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장명술 기자 = 미 하원은 20일 재정절벽 위기의 해법으로 거의 상징적인 제스처인 ‘플랜 B’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워싱톤 정가의 협상이 완벽한 교착상태임을 분명하게 나타냈다.

지난 17일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희망적인 대화를 나눈 뒤 며칠만에 협상은 완전히 교착상태에 도달해 크리스마스 전 타결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20일 보도했다.

백악관의 존 카니 대변인도 오바마와 베이너가 월요일 이래 대화를 나누지 않아 상호의견 교환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카니 대변인은 공화당의 법안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전혀 고려할 의사가 없으며 백악관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주말 하와이로 떠나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새해 휴가를 보낼 예정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일정을 연기했다. 베이너 상원의원은 21일 워싱턴을 떠나 휴가를 보낸 후 27일 일정을 앞당겨 돌아와 데드라인인 1월 1일 이전에 마지막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은 21일 밤 1백만달러 이상 소득자들을 제외한 국민들의 세금감면을 연장하는 방안의 플랜 B 법안을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현재 이번 협상 실패의 책임이 대부분 공화당에 있다는 국민의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다. 만약이 이 법안을 백악관이 거부하는 경우 99% 국민들의 세금인상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은 얻게 되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법 하에서 의회가 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세금은 1월 1일부터 오르게 된다. 오늘 우리는 가능하면 많은 미국 가정들과 스몰비지니스의 세금인상을 막기 위해 투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98%의 미국인들을 보호화는 법안의 통과를 주장했다. 오늘 우리는 99.81%의 미국인들을 세금인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더 좋은 법안을 제정할 것이다.”고 베이너 의장은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헤리 레이드 의원은 이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베이너의 플랜 B법안이 텅빈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어떤 것도 고려치 않을 것이다. 공화당이 실체없는 정치적 쇼로 한 주를 허비하는 것은 아주 불행한 일이다”라고 폄하했다.

이번 교착상태는 기본적인 원칙에 합의하고 최종 수치만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비교적 사소한 문제에서 시작됐다. 오바마는 25만불 이상 소득자에게 증세를 원하고 베이너는 1백만불 이상 소득자 증세를 원한다. 또한 오바마는 내년 지출 삭감을 8천억달러로 제안했지만 베이너는 1조2천억달러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모두 이것이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에게 자신의 법안을 설득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베이너가 증세를 공화당원들에게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공화당은 오바마가 메디케어 등의 프로그램의 감축안에 대해 민주당원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맞받아 치고 있다.

앞서 오바마는 전날 베이너와의 3차 회동에서 '부자 증세' 기준을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가구에서 40만달러 이상으로 올리는 내용의 타협안을 전격 제안했다.

이러면 세수 확충 규모는 10년간 1조2천억달러로 줄어든다. 오바마는 부자 및 기업 증세를 통해 세수를 1조6천억달러 확보하겠다는 초안을 내놨다가 이를 1조4천억달러로 수정한 데 이어 다시 2천억달러를 더 깎은 것이다.
대신 연방 정부의 재정 지출 삭감 규모는 향후 10년간 1조4천억달러에서 1조2천200억달러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화당은 제대로된 법안을 내놓지 못했으며 마지못해 오바마의 주장을 일부 반영한 법안을 내놓는데 그쳤다.

오바마와 베이너가 20일 목요일 합의에 도달한다면 21일 금요일 회기 중에 있는 상하원은 이를 처리할 수 있으며 27일 의회를 통과시켜 1월 1일 재정절벽을 비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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