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09
보스톤코리아  2015-12-07, 11:44:46 
박창화가 필사한 ‘화랑세기’의 진위를 떠나 김대문의 화랑세기는 1989년 우리나라에 첫 공개된 후로 역사학자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곧 이어 진위논쟁으로 인하여 많은 학자(사학자, 국어학자, 무예가 등)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였고, 일본 왕실 도서관 어느 구석에 보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현재까지 공개한 목록에는 없다)되는 진본이 나오기까지는 필사본(…위서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진본이라고 보는 정통사학자들은 고대 신라사의 재정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또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서 보지 못했던 많은 내용들은 극작가들과 소설가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한자의 원문은 가능하면 줄이고 이종욱의 ‘대역 화랑세기(소나무)’를 주로 참조하여 대역 원문을 인용하면서 왕과 후, 그리고 그 왕실을 추종한 화랑도들의 사랑 이야기, 지금부터 약1,500여년 전의 ‘신국神國’ 신라로 ‘화랑세기’를 타고 여행하려고 한다. 가능하면 현대의 성性관념이나 성리학이 지배했던 조선시대 성性 가치관에만 얽메이지 말고, 신라인의 눈과 마음으로 동승同乘하길 바란다(대역원문은 [ ] 표로 인용하며 그의 대역문과 조금 다를 수도 있다).

[화랑은 선도仙徒이다. 우리나라에서 신궁神宮을 받들고 하늘에 큰 제사를 지내는 것은 마치 연燕나라의 동산桐山, 노魯나라의 태산에서 한 것과 같다. 옛날 연부인이 선도를 좋아하여 많은 미인을 길렀는데 이름하기를 국화國花라고 했다. 그 풍습이 동쪽으로 흘러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로서 원화源花를 삼게 되었다.] 

선도仙徒는 선의 무리들을 말함이며 신선의 도, 즉 신선의 도를 구하는 집단이다. 물론 여기서 우리나라는 신라를 가르킨다. 삼국사기에 보면 제21대 소지왕(마립간) 9년과 제22대 지증왕 때 시조인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을奈乙에 신궁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소태후가 원화를 폐하고 화랑을 설치하여 국인들로 하여금 그들을 받들게 했다. 이에 앞서 법흥대왕이 위화랑魏花郞을 사랑했는데, 화랑이라 불렀다. 화랑이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제23대 법흥왕은 제22대 지증왕의 아들이다. 그리고 지소태후는 법흥왕의 딸이다. 지소태후의 어머니는 소지왕의 딸인 보도부인이다. 그리고 지소태후는 숙부인 입종갈문왕(법흥왕의 동생)과의 사이에서 제24대 진흥왕을 낳았다. 제21대 소지왕(비처왕)이 서자는 있었지만 적자가 없어서인지 왕위는 보습갈문왕의 아들인 지증왕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에는 단순히 적자가 없었던 것 보다 더 심각한 왕위 쟁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지왕의 왕비는 선혜왕후인데 그들 사이에서 딸 하나 보도부인保道夫人만 있다. 그리고 후궁인 연제부인 박씨로 부터 아들인 산종山宗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산종이 왕위를 물려받지 못하고, 내물왕의 증손자이며 소지왕과는 6촌인 지증에게로 넘어갔다. 그리고 소지왕의 후궁 연제부인은 방계의 지증이 왕위에 오르면서 지증왕의 제1왕후로 선택되었다.156) 이 지증왕은 ‘신라’라는 국호를 정했고 또한 마립간 시대의 마지막 통치자로서 중국과 동일하게 ‘왕’이라는 칭호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장제도를 폐지했으며 지방행정망을 정리했고 또한 우경牛耕을 권장하여 백성들의 생활을 윤택하려고 노력하였다.  

156) 지증왕과 연제부인의 설화는 삼국유사(기이편)와 삼국사기(김유신열전)에 수록되어 있다. 지증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옥경玉莖이 가장 큰 임금으로 기록되어 있다. 옥경은 임금의 성기를 높혀 이르는 단어이다. 그의 성기는 왕들 뿐만 아니라 단군이래 모든 한민족 남자들 중에서 가장 컸다. 그 크기가 무려 1자5치로 약 45cm 였다. 그래서 보통의 여자들과는 성관계를 할 수가 없었다. 전국 방방곡곡을 수소문 한 끝에 커다란 똥덩어리(여자의 똥인지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를 보고 분명히 이 사람은 음부도 클것으로 추측하여 그 배변의 주인을 찾아보니 모량리(현 경북 경주시 건천읍)에 사는 키가 7척5치(약2m 25cm)나 되는 여자였다. 이렇게 어렵사리 찾은 여자가 바로 제1왕후인 연제부인이며 법흥왕의 어머니이다. 이 전설의 의미는 방계에서 왕이 된 지증은 곧 강력한 통치력이 필요 했다. 그리고 이 성기의 크기는 바로 왕권과 결부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라인들이 숭상했던 ‘성의 능력’를 과시해서라도 그의 위상을 높혀야만 했던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 왜냐면 연제부인이 소지왕의 후궁이었다. 소지왕이 수도인 월성에서 아주 멀고 변방인 날이군(현 경북 영주시)까지 야간 잠행을 하면서 사랑을 키운 벽화부인과의 사랑이야기를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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