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67
보스톤코리아  2015-02-10, 12:20:23 
태권도가 1960년대부터 세계로 보급되면서 태권도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으며 그리고 우리의 전통무술을 타민족들에게 지도한다는 자긍심으로 스스로 애국자가 되면서 이른바  ‘민간외교’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해 왔다. 태권도 지도자들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 풍습과 예절, 언어와 음식등 다방면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홍보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우리의 고유음식이며 그와 함께 가장 보편적인 우리의 전통음식인 김치와 불고기 그리고 잡채와 비빔밥 등 몇몇 종류이다. 그런데,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고 주장하려면 얼마나 긴 역사와 전통이 필요할까? 김치가 우리의 고유음식이라고 주장하는데는 반론이 전혀 없다. 특히 통배추김치의 싱싱한 생김새와 그 향과 맛은 세계인의 구미를 바꾸어 놓는다. 그 주요 재료와 양념을 살펴보면 배추와 고추 그리고 마늘이다. 마늘은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에서도 등장하듯 우리민족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로 미루어 보아 상고시대 때 부터 재배되어 양념으로 사용되었다고 보여진다. 삼국사기에도 보면 통일신라시대에는 입추立秋가 지나고 첫 해일亥日에 마늘밭에 후농제後農祭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면 삼국시대 당시에도 마늘이 재배되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집단적으로 재배된 기록은 조선시대 중종, 즉17세기 초반이다. 

다음은 고추(초椒)를 한번 살펴보자. 현재 우리가 먹는 고추의 역사는 17세기 초나 조금 전으로 본다.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 올 때는 ‘왜개자倭芥子’라고 하였으며 일본에서 들어왔다. 또 후일에 쓰인 조선개화사에 따르면 임진왜란때 우리나라 사람들을 죽이기 위하여 들여 왔지만, 우리 체질에 잘 맞아서 즐겨 먹으면서 결국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식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식단에 올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고추 자체로 먹다가 17세기 후반에 고추가루을 만들어 먹었으며, 그 후 고추장을 담가서 먹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반면에 최근의 한국식품연구원 연구팀에 따르면 임진왜란 무렵에 전래된 것이 아니라 이미 수백년 전부터 존재했었다고 역사서 및 다수의 연구서를 통하여 입증/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고추을 뜻하는 ‘초椒’의 기록이 세종실록, 성종실록등 선대의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배추의 역사를 살펴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고유음식이라고 자랑하는 통배추김치의 주재료인 결구배추(속이 꽉 찬 배추)는 18세기 중반에 중국(화북지방)으로 부터 도입되었다. 하지만 재배조건이 맞지 않아 실패하였고 긴 세월동안 재배의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20세기 초반에 드디어 속이 꽉 찬 결구배추를 생산하였다. 김치의 주 재료의 도입을 볼 때 고추와 마늘을 비롯한 향신료를 넣고 현재와 같은 통배추김치의 역사는 100여년에 지나지 않는다. 고추가루에 잘 버무려지고 마늘냄새 흠뻑나는 통배추김치는 과연 우리의 고유음식인가? 

물론 우리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김치를 먹고 살아 왔다. 최초의 기록으로는 삼국지나 위지동이전에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沈菜를 담구었다. 그 침채가 구개음화로 인해 딤채에서 짐치, 그리고 김치로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리고 고래로 부터 담궈 먹은 침채의 재료는 무우였으며 그냥 소금에 절인 짠지나 동치미가 주종이었다. 비록 현대 개념의 김치의 역사가 한세기 밖에 아니 되지만 세계적으로 유일한 우리의 김치가 탄생하기 까지는 우리 민족이 먹어 왔던 ‘침채’가 있었기에 고추가 도입된 후, 처음에는 그것을 먹고 죽은 사람도 많았지만102), 결국 우리 조상들만이 향 좋고 빛깔 좋으며 맛깔스럽게 만들어 먹었다. 서양을 비롯하여 많은 타 민족들도 고추와 마늘이 있었고 채소를 소금에 절여 먹는 풍습이 있었지만, 아무도 우리의 ‘김치’같은 음식을 만들지는 못했다. 한세기 조금 넘는 역사이지만 우리의 고유음식이라고 자부심을 갖지 않을 이유는 없다. 더욱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김치와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어 있다.103)

102) 지봉유설(이수광)에 보면 “술집에서 그 맹렬한 맛을 이용하여 간혹 소주에 타서 팔고 있는데 이를 마신 자들 대부분이 죽었다.”라고 기록 되어 있다.

103) 2013년12월에 유네스코(UNESCO –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에 이름을 올려, 이제 김치와 김장문화는 인류전체를 위하여 보존되고 보호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무형유산으로 되었다. 그런데  이런 기쁜 소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김치시장은 상당 부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김치 수입물량의 99.9%는 중국산으로 매년 1억불어치가 수입되며 일본으로 수출하는 물량 때문에 수지현황은 2007년 3천5백만불의 적자를 보았고 매년 4백만 ~ 2천7백만불의 적자를 보고 있다.(2009년에는 2천3백만불 흑자) 그리고 2013년 8월 현재까지 중국으로 수출한 김치는 단 한 포기도 없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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