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구
보스톤코리아  2010-12-13, 13:36:52 
돌아가신 법정(法頂)스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친구는 내 부름의 메아리다”
정말 오랜 수련 끝에 나오신 맑은 꽃 향기 같은 말씀이군요.

불전(佛典)에 “피곤한 사람에게 길은 멀고 잠 안 오는 사람에게 밤은 길다” 라는 말씀도 있는데 당연한 말씀인데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건 왜 그럴까요?

이 풍진 세상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하나 없다면 이세상 살맛이 없겠죠. 그런데 조금 살다 보니 술친구, 노름친구 등 많이 있는데 순전히 인간관계가 아닌 이해관계 친구는 속이 얕아 때가 되면 손바닥 뒤집듯이 변하더군요.

문제는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문제였다는 걸 발견했어요. 내가 가슴을 열고 참된 마음으로 훈훈하게 살면 따라서 그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게 됩디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상대방만 탓한다면 어리석은 짓이겠지요.

몇 번 헛소리로 글을 썼더니 어느 절에 계시는 스님이시냐고 전화가 왔어요. 사실 저는 천주교 신자인데 불교서적의 깊은 맛에 빠져있는 바람에 머리를 깎아야겠습니다.

존경하는 달마선사 말씀 중에 가장 가까운 친구는 바로 “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가장 정확한 말씀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도 당신 몸을 형제라 하셨습니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어떻게 세상 사람을 믿겠습니까? 침묵 속에서 마음의 여행을 떠나는데 첫발은 내 마음 안으로 들어가서 내가 나의 친구가 돼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게 첫 단계입니다.

모든 것은 거기에서 출발됩니다. 이것이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一切唯心) 하는 말씀도 내가 나와의 조화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될 듯 싶습니다.

내가 나와 화합을 못하는데 어떻게 남과의 화합을 이루겠습니까? 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남을 알겠습니까? 세상 사람들이 겉에 드러난 모습을 보고 평가하는 어리석음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그걸 깨닫는 것이 첫 단추인데 모른 채 한평생 허덕이며 헛수고 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끝에 가면 반드시 후회하고 가슴을 치는 모습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멈추시고 눈감으시고 호흡소리 들으시고 무거운 짐 내려 놓으시고 마음의 눈으로 나를 보시면 가라 앉으면서 머리가 맑아지실 겁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 되는데 여러분들이 흥분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더군요. 조금 기다렸다가 마음 가라 앉히고 보면 “이거 잘못됐구나” 금방 알게 됩니다.

특히 이혼문제가 그래요.“돼지는 얼굴보고 잡아 먹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삶은 기회(chance)가 아니고 선택(choice)이라고 아신다면, 분별력과 총명함을 갖춘 은혜를 받으신 것입니다.

지난 번에 “우리는 여자를 상태인 여성으로 보는 게 아니라 존재인 인간으로 본다” 를 썼더니 사방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거 당연한 일인데 새삼스럽게 그렇게 야단이냐고. 그러면 당연한 사실을 몰랐다는 게 내가 나와 화합을 못했다고 봐도 지나친 표현이 되겠습니까?

먼저 “나”를 친구로 만드세요. 의논하세요. ‘이거 힘든데 어떡하면 좋을까?’

주님께서 가까이 오십니다. 성모님이 살포시 웃으시면서 두 팔 벌리십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풀리게 되십니다.

인간이 소우주(小宇宙)라 하지요?

이 세상 움직이는 힘, 전기에 있듯이 음양(positive and negative)의 조화에 있습니다.

스스로 친구가 된 사람, 모든 성인 성녀들의 모습 속에 살아계시는 주님이 보였습니다.

당신이 그리 되시면, 가정에 직장에, 사회, 국가에, 전 세계의 평화가 오실 겁니다. 저는 믿습니다.

왜들 그리 서두르는지 모르겠어요. 첫 단추 잘못 꼈어요. 그것이 自主, 自立, 自存과 통하는 길이라 봅니다.

숨 넘어갈 때까지 같이 갈 사람 당신 스스로와 친구 되시고 한 세상 태양처럼 살다 가십시오.

바람처럼 물처럼 한 송이 활짝 핀 꽃처럼.

한 송이 꽃 안에 우주가 있고 한 순간에 영원이 있습니다.

서일
뉴햄프셔한인회장(역사문제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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