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과 점(占) : 8괘의 합성과 그 의미
보스톤코리아  2010-12-13, 11:57:31 
먼저 잘못된 글자부터 정정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앞서의 글에서 선행(先行)이라고 한 것은 선행(善行)의 오식이고, 금승(金勝)편은 금등(金藤)편의 오식이므로 정정한다. 봉할등 자는 흔히 쓰이지 않는 한자라 컴퓨터에도 입력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주역은 고대사회에 있어서의 점의 방법이었던 시구점(蓍龜占)을 체계화하여 만든 점책이었다. 그래서 주역을 미신이라고 규정하는 학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주역이 기본으로 하는 음양의 원리는 보다 과학적이며 철학적이어서 그 학문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그리고 주역은 시, 서, 예기, 춘추와 더불어 5대 경전 중의 하나이다.

내가 주역을 잘 알아서 하는 말이 아니다. 10여 년에 걸쳐 규장각 도서를 정리하여 그 목록을 작성하다 보니 시전, 서전, 주역, 춘추 등의 고전을 접하게 되고 따라서 그것들이 과연 어떤 책인가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 그에 관한 책과 논문 몇 편을 읽어 본 것 뿐이다.

그래서 주역의 원리에 대해서는 깊이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동양사상의 본론인 주역을 상식 정도라도 알아두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되기에 감히 붓을 들기로 했다. 더구나 한국의 상징인 태극기는 주역의 원리를 그대로 나타낸 것이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된다.

주역이라는 점서(占筮)는 어떻게 해서 성립된 것인가를 먼저 알아보자.
주역의 계사전에 “하출도낙출서(河出圖洛出書)”라는 글귀가 있다. 신화시대의 제왕인 복희(伏羲)씨가 나라를 다스릴 때 황하에서 용마가 나타났는데 그 등에 점으로 된 그림을 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 나라의 우왕이 낙수를 치수할 때 거북이가 떠올라 왔는데 그 등 껍데기에 역시 글씨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하도낙서(河圖洛書)라는 것이다. 점선으로 된 하도는 흑백의 두 종류였는데 흰 점은 1, 3, 5, 7, 9의 홀수로 그 합이 25였다는 것이다. 이것을 하늘의 숫자로 천수라고 한다. 그리고 검은 점은 2, 4, 6, 8, 10의 짝수로 그 합이 30이다. 이것은 땅의 수로 지수(地數)라는 것이다. 천수와 지수의 합은 55로서 그것을 대정수(大定數)라고 한다.

천도교의 교조 최재우 선생은 ‘동경대전’의 수덕문에서 역경의 작괘법(作掛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정수는 천지자연의 법칙을 상징하는 수이다. ……천수는 홀수이며 지수는 짝수이다. 천수와 지수를 합한 55는 천지의 수로서 거기서 음양의 변화가 생기고 신의 작용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것이 곧 천지자연의 생성변화에 따른 숫자의 개념이다. 수의 개념은 천지창조와 세상만물의 생성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며 수학의 원조라고 일컫는 비다가라스는 말하기를 “모든 사물은 수”라고 하였다. 플라톤은 한 수 더하여 수학이 없이는 진리의 영지를 얻기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세계철학사 참조) 영지는 신비의 세계에 대한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주역의 원리도 수의 배열이다. 하도에 나타난 천정수의 백점을 양으로 하고 흑점을 음으로 한 음양의 원리가 그것이다. 그 음양의 양의(兩儀)에 종래의 시구점의 방법을 응용하여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주역인 것이다.

그러면 그 주역은 언제 누구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인가? 일설에 의하면 중국의 상고시대의 제왕인 복희씨가 8괘를 처음 지었는데 그 후 주 나라의 문왕이 그 8괘에 총체적인 설명을 달았고, 주왕의 둘째 아들인 주공이 6효를 만들어 그에 대한 설명을 가했으며 춘추시대에 이르러 공자가 8괘의 해설과 계사전, 문언전(文言傳), 설괘전(說掛傳)을 가하여 만든 것이 주역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주나라 때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여 그 서명을 주역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본래 유교는 도덕과 정치의 교로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종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부장적 전제주의로서 일생의 행복에 대하여는 극히 냉담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래서 한나라 때에 유교의 결함을 보완코자 형이상학적인 주역을 유교경전에 포함시켰다는 주장도 있다(중국사상사, P232 참조).

국가의 점을 치는데 사용되었던 주역이 철학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송나라 때 이후이다.
북송의 신진 유학자들은 주역이 음양의 원리에 근거하여 태극과 이기론의 철학을 창출하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그들은 한, 당 이래의 훈고학적 유교의 도덕주의에서 벗어나 우주만물의 생성과 인생의 문제를 철학적인 사색으로 그 이법(理法)을 주역의 원리에 근거하여 찾으려는 학풍이 일어났는데 그것이 소위 신유학이라는 것이다.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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