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건물이 아닌 인재에 투자하자
보스톤코리아  2018-12-20, 20:38:30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한인회관재산관리위원회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한인회관 건물을 매각키로 12월 18일 결정했다. 2010년 26만불을 주고 구입했던 건물은 현재 2배가량 인상된 것으로 위원들은 보고 있다. 비록 한인회가 없어진 2017년 이후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으로 변했지만 투자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한인회관이 존재하는 이유다. 한인회관을 일반적으로 머리 속에 그리면 당장 유대인문화센터(JCC)나 베트남커뮤니티센터 등을 떠올릴 것이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다양한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커뮤니티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는 센터다. 

당연히 그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 가진 돈은 적으니 돈에 맞게 건물을 구입하거나 건축해야 한다. 현재 보유한 돈으로 사실상 대규모 빌딩을 건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재관위는 노인회를 가장 우선적인 펀드 수혜대상으로 보고 있다. 노인회가 이 펀드를 바탕으로 더 많은 모금운동을 벌여 주차장을 확보하고 노인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적으로도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이런 선택을 한다면 한인사회는 또다시 노인회관 또는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 체제에 들어간다. 또다시 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1977년 한인회관 건립 모금 활동이 시작돼 2010년 건물을 구입했으니 무려 34년이 걸렸다. 그것도 한인회관이라 부르기에는 조금 모자란 주차장도 없는 한인회 사무실이었다. 적어도 상당기간 모금활동을 벌여야 한다. 

왜 우리는 건물만 세우려 할까. 한인회관은 미국 전역에서 화합의 구심점보다는 불화의 발화점이었다. 이제 다른 생각을 해야 할 때다. 건물이 아닌 미래 인재를 세우는 것은 어떨까. 어줍짢은 장학사업을 제안하는 것이 아닌 확실한 커뮤니티의 미래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군대의 제도를 일정 정도 접목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모은 자금으로 법대 및 사회학 전공자인 1.5세 2세 중 한국어 사용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학생들을 선발, 대학원 학비를 전액 제공하는 장학금 제도를 만든다. 장학금 수혜자들은 학교 졸업 후 4-5년 정도 한인사회 커뮤니티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방학 동안 중국 커뮤니티 또는 LA 등지의 이미 확립된 커뮤니티 단체들에서 인턴활동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졸업 후 이들 중에 한 명은 그랜트 라이터로서 계속적인 가칭 ‘한인회’의 펀드를 확보하고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는 한인사회를 위한 옹호활동 및 소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학 전공자는 실제적인 소셜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간이 없어 노인들이 모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인재가 없어 소셜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노인들은 많은 게 현실 아닌가.

퀸지아시안리소스센터, LA의 코리아타운커뮤니티센터 등 현재 미국사회에서 각종 소셜 서비스 및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들은 1.5세, 2세 인재들로 인해 성장해왔다. 보스톤 한인사회는 자연적으로 확보되지 못한 이제 1.5세, 2세 인재들을 위한 씨를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서라도 뿌려야 한다. 

커뮤니티 활동가로 이들은 한인사회 리더가 되어 한인회장이 될 수도 있고 한인회를 다른 이민사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로 만들 수 있다. 과거 샘윤이 ACDC활동을 하다 정치계에 뛰어 들었듯이 보스톤 한인사회 출신의 정치인도 배출될 수 있다. 

한인사회는 현재 노인회를 제외하고 청장년과의 단절을 겪고 있다. 50대 이하 청장년들은 한인사회 모임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인회장이 없는 것은 바로 그 이유다. 2세들은 한인사회란 커뮤니티에 큰 관심이 없다. 정말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은 한인사회에 제대로된 소셜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한다. 

한인이 있어야 한인사회가 있고 한인회관이 있다. 베트남 커뮤니티처럼 한인회관 건립은 2세에게 맡기자. 한인사회에 인재가 있어야 한다. 한인회란 무엇인가. 한인회관이란 무엇인가. 다시한번 묻고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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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1]
bostonnn
2018.12.27, 16:43:25
보스턴 코리아 칼럼에 처음으로 댓글을 쓰게 만드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보스턴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쭉 남아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제 경험상 한인회 존재감을 떠나서 뭐 있으나 마나이고 청년들은 신경도 안쓰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봅니다.
노인회도 중요하지만... 이제와서 건물팔고 다른 계획없이 노인회만 만들면 한인회 간부 본인들 노후 뒤처리나 하는거 같아보여서 안좋지 않을까요. 유지비도 언제까지 감당이 될런지도 궁금하네요. 젊은 한인사회는 한인회 신경도 안쓰는데 언제까지 기부만 바랄수도 없는거 아닌가요.
칼럼에 쓰여진 방법이나 그 외로 모든 연령층에 한인회가 영향령을 펼치며 발전하면 좋겠네요.
특히 타지에서 힘든 유학생들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활동영역을 넓히면 너무 좋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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