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증가해도 정치권 무관심
보스톤코리아  2011-07-16, 10:54:54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 행렬은 길어지고 있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딴 곳에 쏠려 있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 행렬은 길어지고 있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딴 곳에 쏠려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미국의 지난 6월 일자리 증가가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1만8천 개에 그치면서 실업률이 9.2%로 상승해 공식적 실업자가 약 1,410만 명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뉴욕 타임즈(NYT)가 보도했다.

NYT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 속에 재취업하기까지 평균 9개월이나 걸리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많은 미국인이 아예 일자리를 포기하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재정 위기국인 그리스나 스페인과는 달리 미국은 정가의 관심이 온통 정부의 채무 한도 상향에 몰리고 있으며 실직자 자신들도 결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이런 현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마이클 맥도날드 정치학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 선거 때 취업 미국인의 46%가량이 투표한 데 반해 실직자는 35%만 선거권을 행사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선거 때도 비슷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 ‘실업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놀랍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실업 문제가 정치적으로 덜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NYT는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산타바바라 캠퍼스의 닐슨 리첸슈타인 노동 역사학 교수는 “미국 노동계가 오랫동안 실업에 강하게 저항해 왔으나 더 이상은 그런 양상이 아니다”라면서 노조가 전 같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지적했다.

리첸슈타인 교수는 실업이 빈곤층과 미숙련층으로 더욱 집중되면서 실업자의 수치심이나 자신감 상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하기가 어렵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노조가 과거와는 달리 실직자보다는 소속원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점도NYT는 지적했다.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막강한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함께 일했던 고용 전문 변호사 릭 맥휴즈는 “이제는 많은 노조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투쟁할 뿐”이라면서 “조직과 자금 한계 때문에 비노조원까지 포용할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가 노동 운동 응집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라는 지적도 있다.

1980년대 초 적극적으로 노조 활동을 한 인사는 과거에는 실업 수당 등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면서 팜플렛을 나눠 갖고 서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지만 이제는 온라인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에도 최대 단일 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나 항공기계국제노조(IAMAW)가 만든 온라인 시스템이 있지만 이것이 노동 운동을 활성화 시키기 보다는 재취업 창구 등 현실적인 채널로 더 활발하게 쓰이는 상황이다.

NYT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좌경화가 아닌 우경화 되고 있는 것도 미국의 현실이라면서 전통적으로 노조와 가까운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정치 상황에 따른 반작용 성격이 큰 것으로 분석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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