후보와 클린턴 후보 진영으로 나뉘어 분열 양상을 보이자 당 수뇌부에서도 대안론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누구도 고어 대안론을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 구도가 예상치 못한 구도로 흘러가자 당 고위층에서 고어 대안론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월 말 공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클린턴 후보 지지자의 28%가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공화당의 매케인을 찍겠다고 응답했고, 오바마 후보 지지자의 19% 역시 클린턴이 대권후보가 될 경우 매케인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당의 분열이 이토록 심해진 것이 드러나면서,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후보도 오바마 후보도 아닌 제3의 후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

또한, 8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가린다 하더라도, 민주당 후보가 11월 4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까지 선거운동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 짧은 기간에 공화당 매케인 후보와 경쟁은커녕 민주당 내 화합을 도모하는 것도 힘들 수 있다.

따라서, 하워드 딘 전국민주당위원회 의장은 7월 초까지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을 끝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고어 대안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당내에 있다. 즉, 8월 전당대회에서 슈퍼 대의원들이 지지자를 밝히면서 후보경선이 끝나고도 승패가 가려지지 않을 때 제3의 후보로 고어를 추천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고어 대안론을 타임지가 3월 말에 소개하면서 여론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 고어 대안론을 민주당원이 폭넓게 지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고어 본인이 정치에 다시 뛰어드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기에 매케인 후보와 논쟁하는 고어 후보의 모습을 TV에서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클린턴 후보 경선 중도사퇴는 안될 일
한편, 오바마 후보와 클린턴 후보는 한목소리로 당 화합을 위해 클린턴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후보는 클린턴 상원의원이 경선 중도에 사퇴해서도 안 되며, 대통령 후보 결정이 늦어진다고 민주당이 분열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힐러리는 자신이 원한다면 경선을 계속할 수 있다. 그녀는 선거명부에 올라있는 강인하고 대단한 경쟁자다"라며, 8월 전당대회에서 누가 후보로 지명돼도 민주당은 단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후보도 자신이 경선을 포기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은 틀렸다며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몇몇 사람들은 민주당 경선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경선 중단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많은 대의원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오바마 후보에게 압승을 거둔 후, 8월 전당대회에서 슈퍼대의원의 표를 몰아 극적 역전승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의 대결이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층의 양분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후보가 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의 핵심 인사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슈퍼 대의원들은 지역 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다. 이로써, 클린턴 후보의 대선 행보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혁  kjh@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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