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 재미 한인 경제 전문가들에게 묻는다 1
보스톤코리아  2011-11-28, 15:24:11 
지난 수년간 한미 양국에서 논란이 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비준됐다. 한국 정부와 여당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이를 발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보스톤코리아는 한미 FTA에 관한 재 보스톤 한인 경제학자들의 입장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제학자들은 이 협상에 대한 찬반의 차원을 떠나 향후 대책과 보호책 등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입을 모았다. 다소간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시각 정리에 도움을 주고자 이들의 의견을 물었다. - 편집자 주-


이유택
(엠마누엘 컬리지 경제학 교수)
한미 FTA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양국 모두에게 매우 복잡한 국제적 협정이므로 당연히 그 협정을 통해 발생될 기대되는 기회와 예상되는 위험에 근거한 균형잡힌 여론이 반드시 형성 되어야 합니다. 또한 여론은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 세력을 불리는 여론 형성이 아니라, 진정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고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서로가 알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들을 공유하여 기회를 극대화 시키면서 위험을 최소화 시킬수 있는 방안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토론의 장으로 발전되어야 합니다.

최근 한미 FTA관련한 여론들이 다시 대결구도로 형성되는 것에 조금의 우려를 가지고 있지만,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반드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잘 해결할 것으로 믿으면서, 다음의 세가지 부분에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한미 FTA가 가지는 3가지 독특한 측면
1. 포괄성:
우선 한미 FTA (Free Trade Agreement)는 협약 당사국간 상품,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상호간 교역증진을 도모하는 포괄적 국제무역협정이라는 측면에서 과거 상품 중심의 무역협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2. 복잡성: 한미 FTA는 상호간 교역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경제협력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남북관계, 또한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과 아직 경제적인 막강한 세력을 가진 일본과의 사이에 위치한 한국의 지정학적, 정치적, 안보적인 측면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복잡성이 더 하다고 하겠습니다.

3. 특정성: GATT(1949출범)와 GATT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1995년 출범한 WTO (World Trade Organization)가 회원국 다자간의 무역협정을 추구하는 반면, 양 당사국간의 1:1 협정이라는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당사자 양국이 처한 특정 경제발전 단계와 상이한 산업구조는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비교우위론), 동시에 경제강국이 보다 큰 이익을 본다는 강자의 논리를가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고유한 측면이 있지만, 이미 위의 세가지 측면만으로도 한미 FTA는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여 고려하고 진행해야 하는 총제적인 국가적인 중대사안임에 틀림 없습니다.

둘째, 최근 여론이 대립하고 있는 독소조항에 대한 쟁점
한미 FTA의 문제점을 우려하는 측에서 제기하는 독소조항중 대표적인 것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인 ISD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지적재산권 직접규제조항, 래칫조항(한번 개방된 수준을 되돌릴수 없게 하는 조항)등이 있습니다. 최근 국회 비준 과정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었던 소위 독소조항에 대한 쟁점은 각각이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므로 쟁점별로 전문가집단의 도움을 받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해 가야 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항은, 미국에서도 한미FTA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측에서 비슷한 조항들을 언급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중 하나인 The Heritage Foundation에서 발간한 리포트에서 한미FTA에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조항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미국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을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부터, 미국의 주권에 위배될 수 있는 사례에 대한 우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특권, 그리고 심지어는 한미 FTA가 자유무역을 확대하는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미국에 악역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국 각 당사국은 협상에서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각의 쟁점에 대해 혹시라도 발생될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최소화 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러한 쟁점들이 한미 FTA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기회마저 포기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셋째, 실천 과제
1. 프로세스:
현재 체결된 협상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은 물론 중요한 사안이고, 동시에 협상 과정 (프로세스) 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고치는 것도 미래에 추가적으로 진행될 협상에 보다 주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다자간 협상과 지역협상의 균형: 한미 FTA는 한국이 협정한 많은 무역협정 중 하나입니다. 다자간 협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가경제의 이익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미국을 비롯한 지역협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입니다. 설사 한 국가와의 무역에서 지엽적 손실이 발생한다 하더라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내실을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 지난 10년사이 FTA는 한국의 통상정책 중 핵심을 차지 하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협상들을 마련해 놓아도 기업들 그리고 국민들이 국제사회에서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반대론자들의 우려와 같이 엄청날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역량은 물론 개개인의 역량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새로운 경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평생 교육과 재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특히 많은 유학생들이 있는 보스톤은 앞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차세대 리더들이 많이 공부하고 있는 곳입니다. 태풍이 올 때 일반적으로 제방을 쌓고 태풍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Entrepreneur들은 태풍을 새로운 에너지로 바꾸는 풍차를 만든다고 합니다. 과정상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오늘 우리가 하는 일들이 이미 발생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초석이라는 마음으로 리더로서의 경쟁력을 쌓아 가야 하겠습니다.


