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사장 사퇴거부, KBS사태 장기화 조짐
보스톤코리아  2014-05-26, 11:42:10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청와대의 보도 간섭 의혹으로 불거진 퇴진 여론에 길환영 KBS 사장이 사퇴 거부와 강경 대응 의지를 사실상 밝히면서 KBS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길 사장은 지난 21일 발표한 ‘KBS 현안 관련 특별 담화'를 통해 노동조합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엄중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길 사장은 "불법 선동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장보다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KBS 노조와 본부노조에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불법 행동에 대해서도 제 직을 걸고 그 누구보다 엄중하게 사규와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 사장은 1시간 가량 이어진 담화에서 지난 19일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와 노조의 주장 등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반복했으며 "앞으로 임직원과 더 많이 소통하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사퇴 거부 의사도 거듭 확인했다. 길 사장은 "온 신명을 바쳐 KBS를 정상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때가 되면 기쁜 마음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선동과 폭력에는 절대로 사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 사장이 사퇴 거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자 KBS 기자협회(협회장 조일수), PD협회(협회장 홍진표) 등은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는 태세다. 당장 기자협회는 지난 19일 오후 1시부터 20일 자정까지로 한정했던 제작거부를 길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무기한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보도본부 부장 및 팀장급 68명이 보직을 사퇴했으며 뉴스 앵커 13명이 제작 거부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뉴스 파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본부뿐 아니라 간부 중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본사 팀장은 308명 중 절반이 넘는 57%(178명)가 공개적으로 보직 사퇴를 했고, 특히 사장 직속 부서인 대외정책실과 수신료현실화추진단 팀장들을 비롯해, 기술본부 내 팀장 전원도 보직을 사퇴하면서 KBS의 거의 모든 부서가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KBS PD협회도 이미 제작거부를 결의한 상황이며 교양국, 예능국, 드라마국 등 프로그램 제작국 팀장들도 대부분 보직을 사퇴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뉴스 외 다른 방송 프로그램도 전반적으로 제작에 차질이 빚어질 위기에 처했다.

KBS 양대 노조는 파업을 위해 이날 각각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27일까지 닷새간(휴일 제외), 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새노조)는 23일까지 각각 진행한다. 1노조에는 기술직군을 중심으로 2천500여명이, 새노조에는 기자•PD 직군 중심으로 1천200여명이 소속돼 있다.

KBS본부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사장 신임투표에서 길 사장이 97.9%라는 압도적인 불신임을 받은 만큼 파업 찬성률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soh@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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