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대생 보스톤 커먼에서 성추행 피해
보스톤코리아  2011-11-14, 15:00:54 
보스톤 커먼의 두 얼굴 : 한인 P양이 성추행을 당했던 보스톤 커먼의 한적한 길. 낮에는 아름다운 산책로이지만 밤 늦게는 우범지역으로도 변할 수 있다
보스톤 커먼의 두 얼굴 : 한인 P양이 성추행을 당했던 보스톤 커먼의 한적한 길. 낮에는 아름다운 산책로이지만 밤 늦게는 우범지역으로도 변할 수 있다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김가영 기자 =“사건 후 5일이 지났지만,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하다. 요샌 오후 5시면 어두워지던데, 어떻게 다녀야 할지 막막하다.”

비컨힐에 사는 한인 여대생 P씨는 지난 7일 새벽 1시 무렵, 한적한 보스톤 커먼 내 길을 걷다 한 괴한에 의해 성추행을 당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사건이 있었던 날, 그녀는 뉴욕에서 주말을 보내고, 버스로 귀가하던 길이었다. “사우스 스테이션에 도착해 평소처럼 집까지 걷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내 잤던터라, 그렇게 시간이 늦어졌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그녀는 차이나 타운을 통과해 보스톤 커먼 주변 트레몬트 스트리트로 향했다고. 그때 한 남자가 그녀에게 길을 물어 왔다. “술에 좀 취한 것 같긴 했지만, 말끔한 차림의 백인 남자였기에 별 의심없이 일러줬다. 그 후 보스톤 커먼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했다.” 그녀의 진술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건은 이후에 일어났다. 보스톤 커먼에서 비콘힐로 진입하는 계단을 오르던 그녀를 누군가 잡아세운 것. P씨는 “그 사람이었다. 내 배낭의 손잡이를 잡고 끌어 내리면서,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섬뜩했다. 직감적으로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며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이 후 그는 그녀를 계단 옆 벤치에 앉혔다. “순식간에 칼을 내밀었다. 말만 잘 들으면 다칠 일 없을 거라며, 입고 있던 패딩 점퍼의 지퍼를 내리라고 했다.” 그녀가 회상했다.

그녀의 머리 속에 온갖 생각이 오갔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다행히 침착하게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냈다. 집 근처라 주변 지리에 밝았을 뿐더러, 술에 취한 그의 행동이 느릿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점퍼를 벗으라고 요구했던 그의 말을 듣는 척 움직이다 찰스 스트리트를 향해 연신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쳤다고. “너무 당황했던 터라 바로 넘어져 버렸다. 그 후 재빨리 일어나 또 달아나는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바로 다시 잡혀가 큰 일을 당할 것만 같았다.” 그녀는 그렇게 찰스 스트리트로 달려가 택시를 발견하곤, 바로 집으로 향했다.

지금은 경찰 신고까지 마친 상태. 강간 미수에 해당하는 터라 성범죄 전문 형사와 FBI의 조사까지 받았다. 담당 여형사 또한 “미수에 그치긴 했어도, 심각한 범죄에 속한다”며, 사건 직후 신속한 신고를 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 했다. 그녀에겐 보스톤 성범죄 상담센터인 BARCC(Boston Area Rape Crisis Center)의 상담 전화(617-492-8306)도 알려주며, 안정을 취하기를 권유했다고. 형사는 또한 이 후 범인 발견 시 곧바로 911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며, 늦은 시간 우범지대를 결코 혼자 걸어서는 안된다는 상식을 거듭 강조했다. 그녀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실제로 내게 이런 일이 닥치게 될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톡톡히 배웠다. 앞으론 결코 혼자 어두운 거리를 배회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며 말을 맺었다.

g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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