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 자라나는 가정폭력 II’ (Domestic Violence)
보스톤코리아  2014-06-16, 11:31:59 
'지난번 칼럼을 통해, 가정폭력은 아주 오랫동안 친밀하고 가깝게 지낸 관계, 믿음의 관계에서 도발됨을 이야기했다.(보스톤 코리아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지난 번 칼럼을 읽을 수 있다). 

뉴욕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이자 정신분석 학자인 레오나르드 센골드(Neonard Shengold)는 자신이 쓴 ‘영혼의 살인(Soul Murder )’을 통해 어린 시절 ‘피해자’가  어떻게 어른이 되어 ‘가해자’로 변하는가를 잘 설명해주었다. 

 어린 시절에 부모나 친지로부터 ‘폭행 학대’받은 어린이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동일시’ 하는 ‘투사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가 생기게 된다. 부모나 가까운 친지 어른은 어린아이들이 살게 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의존되는 존재이다. 

어린 아이들의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인해, 가해자의 폭행의 원인은 자신이 약했고, 무엇인가 잘못해서 일어났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해자’를 힐책하기보다, ‘가해자’를 우상화하며, 그들처럼  자신도 강해져야 한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이 엉켜진 믿음으로 인해, 어린이 피해자는 대인관계 속에서 ‘새도-매조키즘적’인 두가지의 양면성을 보이게 된다. 하나는 가해자처럼 강자가 되어, 상대의 기를 제압하고 상대를 초반기에 꺾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자가 되면, 약자에게 기고만장하게 되어 한없이 강하고 착취적인 사람이 된다. 자신을 처벌했고, 제압했고, 자신에게 모욕과 수치심을 안겨준 ‘가해자’의 새디스트한 모습이다. 가해자’가 자신에게 보여준 ‘폭행’의 힘을 행사하면서, 강자가 되었다고 여기고 그 모습에 집착한다.

두번째는 약자의 모습이다. 약자가 되면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상대의 눈치를 보며, 상대에게 복종하는 매조키즘적이 된다. 가해자에게 한없이 약하게 복종했던, 어린 시절의 피해자 역할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분석 학자들은 어린 시절의 피해자는 어른이 되어서 가해자를 동일시하여 형성된 ‘새도-매조키즘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다고 말한다. 이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새도-매조키즘적’인 관계를 배우자나 연인들과의 관계에서 재연하게 된다.

정신 분열증의 증세로 인해, 자신을 자해한 환자를 치료하던 병원에서 필자에게 테라피 치료를 의뢰했다. 남친이 떠난 그날 밤, 코드니는 자신의 성기를 직접 잘라내었다. 남친에게 전화 걸어 피가 터져나오는 위급함을 알리며, 죽는다고 했다. 그렇게 그녀는 응급실로 보내졌다. 

코드니는 네 살때 서울역에 버려졌다. 이모는 한 종이를 주며 말했다. “금방 올테니 여기서 기다려”라고. 몇 시간을 그렇게 서 있으며 이모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모는 오지 않았다. 결국, 경찰 아저씨가 와서 그녀를 보호소로 데려갔고, 고아원으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일년 후 그녀는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과 생일을 이모가 준 종이 때문에 안다. 하지만, 친어머니가 누구인지 모른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추운 겨울, 밖에서 아주 오랫동안 서 있었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매를 맞았다는 기억이다.

그녀의 양 부모는 코드니를 입양하면서부터 그녀와 마찰이 많았다. 양부모는 오랬동안 친자식을 가질 수가 없었다. 그들은 절실히 아이를 원했고, 한국 입양원을 찾았다.

그토록 원하던 아이였는데, 그녀는 심리적인 문제가 너무 많았다. 그녀의 양 어머니는 그녀와 싸움 중, 녀를 처음 만난 행장에서 부터, 입양을 후회 했었다고 말했다. 양 부모님은 그후, 그녀의 남 동생을 한국으로 부터 입양했다. 그리고, 양 부모님은  남 동생만 편애 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만난,  한국 남자 친구와의 세 살난 아들이 있다. 아이를 임신하고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한국 남친은  툭 하면 폭행을 하였다. 남친 어머님 집에서 살았는데, 아들이 폭행하는 줄을 알면서도, 남친의 어머니는 폭행을 방임했다. 폭행을 견 딜수 없어, 양 부모님집으로 돌아왔다. 

양 부모님과의 마찰은 코드니가 고등학교를 가면서, 극도록 심해졌다.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돌아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양 부모집으로 돌아 왔을때, 양 부모는 그녀의 심리적인 문제와 그녀의 앞날의 생을 이야기하며, 그녀의 아들의 양육권을 그들에게 넘기도록 유도했다. 아파트를 구해주고 독립을 하게 도와준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새로운 남친이 생기면서 아들의 양육원을 양부모에게 주고 양부모 집을 나왔다. 캐네디안-프랜치 배경을 가진 착한 남친이었다. 

남친의 부모는 그녀를 썩 반기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고, 그녀를 그들로부터 방어해 주었다. 하지만, 이번 관계에서는 그녀가 가해자가 되어 남친을 괴롭혔다. 그녀는 툭 하면 신체나 언어로 그를 폭행했다. 꿈같았던 처음의 관계중, 그는 코트니를 믿고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 절차를 밟았다. 

그의 부모에게는 결혼을 비밀로 하라는 코드니의 말을 지켰다. 그녀의 폭행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다. 견딜 수가 없어 떠나려고 하면, 죽는다며 그를 위협했다. 하지만 남친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날 밤, 코트니는 자신을 자해했다.

테라피 중, 그녀는 거울로 비쳐지는 자신이 너무 싫어 자신을 보아야 할 때는 비디오로 찍힌 자신을 본다고 했다. 그녀의 마음 안에는 ‘영혼 살인’ 흔적이 너무도 많다. 그녀의 무의식 속에는 폭력이 준 ‘영혼 살인’의 기억이 남아있다. 의식적으로 자신을 보는데 무서워서 떨고 있는 어린 피해자의 모습이 무의식 속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차마 자신을 볼 수가 없다.

폭행의 상처가 주는 새디스틱하고 매조키스틱한 욕구의 힘은 아주 강하다. 그 안에는 묘한 쾌감이 있다. 코드디는 그녀의 생을 사랑하는 능력대신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상처를 강박적으로 반복하며 새도-매조키즘적인 쾌감에 의해 생이 지배당하며 살아왔다. 어린 시절에  받은 ‘폭행의 학대’가 그녀의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을 죽이는 ‘영혼 살인’이 되었다.  

꼭 신체를 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 ‘영혼’을 죽이는 ‘영혼 살인’이 있다. 그 상처의 크기에 의해 수많은 가능성과 꿈과 행복할 수 있는 어린아이들의 ‘생’이 피워보기도 전에 ‘자아 장애’ 라는 상처를 지닌 채 영혼이 죽은 ‘생’을 살게 된다.

폭행은 없어져야 한다. 폭행을 당하고 있다면 용감하게 침묵을 깨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살아날 수 있다. 외면하지 말고, 방임하지 말고 살려야 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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