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학모부가 뿔났다
보스톤코리아  2011-10-10, 14:17:58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가영 기자 = “오 마이 갓. 정말 불안해 죽을 지경이다.” 한달 전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사우스 엔드로 이사를 왔다는 메이스의 말이다. 그녀는 아들을 집에서 가까운 보스톤 공립 학교로 보내기 위해 인터넷 사전 등록까지 마쳤지만 전입 신고가 이루워 지기 전이라 어떤 학교도 배정 받을 수 없었다고.

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전체 학생의 약 18%에 달하는 1만 여명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메이어의 아들처럼 접수가 늦어졌기 때문이지만, 제 시간에 등록을 하고도 더 나은 학교로 옮기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 역시 상당수다.

이들 중 대부분은 앞으로도 며칠 혹은 몇 주간 더 기다리게 될 것이다. 몇몇은 적어도 11월까지 학교의 결정 만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될지 모를 일이다. 올해엔 학기 시작 전날까지 학교 배정을 못 받은 학생들도 183명이나 됐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작년 겨울 무렵, 지난 9월 최종 등록 유무에 관계 없이 학교를 골라야만 했다. 만약 이들이 최종적으로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학교는 그들의 자리를 학기 시작 처음 8일간 남겨두고 이후엔 대기자 명단에 올려진 학생들에게 넘겨 준다. 지난 해 이런 식으로 새롭게 기회를 얻은 학생은 2,810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18개 학교가 문을 닫거나 혹은 합쳐지면서 등록의 문은 좁아졌고, 거의 대부분 학교에 대기자 명단이 생겨났다. 어떤 리스트의 줄은 너무도 길어서 종종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머피 케이- 8 스쿨은 지난 9월, 200명의 유치원생들이 대기 중이었다.)

메이어의 아들은 결국 새학기의 첫 5일을 빠져야만 했고, 그녀는 일 중간 중간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수업 내용을 직접 가르쳐야 했다. 결국 올스톤의 한 학교로 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6살난 아들이 새로 이사온 동네에서 매일 긴 버스 줄을 기다리며 서있어야 하는 것에 불안해 하고 있다. 전근을 온 것에 대해 잘 한 일인지 생각할 정도라고.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은 지난 겨울부터 학교 추첨에 목을 매며 보다 평판이 좋은 학교로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들 역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감추진 못했다.

올리미 필립스는 지난 겨울 여러 학교를 방문해가며, 그녀의 딸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를 찾았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여름 내내 대기자 명단 에 이름을 올리며 희망적인 뉴스를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평가 결과 학군내 6위 안에도 들지 못한 치틱 초등학교로 배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딸 니아는 그곳에서 만난 새 친구와 교칙에 푹 빠져 들었다. 결국 그녀는 니아에게 치틱 초등학교의 티셔츠까지 사주며 머물기로 결정했다. “내 딸이 지금처럼 행복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제껏 내가 가졌던 머뭇거림과 불안은 저만치 가버린지 오래다.”

공립 초등학교의 대기자 명단은 종종 이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들에게 큰 혼란으로 다가온다. 몇몇 부모들은 “대체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누군가 죽기를? 누군가가 학교에서 쫓겨나기를? 도무지 말이 안된다.”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노스 엔드, 엘리엇 케이 8학교 건너편에 사는 젠 부부는 그들의 딸 이름이 올라간 웨이팅 리스트를 여름 내내 지켜 봤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더이상 못참겠다.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홈스쿨링을 시작할 생각이다.” 이러한 학부모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의 입장 역시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학교 관계자인 캐롤 존슨은 8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모든 부모들에게 단순히 전화나 메일을 통해 통보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부모들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거나 간혹 홈 리스인 경우, 이혼한 부모의 자녀로 사는 곳이 정확치 않은 경우엔 더더욱 말이다.

그러면서 존슨은 8일간의 유예기간이 과연 정당한지 다시 조사해야 한다며 덧붙인다. “아이들을 기다리게 하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즉각 어디로든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g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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