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그 고통에 대하여(2)..."
보스톤코리아  2014-04-07, 11:36:13 
로댕에게 버림을 받은 후, 자기 상처의 집착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30년을 지낸 후 생을 마친 슬픈 까미유의 사랑 이야기를 지난 번 칼럼을 통해 이야기하였다.  

집착하는 관계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자아가 건강한 사람들은 관계가 실패했을 때 집착하지 않는다. 그 대신 관계의 상실감을 준 그 '대상'을 제거하려 한다. 까미유가 로댕에게 집착을 했던 것은 그녀의 ‘자아 형성’과정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집착의 뿌리는 내제화된 기억(Implicit Memory) 속에 있는, ‘어린 시절’의 애착손상이라는 상처에 있다. 어린아이는 자신을 돌보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사랑과 보호를 받고 싶은 '근원적인 욕구'가 있다. 

그 '근원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다면 내면에 숨어있던 아픔이 새롭게 사랑하는 관계를 통해 수면으로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다. 새로운 대상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깊어질수록 어린 시절 사랑을 거부당한 내재화된 기억이 되살아난다. 또 버림을 받을까 봐 불안해지는 것이다. 

까미유의 ‘자아”형성을 살펴보자. 그녀는 유아기부터 죽은 오빠의 대상과 대체되었다. 엄마는 자기의 죄의식을 까미유에게 몰입(Introjection)시키는 것으로 자기 방어를 했다. 그리고 유모에게 그녀의 중요한 유아기의 ‘자아’형성을, 대신하게 했다. 집을 지을 때, 가장 근본적인 중요한 일은 토대를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 

만약 그 기초공사가 부실하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는가? 보기에 근사한 집이지만 아주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수 있다. 이처럼, 까미유의 유아기에 형성된 불안정한 ‘자아’는 성인이  된 까미유의 ‘자아’에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안정된 자아 형성을 이룬 사람은 버림이나 무시를 당하는, 상처를 허용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 ‘대상’을 사랑한다 하여도, 자기 자존심을 너덜너덜해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무시나 버림으로, 상처를 준다는 것은, 나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기심의 형성과는 다르다. 

공지영 작가는 ‘사랑은 상처를 허용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견해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까미유와 같이 무의식 속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 마음에 슬픔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독’과 같은 충고다.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다 낫지 않은 상처기에, 또다시 상처를 허용하게 되는 것이다.  

대상 관계를 토로하는 여러 정신 분석학자들이 있다. 그들중, 멜라닌 클라인(Melanie Klein)의 대상 관계 학설(Objet Relation Theory)을 통해, 유아의 자아 형성을 설명하겠다. 

이 학설은 ‘무의식적인 환상’속의 유아기의 정신세계를 이야기한다. 인간은 모두 생명본능(Libido)과 죽음본능(Thanatos)이 있다. 유아도 예외는 아니다. 엄마의 좋은 젖가슴(Good Breast)을 통해, 만족한 젖을 먹으면, 생명 본능의 사랑(Libido)에 둘러싸여 있다고 느낀다. 또한 배고픈 유아는 젖가슴이 나타나지 않을 때, 나쁜 가슴(Bad Breast)이라 생각하며 죽음 본능의 파괴적인 공격성(Aggression)을 느낀다. 

이렇게 유아는 엄마의 젖가슴이라는 ‘대상(Object)’을 통해 ‘좋은 젖가슴’의 ‘생명 본능’을 자신 속으로 몰입(Introjection) 시키고, ‘나쁜 젖가슴’의 ‘죽음 본능’을 자신에게 투사(Projection)한다. 

엄마의 젖가슴과 유아자신은 ‘한몸’이고, 자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것이다. 그래서, 유아는 배고픔이 충족되지 않을 때, 마치 자신이 파괴되는 것으로 지각하여 편집적인 불안(Paranoid Anxiety)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유아는 편집-분열적 포지션(Paranoid-Schizoid Position)으로 자신을 방어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유아가 이 과정을 겪는다고 멜라니 클라인은 주장한다. 

만약, 이 시기에 계속해서 충분한 사랑과 배고픔이 충족되지 않으면, 나쁜 젖 가슴으로부터 박해 받는다는 지속적인 두려움을 가지면서, 편집-분열증 포지션에 고착된다. 반면, 충분한 사랑과 함께 충족한 젖을 제공 받으면, 유아는 순조로운 자아 발달의 기본적인 토대를 형성한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겪어야 하는 최초의 힘든 체험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유아는 어머니를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둘 다를 주는 한 사람이라고 보게 된다(Integration). 자신과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분리되기 시작한다. 튼튼한 자신의 자아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가 되는 반석이 되는 것이다.

손상된 유아 시절의 자아 형성은 어른이 되어서도 복구가 가능한가? 그것은 가능하다. 불 안정한 집의 토대를 튼튼하게 고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고치는 방법을 직접 본인이 배워서 집을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집을 짓는 기술자를 쓴다면 훨씬 정확하고 탄탄하게 고쳐질 수 있다. 

이처럼, 테라피 치료를 하는 전문가들을 통해 손상된 자아는 복구될 수 있다. 건강한 관계를 갖고 싶다면, 집착의 뿌리는 뽑아져야 한다. 힘든 관계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상담 치료를 권해 본다.  

*필자는 젊은 어머니들로 부터, 아기를 자꾸 안아주면 버릇이 나빠진다 하여, 일부러 안 안아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생후 6개월까지는 많이 안아줄수록 아기에게 좋다. 단 수유의 시간을 정확히 지켜주는 것이 좋다.

*모유가 아닌 젖병으로 수유를 할때, 어머니 가슴에 보듬고 준다면, 모유로 수유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된다. 어머니와 유아는 이미 임신 중 탯줄을 통해 연결되어있다. 유아는 본능적으로 어머니의 냄새와 어머니가 만져주는것으로도 안정을 느낀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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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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