한문수 (Lasell College & NSCC 경제학 교수)
FTA비준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어떻게 보십니까?
먼저 관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니 한국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싸고 좋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가장 큰 이익을 얻게 되리라 예상되는 한국의 산업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산업입니다. 한국은 현재 2.5%의 관세를 물고 미국에 차를 수출하고 있는데, 2015년부터 이 관세가 없어지니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동차 부품은 즉시 4%의 관세가 없어집니다. 이부분이 정말 좋은 부분입니다. 약 5,000여개의 자동차 중소 부품업체들의 수출과 수익이 크게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죠. 또한 섬유 업종과 일부 전자체품에서도 혜택이 예상됩니다.
반면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도 있습니다. 가장 큰 피해는 농축산업분야가 될 것입니다. 한미 FTA로 미국산 쇠고기에 부과되던 40%의 관세가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어집니다. 또한 의약품 분야도 피해가 예상됩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값싼 복제약을 만들기 어려워지게 될 것이기 때문 입니다.

비준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좀 창피했지요. 하지만 좋은 효과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국에 한국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봅니다. 추후 한미간의 협상에 있어서 “이런 것이 한국민들이 뜻이다”라는 주장을 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예로서 이전보다 강하게 미국에 전문직 비자 쿼터 할당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고 미 행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FTA비준이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 동맹인 안보동맹 수준이 아니라 안보 및 경제 동맹관계로 발전한 것이지요. 또한 한국의 무역 경제영토는 세계 3위 수준으로 확대 되었고 향후 예상되는 한중 FTA 한일FTA 협상에 있어서도 우리는 유리한 입장이 되었으니,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의 입장에서는 자랑스러운 것이 될 것입니다. 한미 양국이 윈윈하는 공생의 길로 갈 것을 기대합니다.

한미 FTA 비준에 대한 한국 여론의 움직임을 보고 드는 생각은 어떠신지요?
한국과 미국간의 FTA에 대한 좀더 자세한 분석이나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 보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한국과 미국간에 왜 FTA가 필요한 것인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세계경제가 나아가는 방향은 어떠한지, FTA가 성사되면 단기적, 장기적으로 한국과 미국 양국의 득은 무엇이고 얼마나 클 수 있으며 어떠한 실이 예상되는지에 대한 고민과 대화, 그리고 나아가 범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채 한미 FTA비준의 문제가 흑백 논리인 ‘좋다, 나쁘다’로 나아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한미 FTA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일곱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2003년 이전까지는 미국이 최대의 무역 상대국이었으나 현재는 중국, 일본, EU에 이어 네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FTA는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한국경제는 상당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 구조입니다. 한국의 제품이 들어가지 않는 나라는 이제 이지구상에 몇나라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말은 우리가 더이상 새로운 국가의 시장을 개척하기란 매우 힘들거나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말이지요. 이제는 FTA등을 통해 기존 시장을 잘 활용하여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간구해야 합니다. 한미간의 FTA을 통해 한국 제품을 미국시장에 더 많이 팔 수 있게 되고 또한 미국 입장에서도 미국 제품을 한국 시장에 더 많이 팔 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한미 FTA가 가져다 줄 혜택은 예상되는 손실보다 훨씬 크다고 봅니다.

소위 독소조항으로 일컬어지는 투자자 국가소송제(ISD)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위 독소 조항이라 말하고 있는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란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의 약자로 외국인투자자가 투자 유치국의 협정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별도의 중재기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분쟁해결 절차라고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지요.

한국 투자자가 미국에 투자했을때 피해를 입게되면 보호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미국 투자자가 한국에 투자했다가 협정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를 입게되면 보호 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인 셈이지요.
근본 취지를 잘 살린다면 공정한 투자의 룰이 성립되리라 기대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북한의 금강산에 투자하였다가 공정하지 못한 대접을 받는 경우가 있었고 또한 중국에 투자하였다가 중국 측의 협정의무 위반으로 인해 손해를 크게 본 사례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일을 방지하자는 것이지요. 국제간 투자에 있어서 공정한 룰은 꼭 필요한 것이지요.

보스톤 한인들의 반응은 어떤 것 같습니까?
제가 많은 분들을 만나보지 못해 자세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몇일 전 자기 자신을 좌파라 여기시는 분과 대화를 나누던 중 한미간의 FTA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분은 경제와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ISD에 대하여 걱정하시더군요. 대화를 나누며 느낀 점은 그분도 한국경제의 특성상 한미간 FTA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혹시라도 한국이 불이익을 당하면 어쩌나 하시는 걱정 같았습니다.

1년 여전 미국 내 뉴욕 한인유권자 센터(김동식 소장)에서 풀뿌리운동을 통해 FTA찬성 지지를 호소하는 설명회를 보스톤에서 가졌습니다. 당시 정부에서 권유하는 웹사이트'액션센터(act.koreauspartnership.org/korean)'를 통해 시민권자들이 동의 서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저도 그날 FTA지지를 위해 서명한 사람 중 한명입니다. 1년 전만 해도 미국 측에서 한미 FTA에 대해 미온적으로 나오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는 확실히 한미 FTA가 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 옳은 방향이며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뿐 아니라 계속적으로 재미 한인들의 액션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내에서 한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도 했구요.

미국 내 한인들이 취해야 할 태도나 생각은 어때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미 FTA가 발효되고 실행되면 여러가지 장단점이 보일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룰에 의해 양국이 교역을 하고 있는가를 봐야 할 것 같아요. 혹시라도 한국이 공정하지 못하게 피해를 입게 된다면 한인들이 목소리를 내서 고쳐 나가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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