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에서 피어난 문인화 “붓을 놓을 수가 없다.”
보스톤코리아  2011-07-25, 15:30:46 
대한민국 서도 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입선을 차지한 김영숙 씨
대한민국 서도 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입선을 차지한 김영숙 씨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가영 인턴기자 = “어느 순간, 아차 싶었다. ‘나’를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그만두게 된다면 크게 후회할 게 뻔했다.” 최근 <보스톤 코리아> 편집부로 제 17회 대한민국 서도 대전에서의 문인화 부문 입선 소식을 알려온 김영숙씨(54)가 작품 활동의 계기라며 답한 말이다.

그녀가 서예에 발을 들인 건 14살 무렵, 그 후로 그 길이 천직인 줄로만 알고 살았다. 남편 이재영씨(59)씨 또한 서예 학원을 통해 만난 사이. 그러던 차 자식 교육을 위해 보스톤행이 결정되고, 그 후론 12년간 오로지 함께 온 가족과 랜돌프에 차린 생선 가게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와중에도 스물 스물 피어 오르는 붓에 대한 갈증을 잠재울 수 없었다고.

결국 십수년이 흐른 후에서야 한국에서 거래하던 화방을 통해 화선지와 먹을 공수 받아가며 작품 활동에 매달렸다. 그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천 광역시 서예대전’에 응모를 했고, 문인화 부문 특선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대한민국 서도 대전에서의 낭보 역시 곧이어 들려왔다. 그녀의 출품작은 사군자 중 매화. 이에 어우러진 화제(畵題) 역시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하지만 한국도 아닌 보스톤에서, 매번 먹을 갈아가며 동양화를 그리는 게 가능한 걸까. 믿기지 않는단 기자의 질문에 김영숙씨는 이렇게 대답한다. “물론 영감을 얻는 일이 생각보다 싶진 않다. 그래서 일부로라도 한국 것과 비슷한 나무나 식물이 있는 곳이면 가급적 찾아가 보려한다. 지난 주엔 켄톤에서 소나무 스케치도 해왔다. 한국 드라마나 자연을 담은 한국 다큐멘터리를 시청 또한 도움이 된다.”

 그녀가 작품에 들이는 공은 이뿐이 아니다. 쉽게 찢어지는 화선지의 특성상 표구를 해 보관해야 하는데, 보스톤엔 맡길만한 곳이 없어 매번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서예 관련 서적도 꼬박 꼬박 받아보며, 벌써부터 내년에 열릴 공모전 출품작을 준비 중이라 했다.

“말콤 글래드 웰이 쓴 ‘아웃 라이어’란 책을 보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나온다. 어떤 분야에서건 어느 정도의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일에 1만 시간 이상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하루에 4시간씩 일한다고 해도 10년이 걸리는 셈이다. 그런 점에선 나는 아직 멀었다. 보스톤 에서 개인전을 여는 순간을 꿈꾸며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그녀의 담대한 목표가 머지 않아 이루어 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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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7]
Mujin
2011.07.31, 19:01:29
작은어머니 정말 멋지세요...ㅎ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더 행복하시고 더 건강하세요~ 무진
IP : 118.xxx.232.86
rose62910
2011.07.30, 17:45:39
축하드려요..운동시간이 맞지않아 못뵈었네요..우리모두의 경사예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할께요..식사같이해요...기훈맘
IP : 24.xxx.69.50
yaho83
2011.07.28, 23:01:27
축하합니다
IP : 68.xxx.160.119
adaing
2011.07.28, 22:42:36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무준아빠-
IP : 211.xxx.98.18
cylee
2011.07.28, 22:27:18
축하 합니다, 좋은 일이군요, 계속 정진하시길..... 인천 에서 이 창녕
IP : 121.xxx.67.20
Bostonkorea
2011.07.28, 17:19:41
어떤 영화에서 들었던 대사 "희망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희망을 버릴 뿐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IP : 108.xxx.245.119
whitemoon
2011.07.27, 06:51:49
축하합니다. 우리지역 경사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 맞습니다. 그 꿈을 놓는 순간 우리의 희망은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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