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나이 48.2세?
보스톤코리아  2010-12-13, 11:58:38 
지난 11월 초에 출장으로 한 2주간 서울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성공' 이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과연 성공이란 무엇일까?

국가적으로 성공은 GNP나 국제 인식등으로 가늠하나 개인적인 성공은 그렇게 간단하게 정의가 되지않는다. 국가적인 성공과 개인적인 성공의 관계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올해 서울에서 열린G20 정상회담은 그자체가 성공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처음의 G8 국가를 제외하고는 중국, 인도를 제치고 처음으로 주최국이 되었고, 비록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FTA) 결말 협상은 실패했지만 환율조정과 개발도상국가의 이익에 대해 뼈대 있는 선언을 하였으며, 이전의 토론토나 피츠버그의 G20회담 때와는 비교적으로 반대 대모도 없어서 아주 조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민이 G20동안 자동차 홀수, 짝수 운행 규칙을 잘 따라 주어서 회담장소 근처의 교통을 거의 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하였다.

이번에 필자가 참석했던 모대학의 약대 창설 심포지엄도 성공적이었다고 대대선전이다. 그리고 서울 근교에 있는 새로 생긴 한 대학에 가서 강의를 하였는데, 그 학교는 졸업 후 취직이 잘되는 학과에 중심을 두어서 입학 경쟁율이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내가 머문 곳은 송도 국제신도시에 있는 호텔이었다. 인천 시는 송도에서 여의도까지 20분에 갈 수 있는 지하고속도로를 계획하여 외국투자를 성공적으로 끌어 들일 계획이라고한다.

그밖에 여러가지 희망적인 소식을 듣고 보면 우리나라가 역동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선두를 달리고 있어 여러모로 보기가 흐믓하고 자랑스럽다. 요즘처럼 경제가 추춤한 미국과 많이 비교가 된다.

개인적으로 성공이라는것은 무엇인가?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위치에 있는것이 성공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곧 개인적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얼마전에 미국인 45만 명을 상대로 한 갤럽설문 조사에 의하면 두 가지 형태의 행복이 있다고 한다. 생활의 개인적 만족과 (emotional well-being) 넓은 의미의 근본적인 만족 (Life's assessment)이 그것이다.

돈은 개인적 만족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나 근본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의 프린스톤 대학 연구에 의하면 개인적 만족도는 버는 돈에 연관이 되기는 하나 연봉 $75,000이 넘으면 그 만족도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개인적인 성공, 행복이라는 것이 여러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마음 맞는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하며 행복한 가족생활을 하는 것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일이든지 65세까지 직장에서 일할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한다. 그래서 학교선생님이나 공무원이 가장 인기직종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농 섞인 말로 "이 친구 마누라는 공무원이야" 하는 예가 종종 있다. 한국사람이라면 그말이 무슨 말인지 다 안다. 연구소에 다니면 정년이 62세이고 개인회사에 다니면 “55세에 끽”이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 취업 포탈 잡코리아 (www.jobkorea.co.kr)가 한국 직장인 741명을 상대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4명 중 3명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퇴직 평균연령은 만 48.2세로 집계됐다는 사실이다.

사실 50대 후반이 가장 일을 많이 해야 할 나이인데도 직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다. 일부 자영업을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벌써 퇴직한 친구들이 꽤 된다.

한 친구는 내년에 정년퇴직하는데 부인이 서울근교 신도시에 카페를 낸다고 한다. 그 부인이 “비지니스에 늙은이는(?) 전혀 도움이 안되니 가게 근처에 얼쩡거리지도 말라고 했다”고 투정이다.

또 한 친구는 큰회사의 사장님인데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자기회사에는 없다고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최근에 삼성 사원의 나이를 전반적으로 더 젊게 한다고 하여 수근수근 말들이 많으니 앞으로 대기업의 상황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요즘은 평균 수명이 70이 훨씬 넘으니, 55세에 퇴직을 하면 거의 10-15년 동안 새로운 일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조기 정년퇴직은 연금제도가 잘 돼 있고 노후를 자연스럽게 즐기는 풍조가 습관화 돼 있는 프랑스에는 문제가 아닌 듯 싶다.

독자들은 최근에 젊은 프랑스 사람들이 정년 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올리는 것을 반대하는 큰 데모를 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결국, 문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주장하는 프랑스의 정년 혜택이 과연 요즘같은 불안정한 경제에 얼마나 지속될는지 의문스럽다.

이론적으로는 국가의 성공과 개인적 이익이 직선적 관계가 되어야 하나 꼭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 같다.

실제로 학생들이나 노년층에 대한 복지는 많이 좋아졌다지만 중년-장년층에게는 많은 혼동이 있는 것 같다. 여러가지 요소가 많겠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은 연륜과 경험보다는 '신속'과 '급속성장'을 위주로 하는 우리나라 자본주의 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일지도 모른다.

조봉섭 로드아일랜드 주립대학 약대 교수 (bcho@uri.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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