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기 자녀둔 한인부모들 고민
보스톤코리아  2013-06-24, 15:37:18 
지난 4월 보스톤에 런칭한 ‘고리’가 지역 젊은 한인 전문가들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했다. 이날 모임 장소에는 75명 가량이 참가했다
지난 4월 보스톤에 런칭한 ‘고리’가 지역 젊은 한인 전문가들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했다. 이날 모임 장소에는 75명 가량이 참가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자녀들의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로 속을 태우는 한인 부모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가뜩이나 한인 인구가 적은 보스톤에서 또래 한인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다 문화적, 정서적 차이 등으로 결혼까지 성사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국적을 지니고 태어나 미국 속에서 자란 2세들의 경우는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정서는 미국인. 이들은 한국인 배우자와는 정서가 맞질 않아 같은 2세 배우자를 만나지 않는 한 아예 타인종과 결혼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는 여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난 편.
메릴랜드 대학 아시아스터디그룹(AAST)의 ‘미주 한인 결혼행태 연구자료’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으로 한인 2세 여성기혼자의 54.7%가 타인종 남자와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종 배우자로는 미국인이 가장 많았다.

최근 첫딸의 약혼식을 치른 김 모 씨는 미국인 사위를 맞는 것을 흡족해했다. 김 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에게는 집안, 학벌 등 조건을 우선시하고 혼수에 치중하는 한국의 결혼 문화는 맞질 않는다”며 “저희들이 마음이 맞아 결혼을 하는 것이라 흔쾌히 결혼을 승락했다”고 말했다. 

영어 소통이 가능한 김 씨는 미국인 사위와의 대화 또한 즐겁다며 다른 두딸의 경우도 한국인보다는 미국인 사위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아들을 가진 부모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30대 후반의 2세 의사 아들을 둔 이 모 씨는 “기왕이면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2세 며느리면 좋겠지만, 반드시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아들의 인생에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인이든 타인종이든, 아들이 좋다면 결혼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 씨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살다 온 여성은 언어나 정서 등이 아들과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곤란한 건 이민 1.5세의 경우다. 이들은 미국 정서를 지니고 있지만, 한국 정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대부분 한인 배우자를 선호한다는 점. 더구나 부모 역시 한인 며느리나 사위를 원하는 마음이 크다.

올해 35세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맏아들을 둔 전모 씨는 주변사람들에게 며느리감을 부탁하고 있다. 전 씨는 보스톤에서 보기 드물게 3대 대가족이 한집에 모여 살고 있는 경우로, 아들 역시 결혼해 한 집에 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런 이유로 한국 정서를 갖고 있는 한국인 여성을 물색중이라는 전 씨는 “절대적으로 한국인 맏며느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고하게 한국인 배우자를 고집하는 한인 1.5세나 2세의 경우, 마음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더구나 보스톤은 우수한 인재들이 넘쳐나는 지역이긴 하지만, 한국 정서가 강한 유학생이 다수인 곳. 유학생 역시 이민 1.5세나 2세들보다는 유학생 중에서 배우자를 물색하는 추세다. 

최근 이러한 보스톤의 사정을 알아차린 ‘결혼 네트워크’가 보스톤에 진출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결혼정보업체 ‘짝’이 보스톤에 런칭한 한편, 역시 뉴욕을 본거지로1.5세 한인 젊은이들의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고리’도 보스톤에 런칭한 것. 

‘짝’은 맞선을 주선하는 결혼 알선 업체인 반면, 고리는 이미 750명의 회원을 확보한 전문직 종사자 젊은이들의 만남 및 사교를 주도하고 있다.    

‘고리’의 문동지 대표에 의하면 이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교제를 나누기도 하지만 결혼까지도 성사되고 있다. 

한국인 며느리를 원하는 전 씨는 “결혼 알선 업체가 이제야 보스톤에 들어왔다”며 “자녀들의 입장을 떠나 한인 부모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인 며느리나 사위감을 고집하지 않는 한인들은 굳이 업체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hc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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