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즉인 相卽人
보스톤코리아  2013-12-02, 11:36:34 
상즉인 (相卽人). 아주 폼나는 말이다. 작가 최인호는 소설 상도에서 말했다. 임상옥의 입을 빌려 일갈했다. 비지니스는 물건만 사고 파는 것이 아닌데, 더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말이다. 믿음을 팔고 신용을 산다는 말일 게다. 하긴, 물건을 사려 할 때 어려울 때가 있다.

종류가 많아 도대체 어떤 걸 골라야 하는지 모를 때다. 이럴 때는 무조건 비싼 것을 사란다. 브랜드를 믿고 사라는 거다. 브랜드는 노네임에 비해 비싸다. 아마 브랜드 가치가 아닌가 하니 어긋나는 충고는 아닌 듯싶다. 삼성 브랜드 가치가 장난이 아닌 모양인데, 듣기에 기분 나쁜 소식은 아니다. 예전에는 노네임에 ‘쌤숭’이더만. 삼성도 사람을 중시한다 했던가? 하긴, 어느 시인이 말한게 틀림없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꽃냄새는 십리만 간다만, 사람의 향기는 천리를 간다 했으니 말이다. 사람은 그 어느 가치보다 우선한다. 사람이 먼저다. 믿음과 신용은 사람사이에서 일어난다. 

월맹 전쟁영웅이 돌아 갔단다. 그의 말도 기막히다. 신문에서 읽었는데, 그대로 옮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기가 아닌 사람’.  임상옥식 표현이라면, 전즉인戰卽人 이라 해야 겠다. 헌데, 그가   ‘한국군들이 베트남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고 있지만 역시 미워하지 않는다’ 라고 했단다. 읽으면서 뭔가 께름칙하고 착찹하다. 세월이 지나 상처가 아물 때도 되었다.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고도 했다. 그래도 앙금은 두텁다. 한국 육군 졸병시절 내 선임하사는 마지막 파월 용사였다. 그의 눈빛이 서늘했다. 

이제는 중국과 피차 친구라 부른다.  중국을 더 이상 중공中共이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같이 공부하던 중국학생이 보던 ‘인민일보’ 신문, 기억이 새롭다. 신문 이름을 쳐다 보는 것만도, 가볍지 않았으니 말이다.  옛 중공도 인민에 사람을 중시하긴 했을게다. ‘인민 공화국’이라 하니 말이다. 헌데, ‘인해人海전술’이라는 걸 떠올리면 끔찍하다. 세월이 한참 지나 적과 우友가 경계가 희미하다. 이제는 더 이상 적敵이 아닌듯 싶은데.  글쎄, 우리 상처는 다 아물었을까?  여전히 개운하지는 않다. 더욱 미국에 사는 내가 더 찝찝하다. 중국은 여전히 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깃발을 내리지 않았다.

내 선친과 장인은 한국전쟁을 몸으로 겪었다. 게다가 두 가족은 모두 실향민 가족이다. 이북이 고향이라는 말이다. 내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장인은 고향에 다시 가지 못했다. 요사이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이 되었단다. 인민과 사람이 먼저 일것인데, 늙어가는 실향민들 실망이 클게다. 그래서 그랬던가. 소설 광장에서 최인훈이 앞세운 명준은 이걸 미리 알았을까. 뭐가 뭔지 헷갈려 차라리 제삼국 인도행 배를 탔던가. 갈매기 두마리는 왜 자꾸 쫓아 오는 겐가? 

광장은 하긴 사람을 모으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서울광장이 그 중 하나다. 그 근처 덕수궁 돌담길은 가을에 천천히 걷기 알맞다. 광장을 벗어나 뒷길로 해서 광화문으로 가는 길도 나쁘지 않다. 은행나무 낙엽이던가? 하지만 설악산이라면 모를까 가을정취에 단풍은 보스턴만 하랴.
‘사람은 양보다 더욱 귀하다.’ (현대인 성경 마태 12:1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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